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1999년 5월 22일 토요일

[부활제7주긴 토요일(성령 강림 대축일 전야미사)]

오늘 전례

오순절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사도들 위에 내리신다. 성령을 받은 신도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일을 널리 알리고 노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느님의 순결로 다시 창조된 새로운 인류, 곧 교회가 내어났다. 교회는 뜻밖의 선물, 하느님께서 죄인들을 용서하시리라는 기쁜 소식을 세상에 알린다. "그것은 눈으로 본 적도 없고 귀로 들은 적도 없으며 인간의 마음에 들어온 적이 없는 것이다." 이 때는 더 이상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성령께서 모든 경계를 넘어, 온 인류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곳으로 이끄신다.
성령 강림은 파스카와 나뉠 수 없다. 첫 수확을 기념하여 거행되던 옛 축제가 오늘 모든 이에게 파스카의 풍요를 주고, 결정적인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을 나누어 준다. 구원의 업적이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꽃이 열매를 기약하듯이 파스카는 모든 것의 완성을 이미 그 안에 담고 있다. 그 완성의 열매는 타오르는 불꼿으로 우주와 온 땅을 채우시는 주님의 성령이시다.
오순절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탁월한 선물"로 그 퐁요가 넘쳐난다. 이제 인간에 대한 예언이 이루어진다. "너희는 하느님처럼 될 것이다." 성령께서는 인간의 미래를 보여 주신다. 그것으로 인간은 힘을 얻는다. 그 매래는 묵시록의 맨 마지막 장이 예고한 모든 것의 변형, 곧 새 하늘과 새 땅이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위하여 마련하신 것이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지상 생활에서 이미 영원한 생명의 삶을 살도록 하신다.

입당송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도다. 알렐루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파스파 신비를 오십일 동안 기리게 하셨으니, 온 세상에 흩어져 살며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민족에게 천상 은총을 내리시어, 한 마음으로 주님의 이름을 찬미하며 한 백성을 이루게 하소서, 또한 대희연에 아버지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모든 이에게 자비가 넘쳐 흐르게 하시며, 아버지께서 인생의 궁극 목적이심을 모든이가 깨달아 아버지께 나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창세기 저자는 인류를 슬프게 하는 분열과 몰이해에 부딪히면서 그 원인을 설명한다. 하느님과 대등하게 세상을 건설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인간들이 흩어지고 만다. 언어의 혼란은 그런 오만한 인간들에게 하느님께 내리시는 벌이었다고 창세기의 저자는 풀이한다. 하느님을 거슬러 일어나는 사회는 인간들 사이의 일치를 깨고 만다. 인간의 이름을 날리고자 하는 곳에는 인간의 분열이 있다. 이러한 분열은 하느님의 성령을 받아들일 때 다시 일치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성령께서는 일치를 향한 사랑의 보편적 언어로 말하게 하신다. 그 때에는 인간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이름이 빛날 것이다(제1독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계신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지나치게 현시대 속에서 그 징표를 찾으며 신음하고 진통을 겪고 있다. 그렇더라도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손으로 이룩되고 또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령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큰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믿고 그것을 희망하며 자신이 직접 참여하여 그 변화를 완성하고자 한다. 씨앗이 수확을 가져오고, 잉태가 출산을 가져온다는 것을 안다. 최종적인 결과는 보이지 않지만 이미 커다란 계획이 완성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그 계획이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또 때로는 모험적이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결정들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다(제2독서).

요한이 말하고 있는 축제는 들판의 수확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는 초막절 축제이다. 이 축제의 마지막날에 사제는 실로의 샘에서 물을 떠다가 제단에 부으며 파종 때에 비를 내려 달라고 하느님께 간절히 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셨던 것처럼 하느님께 청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려고 물의 상징을 이용하신다. 그것은 예수님의 죽음에 참여하면서 그분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주께서 온 세상의 말을 거기에서 뒤섞어 놓으셨다고 해서 그 도시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불렀다.>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11,1-9

온 세상이 한 가지 말을 쓰고 있었다. 물론 낱말도 같았다. 사람들은 동쪽에서 옮아오다가 시날 지발 한 들판에 이르러 거기 자리를 잡고는 의논하였다.
"어서 벽돌을 빚어 물에 단단히 구워 내자." 이리하여 사람들은 돌 대신에 벽돌을 쓰고, 흙 대신에 역청을 쓰게 되었다. 또 사람들은 의논하였다. "어서 도시를 세우고 그 가운데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날려 사방에 흩어지지 않도록 하자."
주님께서 땅에 내려오시어 사람들이 이렇게 세운 도시와 탑을 보시고 생각하셨다. "사람들이 한 종족이라 말이 같아서 안 되겠구나. 이것은 사람들이 하려는 일의 시작에 지나지 않겠지. 앞으로 하려고만 하면 못할 일이 없겠구나. 당장 땅에 내려가서 사람들이 쓰는 말을 뒤섞어 놓아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해야겠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을 거기에서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도시를 세우던 일을 그만 두었다. 주님께서 온 세상의 말을 거기에서 뒤섞어 놓아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고 해서 그 도시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불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 얼을 보내시고, 누리의 모습을 새롭게 하소서.

○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크시고 크시어라.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영광과 위엄을 입으
시고, 광채를 겉옷 삼아 두르셨나이다. ◎

○ 주님께서 하신 일이 많고도 많겄마는, 그 모든 것을 지혜로써 이룩하시었으니, 온 땅에 당신 조물
가득 차 있나이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

○ 제때에 먹이를 줍소사 하고, 모든 것이 당신을 기다리오니. 당신께서 주실 적에 그들은 거두고, 손
을 벌려 주시면 복이 그득 차나이다. ◎

○ 얼을 거두시면 그들은 숨져 버려, 드디어 티끌로 돌아가고 마나이다. 보내시는 당신 얼에 그들은
창조되어, 누리의 모습은 새롭게 되나이다. ◎

제2독서

<성령께서는 우리를 대신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22-27

형제 여러분, 우리는 모든 피조물이 오늘날까지 다 함께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피조물만이 나니라 성령을 하느님의 첫 선물로 받은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날과 우리의 몸이 해방될 날을 고대하면서 속으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누가 바라겠습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기에 참고 기다릴 따름입니다.
성령께서도 연약한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우리를 대신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성도들을 대신해서 간구해 주십니다. 그리고 마음 속까지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성령의 생각을 잘 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오소서, 성령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케 하시며, 그들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 나올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37-39

그 명절의 고비가 되는 마지막날에 예수께서 일어서서 이렇게 외치셨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성서의 말씀대로 그 속에서 샘솟는 물이 강물처럼 흘러 나올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당신을 믿는 사람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다. 그 때는 예수께서 영광을 받지 않으셨기 때문에 성령이 아직 사람들에게 와 계시지 않으셨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예물 위에 성령을 보내시어, 온 세상에 구원의 신비를 밝혀 주는 사랑의 불이 교회 안에 타오로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명절 마지막날에 예수님께서 일어서서 외치셨도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서로 다른 문화나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신앙을 고백하며 똑같은 목소리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도록 하시는 분은 바로 그리스도의 성령이십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며, 강물처럼 흘러 나오는 은총에 힘입어 우리의 삶이 하느님 뜻에 맞갖은 생활이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신비로이 보내 주신 성령의 불로 언제나 타오르게 하소서. 우리 주.....


<파견 때에>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 하느님 감사합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