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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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7월 18일 주일

[연중 제16주일 (농민 주일)]

오늘 전례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하느님 나라를 가르쳐 주십니다. 너무나 작아서 세상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느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그 나라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진리와 정의의 나라를 맞으러 나가야 할 때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농촌을 살리고 정신 문화 발전과 우리 사회의 인간화를 위하여 1995년에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정하였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농민을 위하여 기도하는 날입니다.

입당송

옳거니, 하느님께서는 저를 도우시는 분, 주님께서 제 생명을 붙들어 주시나이다. 저는 자진하여 당신께 제사를 올리리이다. 당신 이름 좋으심을, 주님,저는 찬미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저희가 신망애 삼덕을 쌓는 일에 더욱 열심하며, 항상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어떤 특정한 '깨끗한 사람들'만의 교회는, 완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모든 공동체가 겪는 유혹이다. 예수님 시대에도 이미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일행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 사람들을 없애 버리려고 하늘에서 불을 내려 달라고 청하려 했다(루가 9,54). 가라지의 비유는 비슷한 태도에서 나온 것이다. "저희가 가서 그것을 뽑아 버릴까요?" 이러한 제자의 물음에 예수님께서는 "가만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하고 말씀하셨다.
무엇보다도 밭주인은 밀을 해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쓴다. 그는 종들과는 달리 좋은 씨앗에 자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보장하여 한다. 종들은 가라지가 많은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주인은 밀이 가져올 수확에 첫째로 관심을 두고 있다. 사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모든 사물을 선과 악, 진리와 허위라는 뚜렷이 구분되는 두 범주로 분류할 수 없다. 이단 이라고 하는 것도 부분적으로는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 또 반대로 좋은 가르침이라고 하는 데에도 오류가 섞일 수 있다. 누가 천사의 존재를 느낀다면 그는 또한 악마도 존재함을 알아야 한다. 이런 복합적인 특성은 정확히 분별력을 발휘하기에는 어렵게 하는 상황들이 있음을 인정하게 한다. 진리의 분별은 그리스도의 자유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낙관적인 영성은 겉으로는 모순처럼 보이는 두 가지 다른 태도를 하나로 정리한다. 이것은 결심이다. 온 힘을 다해서 좋은 밀이 되려고 노력해야 하고, 그래서 "세상"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반죽에 섞여서 반죽을 부풀리는 누룩이 될 줄 알고, 또 자기 자식의 기저귀를 빠느라고 손을 더럽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가 더 좋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밭에 뿌려진 하나의 씨앗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세상 밭에 뿌려져 썩은 작은 씨는 싹이 트고, 자라고 또 자라서, 새가 깃들일 만큼 커다란 나무가 된다.

하느님의 다스리심에 관한 지혜서 저자의 생각은 우리에게 세상을 모든 것이 실현된 이상 국가로 보게 한다. 이러한 시각이 환상에 지나지 않는 것일지라도 현대인은 세상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화 환경의 차이에 따라 하느님의 모습을 저마다 다르게 그리기는 하지만, 시대의 징표들을 통해서 인간의 역사 안에 작용하시는 하느님을 느끼는 것은 분명하다(제1독서).

우리는 성령께서 정말 이 세상에서 활동하시는지 알고 싶어한다. 지나치다고 할 만큼 끈질기게 그 대답을 듣고자 하고 기적적인 세상의 변화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또 기도를 하면서 무엇을 청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성령을 받았을지라도 여전히 우리 역사는 완전히 인간적이다. 겉모습은 그렇더라도 믿음은 성령께서 신비롭게 세상 안에 작용하신다고 우리에게 말해 준다. 믿는 이는 역사의 모든 과정을 통하여 주님의 오심을 선포하는 징표들을 알 수 있다(제2독서).

복음의 이상을 평범하게 실현해 온 교회가 어떻게 우리를 하늘나라로 이끌 수 있을까? 복음은 이에 답변한다. 실패는 잠시뿐이다. 농부는 모든 악조건에서도 좋은 밀씨가 자라서 열매를 맺으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누룩은 빵 반죽에 숨이 막혀 죽지 않는다. 오히려 반죽을 부풀릴 것이다.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결백의 신화는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무리의 특징이다. 그러나 하느님 백성의 사명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복음).

제1독서

<죄를 지어도 주님은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12,13.16-19

모든 사람을 보살피는 하느님은 주님 외에는 따로 없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사람을 불의하게 심판하시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는 없다.
주님의 힘은 주님의 정의의 원천이며, 만물에 대한 주권을 가지고 계시는 주님은 만물에게 관대하시다. 주님은 다만 사람들이 당신의 권능을 믿지 않았을 때에만, 당신의 힘을 드러내시고, 권능을 알고도 주님과 감히 맞서려는 자들을 응징하신다.
이러한 힘을 가지신 주님은 자비로운 심판을 내리시고, 우리들을 대단히 너그럽게 다스리신다. 주님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시고자 하면 그것을 하실 힘이 언제든지 있으시다.
주님은 이와 같은 관용을 보이심으로써 당신 백성에게, 의인은 사람들을 사랑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죄를 지으면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것을 가르치셔서, 당신 자녀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께서는 좋으시고 인자하시나이다.

○ 주님, 당신께서는 좋으시고 인자하시며, 당신께 비는 자를 크게 어여삐 여기시오니, 주님, 제 기도
를 들어 주소서. 이 간구하는 소리를 여겨들어 주소서. ◎

○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백성이 다 오리이다.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 이름을 찬미하리니, 과연 당
신께서는 위대하시고 기적을 많이 하시오며, 당신만이 홀로 하느님이시니이다. ◎

○ 주님, 당신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어여삐 여기시는 하느님, 진노하심 더디시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
하시니이다. 저를 돌아보시와 불쌍히 여기소서. ◎

제2독서

<성령께서는 우리를 대신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26-27

형제 여러분, 성령께서는 연약한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모르는 우리를 대신해서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깊이 탄식하시며 하느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성도들을 대신해서 간구해 주십니다. 그리고 마음 속까지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성령의 생각을 잘 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 받으소서. 당신께서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어린이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4-43<또는 13,24-30>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 때에 예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밭에 좋은 씨를 뿌린 것에 비길 수 있다. 사람들이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밀밭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밀이 자라서 이삭이 팼을 때 가라지도 드러났다. 종들이 주인에게 와서 '주인님, 밭에 뿌리신 것은 좋은 씨가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하고 묻자 주인의 대답이 '원수가 그랬구나!' 하였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을 뽑아 버릴까요?' 하고 종들이 다시 묻자 주인은 '가만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에게 일러서 가라지를 먼저 뽑아서 단으로 묶어 불에 태워 버리게 하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들이게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겨자씨에 비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밭에 겨자씨를 뿌렸다.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어느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에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말 속에 집어 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 하늘나라를 이런 누룩에 비길 수 있다."
예수께서는 이 모든 것을 군중에게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리하여 예언자를 시켜, "내가 말할 때에는 비유로 말하겠고 천지창조 때무터 감추인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그 뒤에 예수께서 군중은 떠나 집으로 들어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와서 "그 밀밭의 가라지 비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설명하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요 밭은 세상이요 좋은 씨는 하늘나라의 자녀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자녀를 말하는 것이다. 가리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요 추수 때는 세상이 끝나는 날이요 추수꾼은 천사들이다.
그러므로 추수 때에 가라지를 뽑아서 묶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끝날에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 날이 오면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남을 죄짓게 하는 자들과 악행을 일삼는 자들을 모조리 자기 나라에서 추려내어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에서 그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그 때에 의인들은 그들의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날 것이다.
들을 귀가 있는 사람은 알아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구약의 여러 가지 제사를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신 하느님, 저희가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예물이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그 묘한 일들을 기념토록 하셨으니, 주님께서는 인애로우시고 자비하셔라. 경외하는 자들에게 양식을 주시도다.

영성체 후 묵상

억압 속에서 불의와 부정, 이기주의와 물질주의가 난무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이 받은 사명은 무엇이겠습니까? 그리스도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을 따라 정의와 진리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죄인들과 어울려 남의 눈치를 보며 살아갈 여유가 없습니다. 지금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와 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을 천상 신비로 가득 채워 주셨으니, 저희를 자비로이 도우시어,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으로 변화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