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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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8월 6일 금요일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

오늘 전례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은 예수님께서 수난을 앞두시고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신적 영광을 미리 보여 주신 것(마태 17,1-8)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부 지역 교회에서 기념해 오다가 10세기경에 전례로 도입되었으며, 1456년 교황 갈리스토 3세 때에 보편 교회의 축일로 제정되었다.

입당송

빛나는 구름 속에서 성령께서 보이고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 왔도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본기도

하느님, 독생 성자의 영광스러운 변모 때에 율법과 예언서의 증언으로 신앙의 신비를 밝히시고, 저희를 자녀로 삼으실 것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저희가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성자의 목소리를 듣고 성자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소서. 또한 거룩한 희년이,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가 다른 종교인들과 만나 대화하며 서로 마음을 여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40일 앞두고 우리는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을 지낸다. 이 축일은 5세기부터 동방에서 지내 왔다.
전례는 사순 제2주일에 이미 거룩한 변모 사건을 기념한다. 우리가 오늘 기념하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는 주님의 세례를 또 다른 관점에서 기억하는 사건이다. 예수님을 둘러싼 구름과 사랑하시는 당신의 아들이라고 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은 요르단 강의 계시를 새롭게 한다(입당송). 여기에서는 율법과 예언서를 대표하는 모세와 엘리야가 등장하는데, 그들은 훗날 예수님께 일어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미리 알려 준 것이다(루가 24,26-27 참조). 그러므로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은 십자가 죽음의 수치심을 극복하도록 제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감사송). 그러나 이 사건은 세례와 마찬가지로, 모든 믿는 이를 하느님의 자녀와 그리스도와 함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실 하느님의 놀라운 선택에 대한 예고이기도 한다(본기도).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때에(영성체송), 당신께서 보여 주신 그 영광이 당신의 몸인 교회 안에도 나타날 것을 밝히셨다(감사송). 예수님께서 거룩한 변모 때에 사도들에게 나타내 보이신 모습은 그리스도 자신의 참모습니다. 그 모습은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있는 그대로 그리스도를 뵙게 될 그 날의 모습이다(영성체송). 우리는 성찬례를 거행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계시하신 그 빛나는 모습을 닮으려고 준비한다(영성체 후 기도).

다니엘서의 영상은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 임금이 하느님 백성을 박해한 시기를 암시한다. 저자는 또한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에게 주권과 영화와 나라를 맡기시는 영상을 본다. 사람의 아들은 하느님 나라를 영원히 지속시키실 것이며, 믿음 때문에 고통을 겪는 모든 사람을 받아들여 그들이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실 것이다(제1독서, 다니 7,9-10.13-14).

베드로 서간은 믿는 이들의 열정을 강화하고, 그리스도를 정확히 깨달아 그 열정을 유지하게 한다. 그들 믿음의 기초는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역사 안에 오신 한 인격에 있다. 그분의 제자들은 영광스러운 그분의 모습을 보았다. 그분께서는 바로 사람이시며 하느님이신 예수님이시다. 그분 안에서 하느님 나라가 결정적으로 도래할 때까지 사람의 마음을 비추어 줄 예언들이 성취되었다(제1독서, 2베드 1,16-19).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셨다. 그러나 사도들은 그리스도께서 고통을 겪으셔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도들에게 당신 아들의 영광을 드러내 보이셨다. 거룩한 변모는 우리의 발걸음을 계속하라는 격려일 뿐 아니라 우리보다 먼저 영광으로 가시는 분을 보여 주는 계시의 사건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 곳에 천막을 치고 그분의 영광을 즐길 수는 없다. 오히려 그들은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고난받는 종'을 따라야 한다(복음).

제1독서

<그의 옷은 눈같이 희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9-10.13-14<또는 2베드 1,16-19>

내가 바라보니 옥좌가 놓이고 태곳적부터 계신 이가 그위에 않으셨는데, 옷은 눈같이 희고 머리털은 양털같이 윤이 났다. 옥좌에서는 불꽃이 일었고 그 바퀴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으며, 그 앞으로는 불길이 강물처럼 흘러 나왔다.
천만 신하들이 떠받들어 모시고 또, 억조 창생들이 모시고 섰는데, 그는 법정을 열고 조서를 펼치셨다.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와서 태곳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
주권과 영화와 나라가 그에게 맡겨지고 인종과 말이 다른 뭇 백성들의 섬김을 받게 되었다. 그의 주권은 스러지지 아니하고 영원히 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다스리시니, 당신께서는 온 누리에 뛰어나시도다.

○ 주님께서 다스리시니, 땅이여, 춤을 춰라. 하고많은 섬들도 기꺼워하여라. 안개와 구름이 당신을 에워 있고, 정의와 법강이 그 어좌의 바탕이로다. ◎

○ 온 누리의 주재이신 하느님 앞에 산들도 밀과 같이 녹아 버리도다. 하늘은 당신 정의를 두루 알리고, 만백성은 그 영광을 우러러보도다. ◎

○ 주님, 당신께서는 온 누리에 뛰어나시고, 모든 신들 위에 아득히 높으시니이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의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셨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7,1-9

그 무렵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만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여 얼굴은 해와 같이 빛나고 옷은 빛과 같이 눈부셨다.
그리고 난데없이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서 예수와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때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께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기에 초막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에게, 하나는 엘리야에게 드리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베드로의 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를 듣고 제자들은 너무도 두려워서 땅에 엎드렸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손으로 어루만지시며 "두려워하지 말고 모두 일어나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고개를 들고 쳐다보았을 때는 예수밖에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오시는 길에 단단히 당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예물을 독생 성자의 영광스러운 변모로 거룩하게 하시고, 그 빛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소서.

<감사송>(변모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간택된 증인들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시고, 사람의 본모습을 밝히시어 제자들 마음 속에서 십자가의 걸림돌을 없애 주셨으며, 머리이신 주님께서 보여 주신 그 영광이 주님의 몸인 온 교회 안에서도 나타날 것을 확실히 보여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과 같은 사람이 되리니, 그 때에는 그분의 참모습을 뵈올 것이니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사도들과 똑같은 체험을 할 수 없지만, 말씀과 성사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합니다. 주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하신 약속이 전례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전례 안에서 그분의 현존을 체험합니다. 이것은 제자들의 체험 못지않게 큰 사건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영광스러운 변모로 보여 주신 성자의 그 빛나는 모습을 닮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