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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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24일 금요일

[한가위]

오늘 전례

오늘은 우리에게 비옥한 땅을 맡겨 주시고 풍성한 결실을 이루게 해 주신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조상들의 영혼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추수날을 기다리며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하느님 나라에 불멸의 보화를 쌓아야 할 것입니다.

입당송

오곡백과가 땅에서 났으니, 주 우리 하느님께서 복을 주심이로다.

본기도

세상 만사를 주관하시고 계절의 변화를 섭리하시는 주 하느님, 오늘 한가위를 맞이하여, 세상을 떠난 조상과 부모, 형제, 친척들을 기억하며, 그들에게 베풀어 주신 큰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그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저희를 이끌어 주시고, 그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풍성한 은총으로 감싸 주소서. 또한 거룩한 희년이,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가 다른 종교인들과 만나 대화하며 서로 마음을 여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설날이 한 해를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날이라면, 한가위는 그 동안의 땀 흘린 보람을 마음껏 맛보는 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추수가 끝나면 햇곡식과 햇과일로 음식을 마련하여 하늘에 제사를 드리고 조상께 차례를 올렸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날에 그 전통의 정신을 살리고 더욱 넓혀 조상들뿐만 아니라,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제1독서

<타작 마당에는 곡식이 그득그득 쌓이리라.>
¶ 요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2,22-24. 26ㄱ

짐승들아, 두려워 말아라. 들판의 목장은 푸르렀고 나무들엔 열매가 열렸다. 무화과나무와 포도 덩굴에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 주 하느님께 감사하여 기뻐 뛰어라. 너희 하느님께서 가을비를 흠뻑 주시고 겨울비도 내려 주시고 봄비도 전처럼 내려 주시리니, 타작 마당에는 곡식이 그득그득 쌓이고 독마다 포도주와 기름이 넘치리라.
이제 너희는 한껏 배불리 먹으며 너희 주 하느님을 찬양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오곡백과가 땅에서 났으니, 주 우리 하느님께서 복을 주심이로다.

○ 하느님, 저희를 어여삐 여기소서. 저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어지신 그 얼굴을 저희에게 돌이키소서. 창생이 하느님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

○ 창생들아, 기뻐하여라. 춤추며 기뻐하여라. 하느님, 당신을 높여 창생이 기리게 하소서. 만민이 당신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

○ 오곡백과가 땅에서 났으니, 주 우리 하느님께서 복을 주심이로다. 하느님, 저희에게 복을 주소서. 천하만방이 당신을 두리게 하소서. ◎

제2독서

<그의 업적이 언제나 남아 있으리라.>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4,13-16

나 요한은 "'이제부터는 주님을 섬기다가 죽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기록하여라."하고 외치는 소리가 하늘에서 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성령께서 "옳은 말이다. 그들은 수고를 그치고 쉬게 될 것이다. 그들의 업적이 언제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내가 보니 흰구름이 있고 그 구름 위에는 사람의 아들같은 분이 머리에 금관을 쓰고 손에 날카로운 낫을 들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사 하나가 성전에서 나와서 그 구름 위에 앉아 있는 분에게 큰 소리로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추수할 때가 되었습니다. 당신의 낫을 들어 추수하십시오." 하고 부르짖었습니다. 구름 위에 앉은 분이 낫을 땅 위에 휘두르자 땅위에 있는 곡식이 거두어졌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뿌릴 씨를 가지고 울며 가던 그들은 곡식단 들고 올 제 춤추며 돌아오리이다.

◎ 알렐루야.

복음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15-21

그 때에 예수께서 사람들에게 "어떤 탐욕에도 빠져 들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사람이 제아무리 부요하다 하더라도 그의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하시고는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밭에서 많은 소출을 얻게 되어 '이 곡식을 쌓아 둘 곳이 없으니 어떻게 할까?' 하며 혼자 궁리하다가 '옳지! 좋은 수가 있다.
내 창고를 헐고 더 큰 것을 지어 거기에다 내 모든 곡식과 재산을 넣어 두어야지. 그리고 내 영혼에게 말하리라. 영혼아,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너는 이제 몇 년 동안 걱정할 것 없다. 그러니 실컷 쉬고 먹고 마시며 즐겨라.' 하고 말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 어리석은 자야, 바로 오늘 밤 네 영혼이 너에게서 떠나가리라. 그러니 네가 쌓아 둔 것은 누구의 차지가 되겠느냐?' 고 하셨다. 이렇게 자기를 위해서는 재산을 모으면서도 하느님께 인색한 사람은 바로 이와 같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조상의 전구에 힘입어, 한 해 동안 땀 흘려 거둔 결실을 예물로 바치며 기도하오니, 저희의 모든 결실이 주님께서 주신 것임을 깨달아 늘 하느님께 감사하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감사송> (또는 위령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오늘 저희에게 이 날을 기쁘게 지내며 천상도시의 잔치를 미리 즐기게 하셨나이다. 그 도시는 저희 어머니와 같은 천상 예루살렘이며 거기서 저희 선조들은 이미 승리의 월계관을 받아 쓰고 주님을 영원히 기리고 있나이다. 또한 그 곳을 향한 저희 길손들은 희망으로 발길을 재촉하오며 선택된 이들의 영광을 함께 기뻐하니, 그 영광은 약한 지상 인간들에게 힘이 되고 본보기가 되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조상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주님, 일하시는 보람이 땅에 가득하오니, 사람은 흙에서 밀을 거두고 그 마음 흥겨워지는 포도주를 얻게 되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풍성한 수확을 허락하신 자비로우신 주님께 우리 조상의 영혼을 맡겨 드리며, 우리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거둔 것을 모든 이웃과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탐욕에 빠지지 않고 하늘에 재물을 쌓아 두는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 주님의 성찬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저희 조상과 저희에게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베풀어 주신 주 하느님,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그리스도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제 주님께 받은 재물을 이웃과 나눔으로써 하늘에 보화를 쌓아, 세상을 떠난 조상과 부모, 형제, 친척들을 천국에서 만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