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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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26일 주일

[연중 제26주일]

오늘 전례

예수님께서는 포도원과 두 아들의 비유로써 세례를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그리스도인을 깨우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창녀와 세리처럼 지난날의 잘못을 거듭거듭 뉘우치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친 사람들이 먼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입당송

주님, 당신의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고 죄를 범한 저희에게 당신께서 하신 모든 일은 정의로우신 처사시었나이다. 그러하오니 이제는 당신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드러내시고 저희에게 당신의 풍성한 자비를 베푸소서.

본기도

용서와 자비로 전능을 크게 드러내시는 하느님, 주님의 은총을 끊임없이 내려 주시어, 약속하신 목적지로 달리고 있는 저희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성격이 강해서 쉽게 믿으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쉽게 믿기는 하지만 의자가 약해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후자는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아서 미지근한 사람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전자는 공격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온전히 참회하여 돌아설 가능성이 많은 사람이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는 이런 두 부류의 사람들을 보여 준다. 두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매우 다른 태도를 보인다. 첫째 아들은 아버지의 명에 싫다고 하였지만 뉘우치고 일하러 갔고, 둘째 아들은 대답은 쉽게 하였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첫째 아들은 자기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아버지의 뜻을 따랐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군중들은 이 비유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았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둘째 아들과 같은 태도를 보인다. 대답은 쉽게 하지만 실천하지는 않는 것이다. 우리는 겉으로만 좋은 인상을 주려 하지 실제로는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 순종한다는 것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지 간단히 "예"라고 대답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천한다."는 것은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거부했던 자기 마음을 뉘우치고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하여 실제로 일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말만 앞세우고 실천은 하지 않는 신앙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세상에 존재하는 불의와 부정에 대해 하느님을 원망했는가? 하느님께서 정말 계시다면 우리가 이런 꼴을 당하게 버려 두시지 않을 것이라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비난한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현상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자유인이기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씀이다. 우리는 자유의 중요성과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유는 우리에게 주어졌고, 우리는 그 자유로써 세상을 이끌어 간다. 세상에 대한 책임을 똑바로 인식할 때 우리는 숙명론에 떨어지지 않게 되고 하느님과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게 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인간들 사이에 계속될 불목을 생각하시고 수난 전날 저녁에 제자들의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셨다. 바오로 사도도 그리스도인들이 일치하도록 촉구한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 우리는 세상에 하나 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우리는 같은 신앙 안에서 깊이 일치해야 한다. 그러한 일치를 이루기 위하여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같은 느낌을 가져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셨지만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뜻을 모두 비우시고 죄수처럼 외롭게 죽임을 당하셨다. 아담은 하느님처럼 되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아담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가시어 인류의 새로운 역사의 시조가 되셨다(제2독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에 순종하고 복음에 반대했다. 그러나 율법을 거부한 이들이 복음을 따르는 시각이 다가온다.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이요 뉘우치고 하느님께 돌아오는 세리와 창녀들이다. 하느님 나라는 처음에 "아니오"라고 말했더라도 끝에 가서는 "예"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질 것이다. 이제는 그리스도인들이 바리사이파 사람의 입장이 되었다. 그리스도인들도 대답만 하고 옳게 살지 못한다면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먼저 회개하고 다른 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외인들에게 주님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 되어야 한다(복음).

제1독서

<못된 행실을 털어 버리고 돌아서면 자기 목숨을 건질 것이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8,25-2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이 주님이 하는 일을 부당하다고 한다마는, 이스라엘 족속아, 들어라. 너희가 하는 일이 부당하지 내가 하는 일이 부당하냐?
옳게 살던 자들도 그 옳은 길을 버리고 악하게 살다가 죽는다면 그것은 자기가 악하게 산 탓으로 죽는 것이다.
못된 행실을 하다가도 그 못된 행실을 털어 버리고 돌아와서 바로 살면 그는 자기 목숨을 건지는 것이다. 두려운 생각으로, 거역하며 저지르던 모든 죄악을 버리고 돌아오기만 하면 죽지 않고 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불쌍히 여기심을, 주님, 돌아보소서.

○주님, 당신의 길을 제게 보여 주시고, 당신의 지름길을 가르쳐 주소서. 당신께서는 저를 구하시는 하느님이시니, 당신의 진리 안을 걷게 하시고 그 가르침을 내려 주소서. 저는 항상 당신께 바라고 있나이다. ◎

○ 불쌍히 여기심을, 주님, 돌아보소서. 영원하신 그 자비를 헤아리소서. 제 젊은 시절의 허물과 죄악을 다시는 마음에 두지 마옵소서. 주님, 어지시오니, 자비하신 그대로 저를 살펴 주소서. ◎

○ 자애로고 의로우신 주님이오라, 죄인에게 길을 가르치시나이다. 겸손한 자 의를 따라 걷게 하시고, 겸손한 자 당신 도를 배우게 하시나이다. ◎

제2독서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립비서 말씀입니다. 2,1-11<또는 2,1-5>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부분을 생략한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힘을 얻습니까?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위안을 받습니까? 성령의 감화로 서로 사귀는 일이 있습니까? 서로 애정을 나누며 동정하고 있습니까?
그렇다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사랑을 나누며 마음을 합쳐서 하나가 되십시오, 그렇게 해서 나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 주십시오. 무슨 일에나 이기적인 야심이나 허영을 버리고 다만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저마다 제 실속만 차리지 말고 남의 이익도 돌보십시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지니셨던 마음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간직하십시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죽기까지,아니,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예수의 이름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모두가 입을 모아 예수 그리스도가 주님이시라 찬미하며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도다. 나도 내 양들을 아나니, 그들은 나를 따라오는도다.

◎ 알렐루야.

복음

<맏아들은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28-32

그 때에 예수께서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먼저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여라.'하고 일렀다. 맏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가서도 같은 말을 하였다. 둘째 아들은 가겠다는 대답만 하고 가지는 않았다. 이 둘 중에 아버지의 뜻을 받든 아들은 누구이겠느냐?" 하고 예수께서 물으셨다.
그들이 "맏아들입니다."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사실 요한이 너희를 찾아와서 올바른 길을 가르쳐 줄 때에 너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고 그를 믿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드리는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이 제사를 통하여 온갖 복을 받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종에게 내리신 말씀을 다시 생각하소서. 이 몸에게 희망을 주신 그 말씀을, 괴로울 제 저의 위로는 이것이니이다.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애타게 바라고 실천하는 사람들만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세울 수 있습니다. 신앙에 관한 말솜씨가 뛰어나고 아무리 훌륭한 지식이나 사상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구원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교만한 사람보다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이 더 큰 사람 대접을 받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신비로 저희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그리스도의 죽음을 전하며 그 수난에 참여하는 저희가 그 영광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