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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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10일 주일

[연중 제28주일]

오늘 전례

부름 받은 사람은 많아도 뽑힌 사람은 적습니다. 이름만 신자일 뿐 회개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은 우리는 가난한 이웃들을 모른 체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세례 증명서가 아니라 세례 받은 이답게 살아가는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입당송

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주님,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 이스라엘의 하느님, 용서하심이 당신께 있나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넘치는 은총으로 언제나 저희를 이끌어 주시고 함께하시어, 저희가 좋은 일을 하는 데에 지치지 않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한 임금이 잔치에 초대받은 자들을 부르러 두 번이나 사람들을 보냈으나 그들은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거나 매우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에 임금은 군대를 풀어, 초대를 받고서도 거역한 자들을 진압하고 동네를 불살라 버린다. 그리고 길에서 불러 온 새로운 손님들로 잔칫집을 가득 메운다. 그들 가운데 예복을 입지 않은 한 사람이 손발이 묶어 어둠 속으로 내쫓긴다. 그는 길에서 갑자기 불려 오느라고 미처 예복을 차려 입을 시간이 없었을텐데도 말이다. 이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혼인 잔치의 비유의 줄거리이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이 비유는 기쁨의 축제와 초대받은 사람들의 친교를 말하려고 한다. 이스라엘이 가장 먼저 초대를 받았고, 다음으로 교회 그리고 온 인류가 초대를 받았다. 오늘의 비유는 이러한 역사의 변천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언자들과 의인들의 초대를 거부하고 그들을 박해하였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과 그분의 사도들이 전한 복음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보였다. 그 결과로 예루살렘의 파괴(70년)를 보았다. 예루살렘의 파괴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눈에 상징적인 뜻을 지닌 것으로 보였다. 이제 그리스도인들이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는 선교 사명을 수행한다.
그러나 여전히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회개하지도 않고 자기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도 않는, 이름만 그리스도인인 사람들도 있다. 그들 가운데에는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앉기를 기대하면서 가난한 이들의 빈 밥그릇에 무관심한 이들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세례 받은 이의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이 곧 오늘 보금의 예복이고,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그리스도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 입어야 할 옷이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사람으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 새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에페 4,24). 삶에 이러한 새로움이 없으면 초대장은 임금 앞에서 별 가치가 없을 것이다.

배고픔도 죽음도 수치도 없는 세상이 오고, 많은 이들을 슬프게 하고 그들의 희망을 꺼 버리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빛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주님의 식탁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사회에서 따돌림받은 이들이며 가엾은 이들이다. 또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 이들이며 진리 때문에 박해를 받은 이들이고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하는 이들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배불리 먹이실 것이다. 이러한 축제의 기쁨을 어디에서 누릴 수 있을까? 교회가 바로 그러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하느님만을 바라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교회는 희망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에게서 없이 사는 법도 배우고 풍족하게 사는 법도 배웠다. 그러나 없이 사는 것이 더 이롭다. 없이 살면 누가 참된 친구인지 알게 된다. 필립비의 교우들은 바오로 사도가 옥에 갇혀 있을 때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내 주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궁핍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는 이에게 그리스도께서 상급을 내려 주실 것이라고 선포하며 감사의 뜻을 필립비의 교우들에게 전한다(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위하여 우주적인 잔치를 베푸실 생각을 하고 계신다. 하느님께서는 먼저 예언자들을 통해서, 또 사도들을 통해서 사람들을 초대하셨다. 그러나 그 초대를 받아들인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유다인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그들이 지닌 영광의 표징인 예루살렘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잃었다. 과거에 세부적인 여러 문제들에 대해 보였던 교회의 고집도 교회의 분열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하느님의 백성은 자기의 보편적인 소명을 다시 찾고 선의의 모든 사람을 초대하며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잔치를 차려 주시고,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5,6-10ㄱ

만군의 주님께서 이 산 위에서 모든 민족에게 잔치를 차려 주시리라. 살진 고기를 굽고 술을 작 익히고 연한 살코기를 볶고 술을 맑게 걸러 잔치를 차려 주시리라.
이 산 위에서 모든 백성들의 얼굴을 가리던 너울을 찢으시리라. 모든 민족들을 덮었던 보자기를 찢으시리라.
그리고 죽음을 영원히 없애 버리시리라. 주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의 얼굴에서 눈물을 닦아 주시고, 당신 백성의 수치를 온 세상에서 벗겨 주시리라. 이것은 주님께서 하신 약속이다.
그 날, 이렇게들 말하리라. "이분이 우리 하느님이시다. 구원해 주시리라 믿고 기다리던 우리 하느님이시다. 이분이 주님이시다. 우리가 믿고 기다리던 주님이시다. 기뻐하고 노래하며 즐거워하자. 그가 우리를 구원하셨다. 주님께서 몸소 이 산을 지켜 주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이 몸 오래오래 주님 궁에서 사오리다.

○ 주님께서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애 영혼 싱싱하게 생기 돋아라. ◎

○ 주님께서 당신 이름 그 영광을 위하여 곧은 살 지름길로 날 인도하셨어라. 죽음의 그늘진 골짜기를 간다 해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나이다. 당신의 막대와 그 지팡이에 시름은 가시어서 든든하외다. ◎

○ 제 원수 보는 앞에서 상을 차려 주시고, 향기름 이 머리에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외다. ◎

○ 한평생 은총과 복이 이 몸을 따르리니, 오래오래 주님궁에서 사오리다. ◎

제2독서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수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필립비서 말씀입니다. 4,12-14.19-20

형제 여러분, 나는 비천하게 살 줄도 알며 풍족하게 살 줄도 압니다. 배부르거나 배고프거나 넉넉하거나 궁핍하거나 그 어떤 경우에도 적응할 수 있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맙게도 여러분은 나와 고생을 같이해 주었습니다.
한량없이 풍요하신 나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풍성하게 채워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께서 영원무궁토록 영광을 받으시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저희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저희의 희망찬 소명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혼인 잔치에 청해 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1-14<또는 22,1-10> 짧은 독서를 할 때는 < >부분을 생략한다.


그 때에 예수께서 비유를 들어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어느 임금이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것에 비길 수 있다.
임금이 종들을 보내어 잔치에 초청받은 사람들을 불렀으나 오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종들을 보내면서 '초청을 받은 사람들에게 가서 이제 잔칫상도 차려 놓고 소와 살진 짐승도 잡아 모든 준비를 다 갖추었으니 어서 잔치에 오라고 하여라.' 하고 일렀다.
그러나 초청받은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밭으로 가고 어떤 사람은 장사하러 가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종들을 붙잡아 때려 주기도 하고 죽이기도 했다.
그래서 임금은 몹시 노하여 군대를 풀어서 그 살인자들을 잡아 죽이고 그들의 동네를 불살라 버렸다.
그리고 나서 종들에게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지만 전에 초청받은 자들은 그만한 자격이 없는 자들이었다. 그러니 너희는 거리에 나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종들은 거리에 나가 나쁜 사람 좋은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다 데려왔다. 그리하여 잔칫집은 손님으로 가득 찼다.
< 임금이 손님들을 보러 들어갔더니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를 보고 '예복도 입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소?' 하고 물었다. 그는 할 말이 없었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 이 사람의 손발을 묶어 바깥 어두운 데 내어 쫓아라. 거기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하고 말하였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와 예물을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이 정성된 제사로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가멸진 이 없이 되어 굶주리게 되었어도, 주님을 찾는 이는 아쉬운 복 없도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나라의 영광된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여야 합니다. 끊임없이 회개하여 새로운 사람이 되고,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그리스도처럼 자기 목숨까지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초대받은 삶을 거부하는 사람, 하느님의 진리와 정의의 소리를 외면하는 사람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영원한 잔치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간절히 비오니, 저희를 성자의 거룩한 살과 피로 길러 주시듯이, 저희가 주님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