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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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0월 24일 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오늘 전례

교회는 전교 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나 전교 지역의 교회를 정신적, 물질적으로 돕고자 1926년부터 10월 마지막 전 주일을 '전교 주일'로 정하여, 신자 본연의 사명인 선교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전교 주일' 특별 헌금은 교구청 전교원조회로 보내져 전세게 전교 지역을 돕는 데 쓰인다.

오늘은 전교 주일이므로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를 드린다(교황 비오 11세, 자의교서Romanorum Pontificium. 1922년 5월 3일; 인류복음화성 총회 결정. 1922년4월 27-30일)

오늘은 모든 민족의 복음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전교 주일입니다.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그리스도의 장엄한 명령에 따라, 우리는 이 세상 끝까지 복음을 알려야 합니다. 전교 주일은 선교 활동에 몸 바치고 있는 사람들과 전교 지역의 교회를 정신적 물질적으로 도와 주며, 또한 믿는 이들에게 그 본연의 사명인 선교 의식을 일깨우기 위한 날입니다. 오늘 우리는 전세게 교회의 선교 활동을 위하여 많은 기도와 희생을 바쳐야 합니다.

입당송

하느님, 저희를 어여삐 여기소서. 저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어지신 그 얼굴을 저희에게 돌이키소서. 당신의 도가 세상에 알려지고, 만백성 당신의 구원을 알게 하소서.

본기도

모든 사람이 구원되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바라시는 하느님, 추수할 것이 많으니 추수할 일꾼을 많이 보내시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며, 생명의 말씀으로 모인 저희가, 여러 가지 성사로 힘을 얻어 구원과 사랑의 길을 걷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명하신 마지막 말씀이다. 이 말씀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마음에 간직하고 열성적으로 실천하여야 할 주님의 '유언'이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내가 복음을 전한다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않는다면 나에게 화를 미칠 것입니다."(1고린 9,16)라고 말하였다.
현대인들은 과학 기술의 발달로 물질적인 풍요와 온갖 편리를 다 누리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자주 불안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어찌 보면 이런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할 사명은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인류 공동체에 맡겨진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현대의 복음 선교] (교황 권고, 1975,12,8)서론에서 "그러기에 형제들을 견고하게 하는 본인의 임무는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맡겨 주신 베드로의 후계자로서의 책임이며(루가 22,32 참조) 매일같이 '걱정에 짓눌리고 있는'(2고린 11,28) 본인의 교황직의 기본적인 의무이기도 합니다. 불안하고 혼란한 오늘의 사회 속에서 복음화의 역군들이 한결같은 사랑과 열성과 기쁨을 가지고 사명을 다하도록 형제들을 격려해야 하는 본인의 의무는 필요하고 또 고귀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이처럼 교회는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노력하는 교회"(선교 교령, 1항)로 이해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하신 "나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전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이 일을 하도록 나를 보내셨다."(루가 4,43)는 말씀은 예수님의 사명 전체를 집약하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하느님의 복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명도 복음을 전하는 데에 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복음을 선포할 때 진정한 그리스도인일 수 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본연의 사명이며 첫째가는 사명이다. 그것은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존재 근거이다. 우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있다. 교회는 살아 있는 소중한 유산인 복음을 감추어 두고자 보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인류가 복음에서 생명을 얻도록 전하고자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파견하셨듯이 복음 선포자들을 파견한다. 그러나 복음 선포자가 어디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그 복음의 선포자이다. 우리는 복음을 선포하기 위하여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 복음이 참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복음에 따라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한다. 우리가 먼저 회개와 쇄신으로 복음화하지 않으면 아무도 복음을 기쁜 소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복음 선포의 첫째 목적은 복음으로 사람들이 새로워지는 데에 있다. 다른 사람들을 새롭게 하려면 전하는 우리가 먼저 새로워져야 할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삶으로 보여 주는 복음의 증거는 복음이 참되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알게 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삶의 증거를 통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어찌하여 저 사람들은 다르게 살고, 왜,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살게 만드는 것일까?"하는 관심을 갖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삶의 증거가 복음을 힘있게 하고 효과적으로 선포하게 한다.
복음 선포자는 또한 복음 선포를 하면서 그리스도와 교회를 따로 떼어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복음을 선포하는 이는 누구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만큼 교회를 사랑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우리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즉위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기신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사랑은 우리를 일치시킵니다." 하는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스도는 사랑하지만 교회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일 수 없다. 예수님께서도 말슴하셨다. "너희의 말을 듣는 사람은 나의 말을 듣는 사람이고 너희를 배척하는 사람은 나를 배척하는 사람이며 나를 배척하는 사람은 곧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사람이다"(루가 10,16).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셨습니다"(에페 5,2). 그러므로 교회를 사랑하지 않고는 아무도 그리스도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또 복음 선포자는 '복음선포'라는 말을 생각할 때 다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생활 환경을 복음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과 구원 계획에 반대되는 인간의 판단 기준과 가치관, 사상, 생활양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복음화는 각 민족 문화의 깊은 근원에까지 생명력 있게 스며들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복음 선포는 바로 그것이다.
우리 모두 이 복음을 선포하기 위하여 주님게 부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 복음 선포의 사명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실존의 근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제1독서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으로 만국이 물밀듯이 밀려들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2,1-5

이것은 아모쓰의 아들 이사야가 유다와 예루살렘이 어찌될 것인지를 내다보고 한 말이다.
장차 어느 날엔가,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이, 모두 멧부리 위에 우뚝 서고, 모든 언덕 위에 드높이 솟아, 만국이 그리로 물밀듯이 밀려들리라.
그 때 수많은 민족이 모여 와서 말하리라. "자, 올라가자, 주님의 산으로, 야곱의 하느님께서 계신 전으로! 사는 길을 그에게 배우고 그 길을 따라가자. 법은 시온에서 나오고, 주님의 말씀은 예루살렘에서 나오느니."
그가 민족간의 분쟁을 심판하시고, 나라 사이의 분규를 조정하시리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민족들은 칼을 들고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아니하리라.
오, 야곱의 가문이여, 주님의 빛을 받으며 걸어가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그 정의 백성들 앞에서 밝히셨도다.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 묘한 일들 당신께서 하시었도다. 당신의 오른손이, 거룩하신 그 팔이, 당신의 승리를 마련하였도다. ◎

○ 주님께서 구원하심 드러내 보이시고, 그 정의 백성들 앞에서 밝히셨도다. 이스라엘 집안을 위하시는 그 사랑과 진실을 아니 잊으셨도다. ◎

○ 땅 끝마다 우리 주님의 구원하심을 모두 우러러보았도다. 온 세상아, 주님 앞에 덩실덩실 춤추어라. 즐기어라, 기뻐하여라, 고에 맞춰 노래하여라. ◎

◎ 수금을 타면서 주님을 노래하여라. 수금에 가락 맞춰 노래 불러라. 나팔에다 각적 소리 한데 어울리면서, 임금이신 주님 앞에서 한껏 즐겨라. ◎

제2독서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9-18

형제 여러분,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성서에도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아무런 구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리십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믿지 않는 분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 수 있겠습니까? 또 들어 보지도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전도자로서 파견받지 않고서 어떻게 전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말이 바로 그 말씀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그 복음을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주님, 우리가 일러 준 말을 누가 믿었습니까?" 하고 이사야도 한탄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들어야 믿을 수 있고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이 있어야 들을 수 있습니다.
나는 묻겠습니다. 그들이 그 말씀을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습니까? 분명히 들었습니다. 성서의 말씀에도, "그들의 소리가 온 땅에 울려 퍼졌고 그들의 말이 땅 끝까지 이르렀다." 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노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8,16-20

그 때에 열한 제자는 예수께서 일러 주신 대로 갈릴래아에 있는 산으로 갔다. 그들은 거기에서 예수를 뵙고 엎드려 절하였다. 그러나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자기 자신을 바치신 그리스도를 보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민족이 해 뜨는 데서부터 해지는 데까지 어디서나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며, 지존하신 주님 앞에 같은 제물을 봉헌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그들을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노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 끝까지 참된 해방과 구원의 복음을 알려야 합니다. 복음을 전파할 사명은 몇몇 사람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이라면 너나없이 누구나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모시는 우리는 오늘 복음 선포의 길에 앞장 서 나갈 것을 다짐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은 구원의 선물로 새로운 힘을 얻고 비오니, 영원한 구원에 도움이 되는 이 성사로 저희 안에서 참된 신앙이 나날이 자라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