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1999년 11월 7일 주일

[연중 제32주일]

오늘 전례

주님께서는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언제 오실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우리는 그분께서 언제 오시든 기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정의의 옷을 입고 순결한 마음으로 깨어 기다려야 합니다. 깨어 기다리는 사람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당송

주님, 제 기도 어전까지 높이 미치게 하사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에 해로운 모든 것을 멀리 물리쳐 주시어, 저희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시고 자유로이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하늘나라는 지나가다 머무를 수 있는 바닷가의 항구와 같은 곳이 아니다. 그 곳에 들어가려면 우리는 율법 학자들이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보다 더 엄격하게 의를 실천해야 하고, 주님께서 언제 오시더라도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사실은 마태오 복음서의 핵심 주제이다.
혼인 잔치에 참석하러 가는 열 처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먼저 즐겁고 기쁜 축제의 분위기를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마태오 복음서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전해 주고 있다. 여기에는 춤도 노래도 없다. 정확한 의식과 마지막날에 오실 그리스도와 그분의 엄격한 심판에 관한 가르침이 전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열 처녀는 모두 잠에 떨어졌다. 그리고 신랑이 왔을 때 모두 놀라 깼다. 이것이 잘못이 아니다. 잘못은 축제를 위하여 필요한 준비를 갖추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슬기로운 처녀들은 기름을 충분히 준비했기에 한밤중에 도착한 신랑을 맞아 불을 밝히고 잔치에 참여할 수 있었다. 믿는 이들은 갑자기 찾아오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해 잠에서 깨어나 빛을 밝힐 준비를 언제나 갖추고 있어야 한다. 몸은 잠을 자더라도 마음을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의 놀라운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늘 우리의 한계를 느끼며 살아간다. 인간의 능력으로 풀 수 없는 많은 신비들을 체험한다. 여기에서 지혜을 찾는다. 지혜를 찾겠다고 세상 천지를 돌아다니고 우주를 여행하기도 한다. 지혜는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나타내 보인다. 지혜는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지혜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을 만나게 한다(제1독서).

그리스도인들은 죽은 다음에 다시 살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아직 죽음 뒤에 있는 생명의 세계를 알지는 못하지만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써 죽음에 대하여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죽음은 생명의 나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시려고 세상에 오신 것이다. 그분께서는 다른 모든 사람처럼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죽음 저편에서 우리를 기다리신다(제2독서).

팔레스타인의 한 마을에서 중요한 혼인 잔치가 열린다. 열 처녀가 신랑을 신부의 집으로 안내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다섯 처녀만이 잔치가 열리는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른 다섯 처녀도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신랑을 계획대로 안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를 했어야 했다. 기다리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다리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깨닫고 그 목적을 이루어야 한다.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기다림은 의미가 없다(복음).

제1독서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게 마련이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6,12-16

지혜는 시들지 않고 항상 빛나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언제나 끈다. 그러므로 지혜를 찾는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게 마련이다. 원하는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지혜는 스스로를 나타내 보인다.
지혜를 얻으려고 아침 일찍이 일어나는 사람들은 쉽게 지혜를 찾을 것이다. 지혜는 바로 네 문간에 와서 앉아 있을 것이다. 지혜를 생각하는 것, 그 자체가 현명의 완성이다. 지혜를 닦으려고 깨어 있는 사람에게서는, 모든 근심이 곧 떠날 것이다.
지혜는 지혜에 상응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다니는 길목에서 그 우아한 모습을 나타내 보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그들을 만나 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 저의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 하느님, 저의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

○ 당신의 힘, 영광을 우러러보옵고자, 이렇듯 성소에서 당신을 그리나이다. 당신의 은총이 생명보다 낫기에, 제 입술이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

○ 이 목숨 다하도록 당신을 찬양하며, 당신 이름 부르며 두 손 치올리리이다. 비계인 듯 기름인 듯 당신으로 저는 흐뭇하고, 제 입술 흥겹게 당신을 노래하리이다. ◎

○ 잠자리에 들어서도 당신의 생각, 밤샘을 할 때에도 당신의 생각, 제 구원은 바로 당신이시니, 당신 날개 그늘 아래 저는 마냥 좋으니이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믿다가 죽은 사람들을 그분과 함께 살리실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데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4,13-18<또는 4,13-14>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부분을 생략한다.

형제 여러분, 죽은 사람들에 관해서 여러분이 알아 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을 하느님께서 예수와 함께 생명의 나라로 데려가실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근거로 해서 말합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우리가 살아남아 있다 해도 우리는 이미 죽은 사람들보다 결코 먼저 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명령이 떨어지고, 대천사의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로부터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를 믿다가 죽은 사람들이 먼저 살아날 것이고, 다음으로는 그 때에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그들과 함께 구름을 타고 공중으로 들리어 올라가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항상 주님과 함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런 말로 위로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사람의 아들이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오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13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열 처녀가 저마다 등불을 가지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것에 비길 수 있다. 그 가운데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미련한 처녀들은 등잔을 가지고 있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았다. 한편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잔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이 늦도록 오지 않아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저기 신랑이 온다. 어서들 마중 나가라!'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 소리에 처녀들은 모두 일어나 제각기 등불을 챙기었다. 미련한 처녀들은 그제야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기름을 좀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우리 것을 나누어 주면 우리에게도, 너희에게도 다 모자랄 터이니 너희 쓸것은 차라리 가게에 가서 사다 쓰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미련한 처녀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갔고 문은 잠겨졌다. 그 뒤에 미련한 처녀들이 와서 '주님, 주님, 문 좀 열어 주세요.' 하고 간청하였으나 신랑은 '분명히 들으시오. 나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하고 외면하였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항상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아버지, 교회가 드리는 이 제사를 굽어보시고, 저희가 성자의 영광스러운 수난 신비에 믿음으로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서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몸 누여 주시고,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도다.

영성체 후 묵상

황금 등잔도 기름이 없으면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힘과 재능도 세상의 속된 것에만 정신을 쏟으면 아무 쓸모가 없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정의와 사랑을 증언하고 실천하여, 어두운 세상에 불을 밝힐 때, 주님을 신랑으로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로 힘을 얻고 감사하며 자비를 바라오니, 성령의 힘으로 저희 삶을 변화시켜 주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