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1999년 11월 14일 주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오늘 전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 사도직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를 결성하고 그 해 주교회의에서 대림 제1주일를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제정하여, 평신도 사도직의 사명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였다.그뒤 1970년부터 연중 마지막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우리는 오늘 평신도 주일을 지내면서 스스로 물어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의 충실한 청지기로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의 온갖 요구 앞에서 한 순간 안전하려고 몸을 도사리고 있지는 않는가? 세상살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하느님의 말씀과 역사에 대한 우리의 소명을 더 이상 저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입당송

나는 재앙을 내리려 하지 않고 평화를 주려 하노라. 나를 불러라, 그렇게 하면 너희 청을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도처에서 되돌아오게 하리라.

본기도

주님, 저희를 도와 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만을 섬기어 완전하고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오늘 복음은 구원의 메시지를 받아들인 사람들이 지녀야 할 적극적인 태도와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마태오 복음서의 저자는 승리감에 젖어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한 공동체를 생각하고 있다. 주인에게서 받은 달란트를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 주려고 땅에 감추어 둔 종이 주인에게 야단을 맞는다. "이 악하고 게으른 종아, 너는 어디에도 쓸데 없는 종이로구나!" 비유에 나오는 주인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태오는 믿는 이들이 자기가 놓인 환경의 장애를 이겨 내면서 참된 행복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의 비유는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이 맺고 있는 영원한 관계와 '주인의 기쁨'을 깨닫게 한다. 주님께서는 바로 그리스도이시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기쁨이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 그러한 우리는 마지막날에 주님을 얼마나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주님께서는 우리가 한 일을 보고 심판하실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인색하고 무서운 주인이 아니시다. 다만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당신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사랑을 깨닫고 우리도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비유는 주님께서 당신의 말씀을 우리에게 맡기셨다는 것과 그 말씀을 전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일깨워 준다. 이 복음 전파의 사명을 다하는 곳에 교회와 하늘나라가 자라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말씀을 간직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용감하게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그 세상을 복음을 따라 사는 사람들의 세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여인이 칭찬을 받는다. 그는 한결같이 남편에게 충실하고 남편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아내이다. 이 연인은 바로 이스라엘을 의인화한 것이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바라시는 바가 이 여인을 통하여 계시된다(제1독서).

이 세상의 삶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우리는 잠들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죽기 때문에 살기를 바라지만,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에도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해 주었다. 죽음은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만나는 순간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갑자기 주님을 만나 당황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제2독서).

하느님께서 대사제와 율법 학자들에게 당신의 보화를 맡기셨는데, 그들은 그것을 금고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사업가들이 자본을 투자하여 돈을 불리듯 당신의 말씀으로 모험하기를 바라신다. 관리와 경영은 우리에게 맡겨졌다. 마지막 종은 모험을 피하고 거짓 안전을 선택했다. 투자하지 않은 자본은 가치가 없다. 세상과 타협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의 달란트를 묻어 두는 사람은 죽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 시대의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이 호된 질책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된다. 세상에서도 살아갈 수 없는 이가 어떻게 하느님의 보화를 얻을 수 있겠는가?(복음).

제1독서

<어진 아내는 손을 놀리니 즐겁기만 하구나.>
¶ 잠언의 말씀입니다. 31,10-13. 19-20. 30-31

누가 어진 아내는 얻을까?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다. 남편은 넉넉히 벌어들이는 아내를 믿고, 마음이 든든하다. 백년을 한결같이, 속썩이지 않고 잘해 준다. 양털과 모시를 구해다가, 손을 놀리니 즐겁기만 하구나.
손수 물레질을 해서, 손가락으로 실을 탄다. 불쌍한 사람에게 팔을 벌리고, 가난한 사람에게 손을 뻗친다.
아름다운 용모는 잠깐 있다 스러지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찬을 듣는다. 그 손이 일한 보답을 안겨 주고 그 공을 성문에서 포상해 주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는 복되도다.

○ 복되어라,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그 도를 닦는 자는, 수고의 열매를 먹고 살리니, 너는 복되고 모든 일이 잘 되리라. ◎

○ 너의 집 안방에는 네 아내가 마치도 열매 푸진 포도나무인 듯, 너의 상 둘레에는 네 자식들이 마치도 올리브의 햇순들 같도다. ◎

○옳거니,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렇듯이 복을 받으리로다. 주님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내리시어, 한평생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게 하시기를 바라노라. ◎

제2독서

<여러분에게는 주님의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데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5,1-6

형제 여러분, 그 때와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의 날이 마치 밤중의 도둑같이 온다는 것을 여러분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태평 세월을 노래하고 있을 때에 갑자기 멸망이 들이닥칠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해산할 여자에게 닥치는 진통과 같아서 결코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암흑 속에서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에게는 그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대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자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깨어 있읍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를 떠나지 말아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으리라. 나를 떠나지 않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4-30<또는 25,14-15.19-21>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부분을 생략한다.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면서 자기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었다.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돈 다섯 달란트를 주고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또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다. <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곧 가서 그 돈을 활용하여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다.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그와 같이 하여 두 달란트를 더 벌었다. 그러나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가서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
얼마 뒤에 주인이 와서 그 종들과 셈을 하게 되었다.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주인님, 주인님께서 저에게 다섯 달란트를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다섯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이 그에게 '잘 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 그 다음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도 와서 '주인님, 두 달란트를 저에게 맡기셨는데, 보십시오, 두 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주인은 그에게도 '잘하였다. 너는 과연 착하고 충성스러운 종이다. 네가 작은 일에 충성을 다하였으니 이제 내가 큰 일을 너에게 맡기겠다.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하고 말하였다.
그런데 한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와서 '주인님, 저는 주인께서 심지 않은 데서 거두시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시는 무서운 분이신 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운 나머지 저는 주인님의 돈을 가지고 가서 땅에 묻어 두었었습니다. 보십시오, 여기 그 돈이 그대로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주인은 그 종에게 호통을 쳤다. '너야말로 악하고 게으른 종이다. 내가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뿌리지 않은 데서 모으는 사람인 줄을 알고 있었다면 내 돈을 돈 쓸 사람에게 꾸어 주었다가 내가 돌아올 때에 그 돈에 이자를 붙여서 돌려 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 여봐라, 저자에게서 한 달란트마저 빼앗아 열 달란트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누구든지 있는 사람은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사람은 있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이 쓸모없는 종을 바깥 어두운 곳에 내어 쫓아라. 거기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봉헌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제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주 하느님이외다.

영성체 후 묵상

구원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깨치며 삶을 창조해 나갑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하고 그 사랑을 전하는 데에 자신의 모든 재주와 능력을 쏟아야 합니다. 주인이 언제 오더라도 결코 놀라지 않는 그 종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받은 달란트를 올바로 사용하고 있습니까?

영성체 후 기도

이 거룩한 성체로 저희를 기르시는 하느님, 저희가 겸손하게 바치는 기도를 들으시고, 성자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파스카를 기념하여 거행하도록 명하신 이 미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 안에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