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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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1월 21일 주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성서 주간)]

오늘 전례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신앙인들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를 왕으로 받들어 모신다. 오늘은 우리가 세례로 그리스도의 왕직(봉사직)에 참여하게 됨을 기념하고, 온 세상이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따라 새롭게 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며, 이를 위해 기도하는 축일이다.
교황 비오 11세는 1925년에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제정하였다.
또한 한국 교회는 1985년부터 연중 마지막 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성서 읽기 운동과 함께 성서 보급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성서 주간을 맞아 모든 신자는 성서를 늘 가까이하고 생활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도록 더욱 힘써야 한다.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하늘과 땅의 주재자이신 주님 앞에서 우리의 모든 삶을 셈해 바치는 날입니다. 주님께서 오시는 그 마지막날의 운명은 오늘의 자그마한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스도의 다스림은 절대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바로 이웃을 섬기는 일입니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사람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바로 주님으로 모셔야 합니다.
또한 교회는 오늘부터 한 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나날의 삶에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도록 격려합니다.

입당송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 권능과 부귀와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실 자격이 있나이다. 그분께 영광과 권세가 영원 무궁하시기를 빕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만물을 새롭게 하시려고 성자 그리스도를 세상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니,모든 창조물이 종살이에서 벗어나 주님을 섬기며 끝없이 찬미하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전례 주년을 마감하는 마지막 주일의 복음은 시간의 종말과 우리의 삶의 관계, 이웃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웃을 어떻게 대했느냐에 따라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 심판을 주재하실 분은 우리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이시다. 시간의 종말에 대해 우리는 잘 생각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에 들떠서는 안 된다. 그 때는 우리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다.
이웃에 대한 오늘의 우리 태도가 심판의 기준이 될 것이다. 고통과 가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 안에 이미 '사람의 아들'께서 신비롭게 현존하신다. 그 이웃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또 한 분의 그리스도이시다. 그들은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지니신 왕권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주님께서 세상의 권력 위에 군림하실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왕권은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원리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요구한다. 그 자유로움에서 생긴 여유로, 가난하고 미천한 이들을 돌보라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의 권리를 지켜 주시는 변호인이며 보호자이시다. 그러므로 가난한 이에게 봉사하는 것은 곧 그리스도께 봉사하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때에 우리는 우리가 실천한 사랑을 근거로 심판받을 것이다. 심판은 곧 사랑의 실천에 대해 내리는 것이다. 모든 것이 사라질 지라도 사랑은 그대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1고린 13장 참조). 우리는 끝까지 온 힘과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과 사람들을 사랑해야 한다. 사람 없이는 하느님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 없이는 사람도 있을 수 없다.
이스라엘의 임금들과 지도자들이 세운 정의의 기준에, 미천한 이들과 병자들 그리고 서민들이 희생된다. 이 힘 있는 사람들의 통치를 받는 백성 가운데 많은 이들이 나쁜 양치기를 만난 양들처럼 죽어 간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일어나시어 다스리시고자 하신다. 하느님께서는 병자의 건강을 염려하시고, 상처입은 이들을 돌보시며, 악한 목자들을 내쫓으신다. 이제 우리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서는 좋은 목자를 모시고 있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모든 이가 아담으로 말미암아 죽지만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다시 산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이 다 죽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죽음이 끝은 아니다. 새로운 인류의 첫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이기셨다. 그분께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돌아가셨지만, 다시 살아나셨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이 승리를 당신 홀로 누리시려하지 않으시고 교회도 함께 누리게 하셨다. 교회는 그의 모든 지체와 함께 악과 미움과 불균형과 두려움 그리고 죽음까지도 이겨 낸다. 이 싸움에서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기도 하고 죽기도 한다. 그러나 끝에 가서는 승리할 것이다(제2독서).

우리는 마지막 심판의 모습을 보고 있다. 마지막 심판 앞에 선 인간의 앞날이 이 세상살이에 따라 결정된다.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위해 살았는지, 그리스도를 무시하며 살았는지에 따라 앞날이 결정된다. 오늘 복음은 사랑의 실천에 관한 전통적인 목록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물론 사랑의 목록을 이것만으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그리스도를 섬긴다는 것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도와 주고 감싸 준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많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크고 더 많은 도움을 그들에게 주기를 바라신다. 그리스도인들은 마지막날 그분의 선고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복음).

제1독서

<너희는 나의 양 떼이다. 나는 이제 양과 양 사이의 시비를 가려 주리라.>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4,11-12.15-17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보아라, 나의 양 떼는 내가 찾아보고 내가 돌보리라. 양 떼가 마구 흩어지는 날 목자가 제 양 떼를 돌보듯이, 나는 내 양 떼를 돌보리라. 먹구름이 덮여 어두울지라도 사방 흩어진 곳에서 찾아오리라.
내가 몸소 내 양 떼를 기를 것이요 내가 몸소 내 양 떼를 쉬게 하리라. 주 하느님이 말한다.
헤매는 것은 찾아 내고 길 잃은 것은 도로 데려오리라. 상처입은 것은 싸매 주고 아픈 것은 힘나도록 잘 먹여 주고 기름지고 튼튼한 것은 지켜 주겠다.
이렇게 나는 목자의 구실을 다하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나의 양 떼이다. 나는 이제 양과 양 사이, 숫양과 숫염소 사이의 시비를 가려 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 주님께서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노라.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누여 주시도다. ◎

○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 주시니, 내 영혼 싱싱하게 생기 돋아라. 주님께서 당신 이름 그 영광을 위하여, 곧은 살 지름길로 날 인도하셨어라. ◎

○ 제 원수 보는 앞에서 상을 차려 주시고, 향기름 이 머리에 발라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외다. ◎

○ 한평생 은총과 복이 이 몸을 따르리니, 오래오래 주님궁에서 사오리다.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 그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시고, 하느님께서 만물을 완전히 지배하시게 될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20-26.28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서 죽었다가 부활한 첫 사람이 되셨습니다. 죽음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온 것처럼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왔습니다. 아담으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모두 죽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모든 사람이 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각각 차례가 있습니다. 먼저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셨고 그 다음에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마지막날이 올 터인데 그 때에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권위와 세력과 능력의 천신들을 물리치시고 그 나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실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께서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실 때까지 군림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물리치실 원수는 죽음입니다. 이리하여 모든 것이 그분에게 굴복당할 때에는 아드님 자신도 당신에게 모든 것을 굴복시켜 주신 하느님께 굴복하실 것입니다. 그 때에는 하느님께서 만물을 완전히 지배하시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가 오는도다.

◎ 알렐루야.

복음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왕좌에 앉아 그들을 서로 갈라놓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31-46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을 떨치며 모든 천사들을 거느리고 와서 영광스러운 왕좌에 앉게 되면 모든 민족들을 앞에 불러 놓고 마치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그들을 갈라 양은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자리잡게 할 것이다.
그 때에 그 임금은 자기 오른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희는 내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니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한 이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또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으며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혔을 때에 찾아 주었다.'
이 말을 듣고 의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렸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또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으며 헐벗으신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으며, 언제 주님께서 병드셨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저희가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러면 임금은 '분명히 말한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하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왼편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이 저주받은 자들아,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의 졸도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 속에 들어가라. 너희는 내가 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에 따뜻하게 맞이하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으며, 또 병들었을 때나 감옥에 갇혔을 때에 돌보아 주지 않았다.'
이 말들 듣고 그들도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주님, 주님께서 언제 굶주리고 목마르셨으며, 언제 나그네 되시고 헐벗으셨으며, 또 언제 병드시고 감옥에 갇히셨기에 저희가 모른 체하고 돌보아 드리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그러면 임금은 '똑똑히 들어라. 여기 있는 형제들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곧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하고 말할 것이다.
이리하여 그들은 영원히 벌받는 곳으로 쫓겨날 것이며,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들어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인류 화해의 예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모든 민족이 성자를 통하여, 일치와 평화의 은혜를 받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 독생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만민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단 위에서 티 없는 평화의 제물로 자신을 봉헌하시어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아버지 친히 다스리게 하시어 그 영원하고 보편된 나라를 지존하신 성부께 바치셨나이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이고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로소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주님께서 영원토록 왕으로 앉아 계시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의 주님이시며 목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임금이십니다. 그러나 그분의 나라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 사랑과 자기 희생이 있는 곳에 세워지는 나라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끝까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가장 힘없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초대하시려고 지금도 이웃을 통하여 여러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불멸의 양식인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온 세상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계명을 기꺼이 따르는 저희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나라에서 끝없이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