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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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1월 28일 주일

[대림 제1주일]

오늘 전례

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대림 제1주일입니다. 대림 시기에 우리는 구원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깨닫고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오늘 이 땅에 오시는 주님이신 그리스도를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죄와 오류의 잠에서 깨어나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합시다.

입당송

주님, 제 영혼이 당신을 우러러 뵙나이다. 저희 하느님, 당신께 굳이 바라오니, 이 바람을 헛되이 마시옵소서. 원수들이 저를 두고 좋아라 기뻐하지 못하게 하소서. 당신께 바라는 자는 부끄러울 리 없으리이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 마음을 이끄시어, 이 세상에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착한 일을 많이 하게하시고, 마침내 영광스럽게 하늘나라에 들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아, 하늘을 쪼개시고 내려오십시오. 산들이 당신 앞에서 떨 것입니다." 대림 시기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하느님께 외친다. 이 간구는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이루어지기 시작한 구원에 대한 확실한 믿음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에 오시어 하느님을 온전히 보여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전에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장차 오실 분이시다"(묵시 4,8).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이 대림 시기의 신비를 이해하여야 한다. 주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실 때가 언제인지 묻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짜가 아니라 그 다시 오심, 곧 재림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재림은 인류가 지금까지 걸어온 모든 역사와 우리 각자의 삶에 내려질 심판이다. 아무도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는, 사람의 아들의 오심을 우리는 깨어 기다려야 한다. 세상 어느 누구도 그분의 오심을 앞당길 수도, 늦출수도 없다. 우리는 날이 밝기를 기다리듯이 그분의 오심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깨어 기다린다는 것은 현재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간순간 영원을 생각하면서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현재에 대한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오시는 주님께서는 우리가 산 세상과 지나온 시간에 대해 책임을 물으실 것이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어야 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특별히 우리는 바오로 사도처럼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하여야 한다. 물론 우리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신 모든 풍요를 아직 완전히 누리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감사는 지금 누리고 있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 또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시작이며 마침이신 분께 우리를 이끌어 준다. 그러므로 감사는 언제나 깨어 기다리는 이의 기본적인 태도이다. 그것이 곧 그리스도인의 태도이다. 감사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잠에서 깨어나 주님께서 오실 것을 기다리며 세상을 지키는 사람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새로운 전례력을 시작한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그리스도교만의 특징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어 오신 분을 통하여 당신을 아버지로 계시하셨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마지막 때'에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하셨다. 이것은 우리의 공로로 된 것이 아니라 순전히 하느님의 자비로 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맺으신 계약을 통해서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실 것을 약속하셨다. 우리는 하느님을 인생길의 친구요 아버지로서 사랑하고 봉사하며 신뢰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기쁨의 동기에 관해서 말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께 그리스도를 선물로 받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배웠으며, 하느님께서 끝까지 지켜 주실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혜는 주님께서 몸소 우리에게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실 때까지 나날이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20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대림 시기는 그리스도와 완전한 친교를 나눌 희망을 갖게 한다(제2독서).

"깨어 있어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명령이다. 당신의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적용된다. 우리는 잃어버린 낙원을 아쉬워할 까닭이 없다. 하느님의 나라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깨어 있다는 것은 현재를 올바로 파악하고 영원을 발견하는 것을 뜻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우리에게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자주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발견된다(복음).

제1독서

<하늘을 쪼개시고 내려오십시오.>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3,16ㄴ-17.19ㄴ; 64,3-7

주님, 당신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예전부터 당신을 "우리를 구원하시는 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주님, 어찌하여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길을 떠나 헤매게 하셨습니까? 어찌하여 우리의 마음을 굳어지게 하시어 당신을 두려워할 줄도 모르게 만드셨습니까? 당신의 종들을 생각하시고 당신의 유산인 이 지파들을 생각하시고 돌아와 주십시오.
아, 하늘을 쪼개시고 내려오십시오. 산들이 당신 앞에서 떨 것입니다. 일찍이 아무도 들어 보지 못한 일, 일찍이 아무도 보지 못한 일, 당신밖에 그 어느 신이 자기를 바라보는 자에게 이런 일들을 하였습니까? 정의를 실천하고 당신의 길을 잊지 않는 사람이 당신 눈에 띄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당신께서 이렇듯이 화를 내신 것은 우리가 잘못을 저지르고 처음부터 당신께 반역하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부정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기껏 잘 했다는 것도 개짐처럼 더럽습니다. 우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었고 우리의 죄가 바람이 되어 우리를 휩쓸어 갔습니다.
당신의 이름을 불러 예배하는 자도 없고 당신께 의지하려고 마음을 쓰는 자도 없습니다. 당신께서 우리를 외면하시므로 우리는 각자 자기의 죄에 깔려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 당신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진흙, 당신은 우리를 빚으신 이, 우리는 모두 당신의 작품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느님, 저희에게 힘을 도로 주시고,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저희가 당장 살아나리이다.
○ 이스라엘의 목자시여, 들어 주소서. 케루빔 위에 좌정하시는 임이시여,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권능을 떨치시며, 저희를 구원하러 오시옵소서. ◎

○ 주 만군의 하느님, 돌아오소서. 하늘로서 굽어보사 살펴 주소서. 비오니, 포도밭을 찾아오소서. 지켜 주소서. 당신의 오른손이 심어 주신 줄기를, 당신 위해 실히 해 주신 그 가지를. ◎

○ 당신의 오른손 쪽 사나이 위에는, 당신 위해 굳세게 하신 그 사람 위에는, 당신의 손이 있게 하소서. 다시는 당신 곁을 떠나지 않으오리니, 저희를 살려 주소서. 당신 이름을 기리오리다. ◎

제2독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나타나실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3-9

형제 여러분,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은총과 평화를 여러분에게 내려 주시기를 빕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이 받은 하느님의 은총을 생각하면서 나는 언제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면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갖추게 되었고 특히 언변과 지식에 뛰어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에 깊은 확신을 가졌으며, 모든 은총의 선물을 조금도 부족함이 없이 받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나타나실 날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주께서도 여러분이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으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심판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끝까지 굳게 지켜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진실하십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부르셔서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또한 저희에게 구원을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집주인이 언제 올는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33-37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가 언제 올는지 모르니 조심해서 항상 깨어 있어라. 그것은 마치 먼길을 떠나는 사람이 종들에게 자기 권한을 주며 각각 일을 맡기고 특히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하는 것과 같다.
집주인이 돌아올 시간이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때일지, 혹은 이른 아침일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서 너희가 잠자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큰일이다.
늘 깨어 있어라.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에게 베풀어 주신 선물 가운데에서 저희가 가리어 봉헌하는 이 예물을 받아들이시고, 현세에서 저희 믿음을 북돋아 주시어, 후세에서 영원한 구원의 상급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서 행복을 내려 주시면, 우리 땅은 열매를 맺어 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구원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주님께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때에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우리는 노아 시대 사람들처럼 자기 일에만 열중하지 말고, 이 어두운 세상에서 구원의 등불을 밝히며 주님께서 오시기를 기다립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성찬에 참여한 저희가 잠시 지나가는 현세를 살면서도, 지금부터 천상것에 맛들여 영원한 것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