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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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5일 주일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오늘 전례

인간 존엄성의 존중과 인권 신장은 복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 주교회의는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인간이 그 존엄에 알맞은 삶을 빼앗기고 하느님께 받은 권리가 짓밟히는 현실을 깊이 걱정하고, 그 희생자들의 호소를 들으면서, 1982년에 대림 제2주일을 '인권주일'로 제정하였다.

하늘나라가 다가왔습니다. 죄악에 물든 질서를 송두리째 잘라 버릴 도끼가 이미 그 뿌리에 닿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죄악의 굴레에서 벗어나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이 주님을 맞이하는 자세입니다. 또한 오늘은 인권 주일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기도하며, 주님을 따르는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입당송

시온 백성아, 주님께서 만민를 구원하러 오시리니, 주님께서 당신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려 주실 때, 너희 마음은 기쁨에 넘치리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세상일에 얽매이지 않고 기꺼이 성자를 맞이하려는 저희를 천상 지혜로 비추어 주시어, 성자를 닮게 하소서. 또한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있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시고,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가득한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헌신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말씀의 초대

오랜 기다림과 희망의 시기가 지나고 마침내 기쁜 소식, 곧 복음이 시작된다. 하느님께서는 광야를 건너 위대한 귀환을 선포하시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의 용서를 선포하신다. 마르코는 처음부터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며 복음서 끝에서 로마 백인 대장의 입을 빌려 다시 한 번 같은 고백을 한다.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었구나!"(15,39)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그것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이미 주어졌고 이루어졌다고 했는데도 여전히 모든 것은 해야 할 것으로 남아 있다. 복음은 다시 선포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미 한 번에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고, 사람들이 말씀에 응답하도록 기다리고 계신다. 지금은, 주님께는 기다림의 때이며 우리에게는 응답의 때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오류를 빚고 있는 세상이 구원의 길을 찾고 그 길을 따라 걷게 하여야 한다. 이것이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에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이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그들을 준비시키는 이들을 찾으신다. 오늘도 예언자가 필요하고 세례자 요한과 같은 이가 필요하다. 굽은 길을 곧게 하고 언덕을 평평하게 하며 산을 깎아 길을 내는 일꾼이 필요하다. 죄를 끊어 버리고 회개하여 참회의 세례를 받도록 외치는 열심한 일꾼이 필요하다.

하느님께서는 50년의 유배 생활 끝에 당신의 백성을 제 나라로 돌아오게 하신다. 새로운 '넘이'이다. 대림 시기는 불쌍한 처지의 인간을 하느님께서 구원하러 오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이다. "너희의 하느님께서 저기 오신다. 주 하느님께서 저기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이것이 복음이다. 하느님께서 오시어 우리와 함께 살고자 하신다(제1독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서 곧 다시 오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다시 오시기 전에 온 인류를 기다리신다. 한 세대나 한 민족이 아니라 온 인류를 기다리시고, 당신을 믿는 이들이 당신의 다시 오심을 구체적으로 세상에 선포하게 하신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면 세상을 완전히 새롭게 하실 것이다. 우리는 그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다(제2독서).

그리스도교가 시작된 지 20세기가 지난 오늘, 복음은 많은 이들에게 과거의 한 역사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복음은 마르코가 선포하고 있듯이 희망의 성취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위한 영원한 "기쁜 소식"이다. 세례자 요한은 세상에 메시아를 선포한다. 하느님의 백성이 시험을 당했던 광야에서 세례자는 분명하게 인간의 양심을 일깨우고, 하느님의 오심이 참회와 마음의 회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선포한다. 대림 시기는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갖게 하면서 또한 참회하고 회개하게도 한다(복음).

제1독서

<주님을 길을 내어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0,1-5.9-11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너희의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예루살렘 시민에게 다정스레 일러라.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났다고, 그만하면 벌을 받을 만큼 받았다고, 주님의 손에서 죄벌을 곱절이나 받았다고 외쳐라."
한 소리 있어 외친다. "주님께서 오신다. 사막에 길을 내어라. 우리의 하느님께서 오신다. 벌판에 큰길을 훤히 닦아라. 모든 골짜기를 메우고, 산과 언덕을 깎아 내려라. 절벽은 평지를 만들고, 비탈진 산골길은 넓혀라.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리니, 모든 사람이 그 영화를 뵈리라. 주님께서 친히 이렇게 약속하셨다."
너, 시온아, 높은 산에 올라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너, 예루살렘아, 힘껏 외쳐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두려워 말고 소리를 질러라. 유다의 모든 도시에 알려라.
너희의 하느님께서 저기 오신다. 주 하느님께서 저기 권능을 떨치시며 오신다. 팔을 휘둘러 정복하시고, 승리하신 보람으로 찾은 백성을 데리고 오신다. 수고하신 갋으로 얻은 백성을 앞세우고 오신다. 목자처럼 당신의 양 떼에게 풀을 뜯기시며, 새끼양들을 두 팔로 안아 가슴에 품으시고, 젖멱이 딸린 어미양을 곱게 몰고 오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또한 저희에게 구원을 주소서.

○ 주 하느님 말씀을 제가 듣고 싶사오니, 당신의 백성과 성도들에게 정녕 평화를 말씀하시나이다. 당신을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구원이 정녕 가까우니, 당신의 영광이 우리 땅에 계시게 되리라. ◎

○ 자비와 충성이 마주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함께 입맞추리라. 땅에서 충성이 움터 나오면,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 ◎

○ 주님께서 행복을 내려 주시면, 우리 땅은 열매를 맺어 주리라. 정의가 당신 앞을 걸어 나가면, 구원은 그 걸음을 따라가리라. ◎

제2독서

<우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베드로 2서의 말씀입니다. 3,8-14

사랑하는 여러분, 이 한가지를 잊지 마십시오, 주님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미루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여러분을 위해서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게 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의 날은 도둑처럼 갑자기 올 것입니다. 그 날에 하늘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사라지고 천체는 타서 녹아 버리고 땅과 그 위에 있는 모든 것은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다 파괴될 것이니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십시오. 거룩하고 경건한 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심판날을 기다릴 뿐 아니라 그 날이 속히 오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 날이 오면 하늘은 불타 없어지고 천체는 타서 녹아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약속을 믿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정의가 깃들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그 날을 기다리고 있으니 만큼 티와 흠이 없이 살면서 하느님과 화목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희는 주님의 길을 닦고, 그분의 길을 곧게 하여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 알렐루야.

복음

<주님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8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
예언자 이사야의 글에, "이제 내가 일꾼을 너보다 먼저 보내니 그가 네 갈 길을 미리 닦아 놓으리라."하였고, 또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고 기록되어 있는 대로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 나타나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 그러면 죄를 용서받을 것이다."하고 선포하였다. 그 때 온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 사는 모든 사람이 그에게 와서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았다.
요한은 낙타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나 보다 더 훌륭한 분이 내 뒤에 오신다. 나는 몸을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만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나는 너희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었지만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의 겸손한 기도와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 자신의 공덕으로는 도움받을 자격조차 없는 저희를 너그러이 보호하시며 도와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예루살렘아, 일어나 높은 곳에 서서 하느님에게서 오는 기쁨을 보아라.

<영성체 후 기도>
세례자 요한의 세례가 완전한 회개를 호소한 것이라면, 그리스도의 재림은 최후 심판을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권능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오십니다. 우리는 회개하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주님의 길을 준비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이 신비로운 제사에 참여한 저희를 생명의 양식으로 기르시는 하느님, 저희에게 지상 것을 슬기롭게 활용하며, 끊임없이 천상 것을 찾도록 가르쳐 주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