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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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12월 25일 토요일

[예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대희년 개막)]

오늘 전례

어둠의 고요 속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구세사의 이 엄청난 신비가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죄인들에게 구원의 빛이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을 뵈옵고 경배 드리도록 합시다.

입당송

나에게 이르시는 주님의 말씀, "너는 내 아들, 오늘 너를 낳았노라."

본기도

찬란한 빛으로 이 거룩한 밤을 밝혀 주신 하느님, 세상에서 이 빛의 신비를 깨달은 저희가 천국에서 그 빛의 기쁨도 누리게 하소서. 또한 모든 민족이 성령 안에서 하나 되게 하시어, 이 성년이 온 인류와 온 교회에 새로운 희망과 기쁨을 주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패배하고 버려진 한 민족의 한숨이 들린다. 기원전 8세기의 히브리인들은 아시리아의 위협에서 하느님의 섭리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그들의 희망을 이루어 줄 미래를 기다린다. "한 아기께서 우리를 위해 나셨다." 다른 모든 아기처럼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한 아기이지만, 그 아기는 세상을 비추고 억압의 멍에를 부수시는 "용사이신 하느님"이시다. 그 아기께서 우리에게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주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아기의 탄생으로 나타난 구원의 은총이 갖는 뜻을 발견하도록 우리를 도와 준다. 이 아기는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나타나신 하느님의 웃음이시다. 우리의 구원이시다.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에게 "불경건한 생활과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게 하고, 이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바르고 경건하게 살게 해 준다"(제2독서).

성탄은 또한 하느님의 소박함과 가난의 축제이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구유 안에 누워 계신다. 그 구유는 그분께서 이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곳이다. 이것이 우리가 본, 세상 안에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의 첫 모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인류의 역사가 완전히 새롭게 시작되었음을 알려 준다(복음).

제1독서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9,1-6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 올 것입니다. 당신께서 주시는 무한한 기쁨, 넘치는 즐거움이, 곡식을 거둘 때의 즐거움 같고, 전리품을 나눌 때의 기쁨 같아, 그들이 당신 앞에서 즐거워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그들이 짊어진 멍에와 어깨에 멘 장대를 부러 뜨리시고, 혹사하는 자의 채찍을 꺾으실 것입니다. 미디안을 쳐부수시던 날처럼 꺾으실 것입니다.
마구 짓밟던 군화, 피투성이 된 군복은 불에 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를 위하여 태어날 한 아기, 우리에게 주시는 아드님, 그 어깨에는 주권이 메어지겠고 그 이름은 탁월한 경륜가, 용사히신 하느님, 영원한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 불릴 것입니다.
다윗의 왕좌에 앉아 주권을 행사하여, 그 국권을 강대하게 하고 끝없는 평화를 이루며, 그 나라를 법과 정의 위에 굳게 세우실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만군의 주님께서 정열을 쏟으시어, 이제부터 영원까지 이루실 일이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우리의 구세주 그리스도 오늘 탄생하셨도다.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 온 누리여,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께 노래 불러 드려라. 그 이름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구원하심을 널리 퍼뜨려라. 당신의 영광을 백성에게, 그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려라. ◎

○하늘은 기뻐하여라. 땅은 춤춰라, 바다여, 우렁차게 소리 질러라. 그 안의 모든 것도 소리 질러라. 들이여, 흥겹게 우쭐거려라. 그 안의 모든 것도 우쭐거려라. 숲을 이룬 나무들도 환호성을 울려라. ◎

○ 주님께서 오시나니, 주님 앞에서, 세상을 다스리러 주님께서 오시나니, 당신께서는 온 세상을 정의로 다스리시리라, 진실로써 백성들을 다스리시리라. ◎

제2독서

<하느님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디도서 말씀입니다. 2,11-14

사랑하는 그대여,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나타났습니다. 그 은총은 우리를 훈련해서 우리로 하여금 불경건한 생활과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게 하고 이 세상에서 정신을 차리고 바르고 경건하게 살게 해 줍니다.
그리고 위대하신 하느님과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나타나실 그 복된 희망의 날을 기다리게 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몸을 바치셔서 우리를 모든 죄악에서 건져 내시고 깨끗이 씻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백성으로서 선행에 열성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너희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전하나니, 우리 구세주이신 주 그리스도께서 오늘 태어나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나셨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4

그 무렵 로마 황제 아우구스토가 온 천하에 호구 조사령을 내렸다. 이 첫 번째 호구 조사를 하던 때 시리아에는 퀴리노라는 사람이 총독으로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등록을 하러 저마다 본고장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되었다.
요셉도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 동네를 떠나 유다 지방에 있는 베들레헴이라는 곳으로 갔다. 베들레헴은 다윗 왕이 난 고을이며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었기 때문이다. 요셉은 자기와 약혼한 마리아와 함께 등록하러 갔는데 그 때 마리아는 임신 중이었다.
그들이 베들레헴에 가 머물러 있는 동안 마리아는 달이 차서 드디어 첫아들을 낳았다. 여관에는 그들이 머무를 방이 없었기 때문에 아기는 포대기에 싸서 말구유에 눕혔다.
그 근방 들에는 목자들이 밤을 새워 가며 양 떼를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주님의 영광의 빛이 그들에게 두루 비치면서 주님의 천사가 나타났다. 목자들이 겁에 질려 떠는 것을 보고
천사는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너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왔다. 모든 백성들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다. 너희는 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하고 말하였다. 이 때에 갑자기 수많은 하늘의 군대가 나타나 그 천사와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땅에서는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오늘 이 축제의 제물을 기꺼이 받아들이소서. 인간의 본성이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과 결합되었사오니, 저희가 이 거룩한 제사로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을 수 있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말씀이 사람이 되셨으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도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의 구세주께서 탄생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온 인류가 그토록 바라던 정의와 평화를 세우러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 기쁜 소식이 가난하고 천대받던 목자들에게 먼저 전해졌습니다. 주님께서 가난한 모습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습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가난한 모습으로 우리의 양식이 되어 오고 계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해마다 우리 구세주의 성탄을 기쁘게 지내는 저희가 현세를 거룩히 살아, 마침내 영원히 주님과 함께 있는 행복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