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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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5일 주일

[연중 제9주일]

오늘 전례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안식일의 참 의미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구속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날은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자유와 해방의 날입니다. 우리는 이날을 마련하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아 이를 실천하며 주일을 거룩히 지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저를 굽어 보시고 불쌍히 여기소서. 외롭고 가난한 이 몸이오이다. 불쌍하고 애달픔을 굽어보시고, 저의 모든 죄악을 용서하소서.

본기도

세상 모든 일을 섭리하시는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은 모두 치워 주시고, 이로운 것은 아낌없이 베풀어 주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과 그 시대의 종교인들의 갈등은 안식일의 준수와 관련해서 공개적으로 감정을 폭발시킬 정도로 악화되었다. 안식일 준수는 유다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그것의 부정은 유다인의 신원 자체를 흔들어 놓는 것이었다.
안식일 준수는 세상과 사람을 창조하시는 중에 이레째 되던 날에 하느님께서 쉬신 일을 기억하게 하고, 에집트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백성이 되게 한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념하는 것이었다. 이 날은 노동에서 손을 떼고 쉬며 하느님께 봉헌한 날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유배를 체험한 뒤에는 이 날에 금지한 노동이 서른 아홉 가지가 될 정도로 백성을 옥죄는 날이 되고 말았다. 자유와 해방의 날이 억압과 구속의 날이 된 것이다.
복음서가 전하는 안식일 논쟁 안에서 우리는 법의 근본적인 뜻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극단적이고 세심한 율법주의로 흐르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보게 된다.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이삭을 자른다. 예수님께서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 주신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안식일 법을 어겼다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야단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답을 가지고 계신다. 성서의 이야기를 들어 가르치신다.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어느 조항보다 사랑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사랑의 실천을 금지하는 날은 없다. 설령 그 날이 안식일이라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봉헌된 날의 참된 의미와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가르쳐 주고자 하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부르신다. 그러나 그 자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봉사하기 위한 것이다(갈라 5,13 참조). 하느님께서는 날마다, 특별히 주일에 우리가 받은 구원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라고 부르신다.

모든 사회와 종교에는 쉬는 날이 있다. 이 날에는 노동을 중단하고 거룩한 마음으로 지내도록 한다. 히브리 사람들은 안식일을 제정하였다. 그들은 그 날을 두려움을 가지고 존경하였다. 신명기를 보면, 두려움의 이 날이 자유의 날이 된다. 히브리 사람들은 에집트에서 해방되던 때부터 자유로운 백성이 되었고, 이를 기억하여 적어도 한 주간에 한 번 이를 증언하도록 하였다. 그들이 노예를 부리고 있다면 노예들도 자유를 체험하도록 쉬게 해 주어야 한다. 하느님께 받은 자유를 노예들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히브리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이 노동을 중단하고 축제를 지내는 이유이다. 우리는 일의 노예가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유로운 백성이다(제1독서).

교회는 반대자들과 박해를 이겨 냈다. 그러나 그 승리는 인간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신뢰로 얻은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약함을 알고 하느님 안에서 안전을 찾았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신 분께서는 그 구원을 끝에 이르기까지 완성하실 것이다. 배척과 짓누름도 희망을 막지는 못한다. 십자가는 패배처럼 보이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희망의 표징이다(제2독서).

자유의 바람이 불어 온다. 우리는 개인적인 책임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고, 법을 지킬 줄도 안다. 그러나 법을 지키는 것이 구속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수님께서도 법에 대한 존경과 함께 큰 자유를 보여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시고, 옛 법의 참 정신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신다. 법은 모든 종살이에서 사람을 자유롭게 하려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일은 이 자유를 실현하는 날이다(복음).

제1독서

<너희는 에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생각하여라.>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5,12-15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 너희 주 하느님께서 분부하는 대로 해야 한다. 엿새 동안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주 하느님 앞에서 쉬어라. 그 날 너희는 어떤 생업에도 종사하지 못한다.
너희와 너희 아들딸, 남종 여종뿐 아니라 소와 나귀와 그 밖의 모든 가축과 집 안에 머무는 식객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 그래야 네 남종과 여종도 너처럼 쉴 것이 아니냐?
너희는 에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생각하여라. 너희 주 하느님께서 억센 손으로 내리치고 팔을 뻗어 너희를 거기에서 이끌어 내었다. 그러므로 너희 주 하느님께서 안식일을 지키라고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우리 힘, 하느님을 기꺼이 찬양하여라.

○ 풍악을 울려라, 북들을 쳐라. 현금에 맞추어 비파소리 곱게, 초승에 한보름에, 우리네 축제일에, 너희는 우렁차게 나팔을 불어라. ◎

○이것이 이스라엘의 법이로다. 야곱의 하느님의 명이시로다. 에집트 땅에서 나가실 제, 요셉에게 내리신 법이시로다. ◎

○ 전에는 모르던 말씀 나는 들었나니, "등짐 지던 그의 어깨를 내가 풀어서, 채롱 들던 그의 손도 풀리었도다. 곤경 중에 네가 부르짖을 때, 나는 너를 구하여 주었노라. ◎

○ 다른 나라 신을 모시지 말아라. 뜨네기 신에게 절하지 말아라. 나는 주 너의 하느님이로다. 에집트 땅에서 너를 끌어 냈도다." ◎

제2독서

<우리의 몸에서 예수의 생명이 드러납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2서 말씀입니다. 4,6-11

형제 여러분, '어둠에서 빛이 비쳐 오너라.'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마음 속에 당신의 빛을 비추어 주셔서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 엄청난 능력이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보여 주시려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예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결국 드러나는 것은 예수의 생명이 우리 몸안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언제나 예수를 위해서 죽음의 위험을 겪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죽을 몸에 예수의 생명이 살아 있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당신의 말씀은 진리시이니, 진리를 위해 저의 몸 바치게 하소서.

◎ 알렐루야.

복음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3-3,6<또는 2,23-28>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부분을 생략한다.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 때 함께 가던 제자들이 밀이삭을 자르기시작하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보십시오, 왜 저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반문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에비아달 대사제 때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었다. 그 빵은 사제들밖에는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빵이 아니었더냐?"
예수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안식일이 되어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셨는데 마침 거기에 한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쳐 주시기만 하면 고발하려고 지켜 보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수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는 "일어나서 이 앞으로 나오너라." 하시고 사람들을 향하여는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것이 옳으냐? 사람을 살리는 것이 옳으냐? 죽이는 것이 옳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은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나가서 즉시 헤로데 당원들과 만나 예수를 없애 버릴 방도를 모의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주님의 사랑을 믿고 이 거룩한 제단에 예물을 봉헌하고자 모였사오니, 이 미사로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미사가 새로운 생명의 근원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응답이 계시었기, 주님, 당신을 부르오니 제게 귀를 기울이시와 이 말씀을 들어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주일을 마련하셨습니다. 주일은 일상의 노동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쉬며 정신을 가다듬는 날이며, 또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입니다. 우리는 주일에 우리가 받은 구원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하느님 아버지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자의 살과 피로 길러 주시는 저희를 주님의 성령으로 다스리시어, 저희가 말이 아니라 진실한 생활과 행동으로 주님을 찬미하며, 마침내 하늘나라에 들어가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