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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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19일 주일

[사순 제2주일]

오늘 전례

부활의 신비 속에서 우리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바로 우리 인간의 구원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성령으로 새로 난 사람들로서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다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활하시는 그리스도를 우리 가운데 맞이할 수 있도록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구원의 희망이십니다.

입당송

이내 마음 당신께 아뢰옵고,이내 얼굴 당신을 찾고 있삽나이다. 그 얼굴 저에게서 감추지 마옵소서.

본기도

사랑하시는 성자의 말씀을 들으라고 명하신 하느님,주님의 말씀으로 저희의 믿음을 복돋아 주시며, 영신의 눈을 맑게 하시어, 저희가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기뻐하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마르 9,9). 어떻게 보면 모순으로 비칠 명령이다.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온 세상에 알리는 것이 우리의 의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신비는 그분께서 부활하신 다음에 완전히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안에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매우 낯설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부활의 힘을 발견하지만 아직은 매우 약하다. 이미 그리스도를 바라보지만 확실한 모습은 아니다. 우리는 그 신비를 마음안의 비밀처럼 간직한다. 우리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실 때에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본 것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바라지 않으신다. 아들을 희생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행동은 그 때에 흔히 실행되던 어린이의 희생을 생각할 때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사악을 구하심으로써 그 때 있었던 이러한 관습들을 단죄하신 것이다.

배경 상황이야 어떠하든 아브라함은 결정적인 시험에 부딪혔다. 하느님께서 주신 상속을 바치기로 한 것이다. 아브라함의 믿음은 여기서 절정에 이른다. 어떤 귀한 것이 있더라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그의 믿음을 보시고 다른 제물을 마련해 주셨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받으시기를 거두셨던 이 제사를 당신 스스로 당신의 외아들이신 예수님 안에서 이룩하셨다(제1독서).

바오로는 믿는 이들이 심판받기 위해서 하느님의 법정에 서 있다고 상상한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를 거슬러 고소할 자가 없다. 심판하는 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분의 편이기 때문에 어떤 것도 우리를 해칠 수 없다(제2독서).

세례자 요한은 "때가 찼다"고 선포했지만, 아무도 모세와 엘리야가 돌아온 것을 보지 못했다. 민간 신앙에 따르면 모세와 엘리야의 재림은 메시아 시대를 입증하는 것이었다. 오늘의 복음에서 모세와 엘리야는 예수님께서 바로 메시아이심을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 메시아께서는 박해를 받고 결국은 십자가에 처형되신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예수님 외에 또 다른 메시아는 없을 것이고 구원의 또 다른 시기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복음).

제1독서

<우리 성조 아브라함의 제사.>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22,1-2.9ㄱ.10-13.15-18

그 무렵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시험해 보시려고 "아브라함아!" 하고 부르셨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하고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분부하셨다.
"사랑하는 네 외아들 이사악을 데리고 모리야 땅으로 가거라. 거기에서 내가 일러 주는 산에 올라가 그를 번제물로 나에게 바쳐라."
그들은 하느님께서 일러 주신 곳에 이르렀다. 아브라함이 손에 칼을 잡고 아들을 막 찌르려고 할 때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큰 소리로 불렀다.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어서 말씀하십시오."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주님의 천사가 이렇게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 머리털 하나라도 상하지 말라. 나는 네가 얼마나 나를 공경하는지 알았다. 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도 서슴지 않고 나에게 바쳤다." 아브라함이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들어 보니 뿔이 덤불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숫양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아브라함은 곧 가서 그 숫양을 잡아 아들 대신 번제물로 드렸다.
주님의 천사가 또다시 큰 소리로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네가 네 아들, 네 외아들마저 서슴지 않고 바쳐 충성을 다하였으니, 나는 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한다.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나는 너에게 더욱 복을 주어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같이 불어나게 하리라. 네 후손은 원수의 성문을 부수고 그 성을 점령할 것이다. 네가 이렇게 내 말을 들었기 때문에 세상 만민이 네 후손의 덕을 입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나는 거닐리라, 주님 앞에서. 생명의 지역에서 거닐리라.

○ "모진 고생"을 뇌면서도, 나는 굳이 믿었노라. 갸륵할쏜 주님의 눈에, 성도들의 죽음이여. ◎

○ 주님,저는 당신의 종, 당신의 종이니이다. 당신 여종의 자식이니이다. 주님께서 제 사슬을 끊어 주셨나이다. 주님, 당신 이름를 높이 부르며, 찬미의 제사를 올리리이다. ◎

○ 주님의 모든 백성 앞에서, 저의 서원을 채워 드리리이다. 주님의 궁전 안뜰에서, 예루살렘 한가운데서.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까지 아끼지 않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31ㄴ-34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 되셨으니 누가 감히 우리와 맞서겠습니까?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당신의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 주신 하느님께서 그 아들과 함께 무엇이든지 다 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느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소하겠습니까? 그들에게 무죄를 선언하시는 분이 하느님이신데 누가 감히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스도 예수께서 단죄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서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 빛나는 구름 속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말씀이 들려 왔도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복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10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시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다. 그 때 예수의 모습이 그들 앞에서 변하고 그 옷은 세상의 어떤 마전장이도 그보다 더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고 눈부시게 빛났다. 그런데 그 자리에는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나타나서 예수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때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에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선생님을 모시고 하나는 모세를, 하나는 엘리야를 모셨으면 합니다." 하고 예수께 말하였다. 베드로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겁에 질려서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라 엉겁결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바로 그 때에 구름이 일며 그들을 덮더니 구름 속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잘 들어라."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제자들은 곧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예수와 자기들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었다 다시 살아날 때까지는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라." 하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 두었다. 그러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서로 물어 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예물로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파스카 축제를 준비하는 저희의 몸과 마음을 거룩하게 하소서. 우리 주....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제자들에게 미리 알려 주시고, 그 거룩한 산에서 당신 영광을 보여 주셨나이다. 또한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에 기록된 대로 수난을 통해서만 영광스럽게 부활한다는 것을 밝혀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끊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께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신 것처럼 우리도 아브라함과 같은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굴욕과 고난의 십자가는 바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지름길입니다. 그러나 고통과 수난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한다면 결코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영원한 생명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를 초대하여 주시며, 힘이 되어 주시고 양식이 되어 오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영광스러운 신비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진심으로 감사하오니, 저희가 이 세상에서도 천상 신비를 미리 맛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