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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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3일 수요일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

오늘 전례

전승에 따르면, 로마에 열두 사도 대성전을 봉헌할 때 제대 밑에 필립보 성인과 야고보 성인의 유해를 모셨다(565면 5월1일?)고 한다. 이러한 전승 때문에 서방 교회는 두 사도의 축일을 참께 지내게 되었다.
필립보는 베드로와 안드레아와 마찬가지로 베싸이다에서 태어났고, 예수님을 만나 그분의 제자가 되기 전에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요한 1,43-44 참조). 필립보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던 날, 예수님을 뵙게 해 달라고 청하는 몇몇 그리스 사람들을 위하여 중개를 맡는다(요한 12,20-22). 그리고 필립보는 무엇보다도 마지막 만찬에서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하고 청한 것으로 유명하다. 예수님께서 필립보의 청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필립보야,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예수님과 필립보의 이 대화는 오늘 교회가 바치는 기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본기도, 복음 환호성, 영성체송, 영성체 후 기도).
우리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의 형제 야보고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야고보를 예루살렘 교회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 "주님의 형제"(+62)와 같은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알패오의 아들과 주님의 형제를 같은 인물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야고보가 열두 사도의 무리에 든 인물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할 것이다(마르 3,18).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 야고보에게 나타나셨다(1고린 15,7)는 사실과 야고보 사도가 후에 신약성서의 정경이 된 서간(야고보서)하나를 남겼다는 사실뿐이다.

입당송

그들은 거룩한 사람들이니, 주님께서 거짓 없는 사랑으로 그들을 택하시고, 영원한 영광을 그들에게 주셨도다. 알렐루야.

본기도

해마다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을 기꺼이 지내게 하시는 하느님, 그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저희를 성자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게 하시어, 영원히 주님을 뵈옵는 복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성령의 권능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시어 복음화에 헌신하게 하시고, 저희의 발걸음을 이끌어 주시어, 삶의 증거로 그리스도를 전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첫째 독서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신 뒤 베드로에게 나타나시고, 후에 야고보와 모든 사도에게 나타나셨다는 것을 떠올린다. 사도들은 그리스도 부활의 첫 증인들이다(제1독서).

복음은 마지막 만찬에서 필립보와 예수님께서 나누신 대화를 전한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안에 계시고, 아버지께서는 예수님 안에 계신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보면 곧 하느님 아버지를 본 것이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일을 하셨듯이,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이제 예수님의 일을 하게 될 것이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1-8

형제 여러분, 전에 내가 전해 준 복음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되새겨 주려고 합니다. 이 복음은 여러분이 이미 받아 들였고 또 여러분의 믿음의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헛되이 믿는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내가 전해 준 복음 그대로 굳게 지켜 나간다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그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또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그 소리 온 땅으로 퍼져 나가도다.

○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얘기하고, 창공은 그 손수 하신 일을 알려 주도다. 낮은 낮에게 말을 전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도다. ◎

○ 그 말도 이야기도, 비록 소리 없어도, 그 소리 온 땅으로 퍼져 나가고, 그 말은 땅 끝가지 번져 가도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필립보,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니라.

◎ 알렐루야.

복음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6-14

그 때에 예수께서 토마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너희가 나를 알았으니 나의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알게 되었다. 아니 이미 뵈었다."
이번에는 필립보가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시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필립보야, 들어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같이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그런데도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니 무슨 말이냐? 너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못 믿겠거든 내가 하는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제 아버지께 가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들로 말미암아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다 내가 이루어 주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을 맞이하여 드리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 마음을 티 없이 깨끗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 저희에게 아버지를 뵙게 하여 주소서. 저희가 더 바랄게 없겠나이다. 필립보,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니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 사도들이 자신들의 삶을 온전히 복음 선포에 바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적인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하느님의 은총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몸을 모실 때마다 이러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저희 마음을 깨끗하게 하시어, 저희도 성 필립보와 성 야고보 사도와 함께, 성자 안에서 주님을 뵈오며,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