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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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25일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오늘 전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를 특별히 기념하고 그 신비를 묵상하는 날이다. 이 날은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첫 목요일이나 주일에 지내도록 되어 있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주일에 지내고 있다. 이 축일은 1264년 교황 우르바노 4세 때부터 공적으로 지내기 시작하였으며, 성체 축일과 성혈 축일을 따로 지내다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다음부터 함께 기념되고 있다.
1965년, 한굴 주교회의에서는 6월 25일에 가까운 주일을 '침묵의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였고, 1992년에 그 명칭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변경하여 북한 교회를 위한 기도 운동, 통일 준비 기금을 위한 2차 헌금 실시 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힘쓰고 있다.

<오늘의 전례>
오늘은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의 신비를 되새기는 날입니다. 성찬의 식탁에서 우리는 그리스도를 만나고 있습니다. 이 미사 동안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시는 사랑에 감사하며 그리스도와 함께 우리 모두 한 몸을 이루도록 다짐합시다.

입당송

나는 내 백성에게 알곡의 진미를 먹여 주고, 바위틈의 석청으로 배불렸으리라.

본기도

성체와 성혈의 놀라운 신비로 주님의 수난을 기념하게 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구원의 은혜를 느끼며, 이 신비를 공경하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주님께서는 성부와....

말씀의 초대

성체성사는 우리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뜻을 지니고 있다. 그 깊은 신비에 도달하려면 보이는 것에서 출발하여 믿는 것에 이르고, 더 나아가 믿는 것을 실행하여야 한다. '보이는 것'이란 빵과 포도주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물질적인 빵과 포도주를 사람들에게 먹고 마시라고 주신다. 주시고 받는 양쪽의 행위가 그리스도와 우리의 계약을 암시한다. '믿는 것'이란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미리 보여 주신 제사이다.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표징으로 인류에게 당신의 생명을 내주시며 당신의 파스카에서 온갖 은혜를 받아 누리게 하신다. 그리스도인들은 빵을 나눌 때마다, 당신을 내주시는 그리스도의 현존과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성사의 현존을 깨달아야 한다. 이제 '믿는 것을 실행'한다는 것은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삶은 인간존재를 충만하게 할 것이다. 보편적인 사랑을 실천하라는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사람들 가운데에 살아 계시며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다. 여기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이중 계명이 하나되고, 믿음과 삶은 다르지 않다는 체험을 입증하게 된다. 모세는 하느님의 제단과 백성 위에 피를 뿌리며 계약의 덕으로 하느님과 백성 안에 같은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려 준다. 같은 피를 나눈다는 것은 서로에게 속해 있고, 어느 한편이 어려움을 겪게 될 때에는 도와 주어야 할 의무를 지고 있음을 뜻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과 맺으신 계약으로 우리의 삶을 책임지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당신 아들의 생명을 내주시기까지 하셨다. 그런데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책임은 어떻게 수행되는가?(제1독서).

예수님께서 사제로 일하시는 성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니며,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제사는 히브리 사제들의 제사처럼 일회적인 것이 아니다. 그분의 제사는 한 번이었지만 영원한 효과를 지닌다. 예수님께서는 이 결정적인 제사로 새롭게 된 인간에게 아버지의 영원한 유산을 받게 하신다(제2독서).

복음서가 전하는 성체성사의 제정은 예수님의 죽음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의 죽음을 앞당겨 거행한 성사적 표징이다. 마지막 만찬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살과 피를 제자들에게 주신다. 이것은 새로운 계약의 예고이자 "흠 없는 어린양"의 희생으로 낙인될, 세상 끝날까지 그리스도의 죽음을 실현하는 성사가 될 것이다(복음).

제1독서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와 계약을 맺으시는 피다.>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24,3-8

그 무렵 모세가 백성에게 와서 주님의 모든 말씀과 모든 법규를 자세이 일러 주자. 온 백성은 입을 모아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다 따르겠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모세는 주님의 말씀을 다 기록한 다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 밑에 제단을 쌓고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표시하는 돌기둥 열두 개를 세워 놓았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 중 몇몇 젊은이들을 그리로 보내어 주님께 번제를 올리게 하고 수송아지들을 잡아 화목제를 드리게 하였다.
모세는 그 피의 절반을 받아 항아리에 담아 놓고, 그 절반은 제단에 뿌렸다. 그리고 나서 계약서를 집어 들고 백성에게 읽어 들려 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다 따르겠습니다."하고 다짐하였다.
모세는 피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뿌려 주며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와 계약을 맺으시는 피다. 그리고 이 모든 말씀은 계약의 조문이다."하고 선언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구원의 잔 받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 내게 주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사오리. 구원의 잔 받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 갸륵할쏜 주님의 눈에, 성도들의 죽음이여, 저는 당신의 종, 당신 여종의 자식이니이다. 주님께서 제 사슬을 끊어 주셨나이다. ◎

○ 주님, 당신 이름 높이 부르며, 찬미의 제사를 올리리이다. 주님의 모든 백성 앞에서 저의 서원을 채워 드리리이다. ◎

제2독서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합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9,11-15

형제 여러분,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존재하는 모든 좋은 것을 주관하시는 대사제로 오셨습니다. 그분이 사제로 일하시는 성전은 더 크고 더 완전한 것이며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창조된 이 세상에 속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는 단 한 번 지성소에 들어가셔서 염소나 송아지의 피가 아닌 당신 자신의 피로써 우리에게 영원히 속죄받을 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부정한 사람들에게 염소나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를 뿌려도 그 육체를 깨끗하게 하여 그들을 거룩하게 할 수 있다면 하물며 성령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흠 없는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의 양심을 깨끗하게 하는 데나 죽음의 행실을 버리게 하고 살아 계신 하느님을 섬기게 하는 데 얼마나 큰 힘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새로운 계약의 중재자이십니다. 그분은 사람들이 먼젓번 계약 아래서 저지른 죄를 용서받게 하시려고 죽으셨습니다. 따라스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느님께서 약속해 주신 영원한 유산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속가> 성체송가 : 21절부터 시작해서 짧게 할 수도 있다.
1. 시온이여 노래불러, 목자시요 인도자신, 구세주를 찬양하라.
2. 정성다해 찬양하라, 찬양하고 찬양해도, 우리능력 부족하다.
3. 생명주는 천상양식, 모두함께 기념하며, 오늘특히 찬송하라.
4. 거룩하온 만찬때에, 열두제자 받아모신, 그방임이 틀림없다.
5. 우렁차고 유쾌하게, 기쁜노래 함께불러, 용약하며 찬송하라.
6. 성대하다 이날축일, 성체성사 제정하심, 기념하는 날이로다.
7. 새임금이 베푼잔치, 새파스카 새법으로, 낡은예식 끝내도다.
8. 새것와서 옛것쫓고, 예표가고 진리오니, 암흑대신 광명온다.
9. 예수친히 명하시니, 만찬때에 행한예식, 기념하며 거행하라.
10. 거룩하신 말씀따라, 빵과술을 축성하여, 구원위해 봉헌한다.
11. 교우모두 믿는바라, 빵이변해 성체되고, 술이변해 성혈된다.
12. 물질세계 넘어서니, 감각으론 알수없고, 신덕만이 믿게한다.
13. 실물아닌 표징들인, 빵과술의 형상안에, 놀랄신비 감춰있네.
14. 살은양식 피는음료, 두가지의 형상안에, 같은주님 계시도다.
15. 나눔없고 가름없어, 온전하신 주예수를, 모든이가 모시도다.
16. 천만사람 모시어도, 같은주님 모심이라, 다하실줄 모르신다.
17. 선인악인 모시지만, 운명만은 서로달라, 삶과죽음 갈라진다.
18. 악인죽고 선인사니, 함께먹은 사람운명, 다르고도 다르도다.
19, 성체조각 나누어도, 조각마다 온전하게, 주예수님 계시옴을, 의심말고 믿어라.
20. 형상만은 쪼개져도, 표시되신 본체만은, 온전하게 그대로라, 손상됨이 없도다.
21. 천상의빵 우리양식, 길손들의 음식이며, 자녀들의 음식이니, 외인에게 주지말라.
22. 희생제물 이사악과, 파스카의 희생양과, 선조들이 먹은만나, 이성사의 예표로다.
23. 참된음식 착한목자, 예수님 자비를 베푸소서. 저희먹여 기르시고, 이에상 사는동안,
행복을 주옵소서.
24. 전지전능 주예수님, 죽을인생 돌보시어, 주님 잔칫상에 앉아, 성인들과 한가지로
즐기게 하옵소서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니,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이것은 내 몸이다. 이것은 나의 피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2-16.22-26

무교절 첫날에는 과월절 양을 잡는 관습이 있었는데 그날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께서 드실 과월절 음식을 저희가 어디 가서 차렸으면 좋겠습니가?"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제자 두 사람을 보내시며 "성안에 들어가면 물동이에 물을 길어 가는 사람을 만날 터이니 그를 따라가거라. 그리고 그 사람이 들어가는 집의 주인에게 '우리 선생님이 제자들과 함께 과월절 음식을 나눌 방이 있느냐고 하십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러면 그가 이미 자리가 다 마련된 큰 이층 방을 보여 줄 터이니 거기에다 준비해 놓아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이 떠나 성안으로 들어가 보니 과연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였다. 그래서 거기에다 과월절 음식을 준비하였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 축복하시고 제자들에게 떼어 나눠 주시며 "받아 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들어 감사의 기도를 올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건네시자 그들은 잔을 돌려 가며 마셨다. 그 때에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나의 피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내가 흘리는 계약의 피다. 잘 들어 두어라. 하느님 나라에서 새 포도주를 마실 그 날까지 나는 결코 포도로 빚은 것을 마시지 않겠다."
그들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올리브 산으로 올라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의 교회에 이 예물로 신비로이 드러나는 일치와 평화의 은혜를 자비로이 내려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사는도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주님께서 마련해 주신 구원의 보증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희망과 기쁨을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모실 때마다 희망을 갖고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잔치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세상에서 주님의 보배로운 몸과 피를 받아 모셨사오니, 영원히 주님과 함께 살 수 있는 은혜를 가득히 내려 주소서. 주님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