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0년 7월 2일 주일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오늘 전례

보편 교회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과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정하여, 성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전세계 모든 신앙인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주님의 도움을 청한다. 이 날은 전 교회의 목자이신 교황의 사목 수행을 위하여 특별 헌금을 바친다.

우리는 "인간은 왜 고통을 당하며 죽어야 하는가? 고통과 죽음은 어디서 왔으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과연 없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물음에 오늘 교회는 계시의 빛으로 답을 들려 줍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러한 고통과 죽음을 정복하셨고, 우리가 이분을 믿고 따를 때 고통과 죽음을 극복할 수 있음을 알려 줍니다. 아울러 오늘은 교황 주일로, 성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인 교황님을 위하여 특별히 기도하는 날입니다.

입당송

만백성 너희들은 손뼉을 쳐라. 기쁜 소리 드높이 주님 불러라.

본기도

천상 은총으로 저희를 빛의 자녀가 되게 하신 하느님, 저희가 또다시 오류의 어둠 속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고, 언제나 진리의 빛 속에 살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삶과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우리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흔들어 놓는 질병과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한계 앞에서도 영원한 삶을 희망하고 믿을 수 있는가?
오늘 복음의 두 이야기는 단순하고 신뢰에 찬 믿음의 모범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하나는 열두 살짜리 딸이 죽어 가는 것을 보는 야이로의 믿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열 두 해 동안의 하혈로 점점 생명이 소멸되어 가는 것을 느끼는 절망적인 여인이 보여 준 믿음이다. 어떤 이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예수님께는 죽음도 죽음이 아니다. 그것은 밤새 자고 일어나는 잠과도 같다. 그러므로 더욱 어두운 우리의 밤은 믿음을 통하여 부활의 새벽으로 인도될 것이다.


하느님께는 인간의 고통스러운 상황들에 대한 책임이 없으시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뜻과는 반대로 세상의 조화를 위태롭게 하고 죽음을 가져온 것은 끊임없이 죄를 짓고 있는 인간이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인간과 세상의 모든 피조물이 살기를 원하신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체험한 우리는 삶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가질 수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곧 우리 부활의 서곡이기 때문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보기에는 돈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수단이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고, 당신의 선물로 우리를 당신 생명에 참여하게 하셨다. 그러기에 우리도 우리의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 형제들에 대한 경제적인 도움은 단순히 인간에 대한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이며 복음의 증거이다(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연약한 인간 조건을 취하심으로써 인간의 절망적인 상황과 질병 그리고 죽음의 상황에 참여하신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런 모든 것이 인간에게서 추방되기를 바라시고, 악에 대한 저항과 아버지께 대한 전적인 신뢰를 보여 주시고자 기적을 행하신다. 기적은 악에 대항하는 외침과 같은 것이다. 또한 그것은 구원과 해방의 예언적 선포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 사시고자 하셨지만, 부활 안에서 새로운 인간 조건, 모든 악에서 해방된 인간 조건을 받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계신다(복음).

제1독서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1,13-15;2,23-24

하느님은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자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는다. 하느님은 모든 것을 살라고 만드셨으며, 세상의 모든 피조물은 원래가 살게 마련이다. 그래서 피조물 속에는 멸망의 독소가 없고, 지옥은 지상에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다. 덕스러운 자들은 지옥을 모르며, 의인은 죽지 않는다.
하느님은 인간을 불멸한 것으로 만드셨고, 당신의 본성을 본떠서 인간을 만드셨다.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은 악마의 시기 때문이니, 악마에게 편드는 자들이 죽음을 맛볼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저를 구하셨으니, 제가 당신을 높이 기리려 하나이다.

○ 주님께서 저를 구하셨으니, 원수들이 저를 웃지 못하게 하셨으니, 제가 당신을 높이 기리려 하나이다. 주님, 제 영혼을 명부에서 건져 주시고, 구렁으로 들지 않게 되살려 주셨나이다. ◎

○ 주님을 찬양하여라, 너희 성도들아, 거룩하신 그 이름에 감사 드려라. 그 노여우심은 잠시뿐이나, 그 어지심은 한평생 가나니, 울음이 저녁에 깃들어도, 새벽이면 즐거움이 있도다. ◎

○ 주님, 들어 주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몸을 돕는 분이, 주님, 되시옵소서. 이내 슬픈 울음을 춤으로 바꾸시니, 주 저의 하느님, 영원히 당신을 찬미하오리이다. ◎

제2독서

<넉넉하게 사는 사람은 궁핍한 사람들을 도와 주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2서 말씀입니다. 8,7.9.13-15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모든 일에 뛰어났습니다. 믿음이나, 언변이나, 지식이나, 열성이나, 우리에 대한 사랑에서 여러분을 따를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은혜로운 모금 사업에 있어서도 뛰어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얼마나 은혜로우신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부요하셨지만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여러분은 오히려 부요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지금 다른 사람들은 평안하게 해 주면서 여러분에게만 괴로운 부담을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공평하게 하려는 것뿐입니다. 지금 여러분이 넉넉하게 살면서 궁핍한 사람들을 도와 준다면 그들이 넉넉하게 살게 될 때에는 또한 여러분의 궁핍을 덜어 줄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공평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성서에, "많이 거둔 사람도 남지 않았고 적게 거둔 사람도 모자라지 않았다."고 기록된 대로 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드러내 보이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소녀야, 어서 일어나거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21-43<또는 5,21-24.35ㄴ-43>

그 때에 예수께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호숫가에 계셨을 때에 야이로라 하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를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제 어린 딸이 다 죽게 되었습니다. 제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살려 주십시오."하고 애원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를 따라 나서시었다.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밀어 대며 따라갔다.
<그런데 군중 속에는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증으로 앓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 하고 가산마저 탕진했는데도 아무 효험도 없이 오히려 병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러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군중 속에 끼여 따라가다가 뒤에서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그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손을 대자마자 그 여자는 과연 출혈이 그치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기적이 나간 것을 아시고 돌아서서 군중을 둘러보시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은 "누가 손을 대다니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 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둘러보시며 옷에 손을 댄 여자를 찾으셨다.
그 여자는 자기 몸에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예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병이 완전히 나았으니 안심하고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말씀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회당장에게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 선생님께 폐를 더 끼쳐 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들은 체도 아니하시고 회당장에게 "걱정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따라 오지 못하게 하시고 회당장의 집으로 가셨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사람들이 울며불며 떠드는 것을 보시고 집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왜 떠들며 울고 있느냐?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코웃음만 쳤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다 내보내신 다음에 아이의 부모와 세 제자만 데리시고 아이가 누워 있는 방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고 "탈리다, 쿰!" 하고 말씀하셨다. 이 말은 '소녀야, 어서 일어나거라.'라는 뜻이다.
그러자 소녀는 곧 일어나서 걸어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놀라 마지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엄하게 이르시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성사 거행으로 구원을 이루시는 하느님,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가 하느님께 올리는 합당한 제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내 안의 온갖 것도 그 이름 찬양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신앙을 지녔으므로, 죽음의 신비를 정면으로 마주 대할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어 죽음과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나 온 우주를 포용하셨기에, 그분을 믿는 우리는 고통과 죽음에 직면해서도 용기를 가질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사 때마다 받아 모시는 주님의 몸이 이를 보증해 줍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봉헌하고 받아 모신 거룩한 성체가 저희를 위한 새로운 생명의 원천이 되게 하시고, 저희가 사랑으로 주님과 하나 되어 길이 남을 열매를 맺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