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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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월 9일 주일

[연중 제14주일]

오늘 전례

예수님의 고향 사람들은 판에 박힌 선입견과 불신으로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웃, 손님, 병자, 나그네,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로 주님을 만날 수 있는 은총의 길입니다. 우리는 세상과 사람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어 그들을 받아들일 때 주님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입당송

하느님,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자비를 다시 생각나이다. 하느님, 당신의 이름처럼, 당신의 찬송이땅 끝까지 미치고, 당신의 오른손은 정의가 가득하시나이다.

본기도

타락한 세상을 성자의 수난으로 다시 일으키신 하느님, 저희에게 파스카의 기쁨을 주시어 죄의 억압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복음의 이야기는 짧고 단순하게 묘사되어 있다. 갈릴래아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이 실패와 고향 사람들에게 배척당함으로써 끝난다. 시작은 좋았다. 그분의 지혜와 행하신 기적에 대한 놀라움이 나자렛 사람들을 믿음으로 이끌 수 있는 질문을 하게 한 것이다.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여기에서 모세의 예고를 상기하는 것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너희 주 하느님께서는 나와 같은 예언자를 동족 가운데서 일으키시어 세워 주실 것이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신명 18,15).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실 때 일반적으로 그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택하신다. 그러나 나자렛 사람들의 믿음은 예수님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에서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도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이상하게 여기셨으며 아무 기적도 행하실 수가 없으셨다.
이 이야기는 사회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한다. 그 첫째는 선입견을 가지고 어떤 개인을 그저 신뢰하지 않음으로써도 그를 무능력하게 만들거나 옴짝달싹 못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를 질식시키는 힘에 그는 얼마나 의기를 잃고 마는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결정적인 판단이 그에게서 얼마나 기쁨을 앗아 가는지 아는가?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너무 자주 그들에게서 희망을 빼앗아 버린다. 또 달리 깨닫게 하는 사실이 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시기 위하여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에서 아무라도 우리에게 보내실 수 있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일 수도, 우리 가까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병자일 수도, 친구일 수도, 어쩌다 찾아오는 손님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과 만남은 우리의 마음이 열려 있고 준비되어 있다면 은총의 순간일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 보이신다.
하느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수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도 듣지 않는다. 에제키엘은 반역자들의 무리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들처럼 유배를 당해 성령에 '사로잡혀' 백성에게 말한다. 백성의 태도와는 관계없이 하느님의 말씀이 그들에게 선포된다. 예언자는 백성 가운데에 하느님의 말씀이 현존하심을 알려 주는 징표이다.(제1독서).
바오로는 그가 겪었던 신비로운 주님의 체험을 기억하였다. 그러고는 그를 교만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려고 하느님께서 자신의 육신 안에 알수 없는 가시, 곧 병을 주셨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을 물리치려 했었지만, 이제는 겸손하게 그것을 받아들인다. 하느님께서는 초인간적인 능력을 지닌 사람을 선택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는 인간 조건을 지니고 모든 한계를 받아들이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 일하신다. 우리는 약점으로 가득 찬 우리 안에서 주님을 만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고향에 복음을 선포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그분께서 지니신 지혜에 놀라기도 했지만, 또 다른 사람들은 그분의 출신에 동요되어 그분을 거부한다. 마르코는 여기서 복음은 이전의 것들에 대한 단절과 하나의 새로운 선택을 요구한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예수님의 가정과 가족들, 고향과 집은 '어머니요 형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분은 믿는 이들이 어머니요 형제이다(마르 3,35 참조). 세례와 성찬례는 우리도 주님 가정의 한 사람이 되게 한다(복음).

제1독서

<내 말을 전하는 자가 저희 가운데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 에제케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2,2-5

그 무렵 그는 나에게 기운을 불어넣으시어 일으켜 세우시고 말씀을 들려 주셨다.
"너 사람아! 나에게 반항하는 역적의 무리,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가 너를 보낸다. 그들은 조상 때부터 오늘까지 나를 거역하기만 하였다.
그 낯가죽이 두꺼운 자들, 그 고집이 센 자들, 그런 자들에게 내가 너를 보낸다. '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고 내 말을 전하여라. 본래 반항하는 일밖에 모르는 족속이라 듣지도 않겠지만, 듣든 안 듣든 내 말을 전하는 자가 저희 가운데 있다는 것만은 알게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저희 눈이 주님을 우러러보며, 어여삐 여기심을 바라나이다.

○하늘에 계시는 주님, 우러러 뵙나이다. 상전들의 손을 여겨보는 하인들 눈과 같이, ◎

○ 주부들의 손을 여겨보는 하녀들 눈과 같이, 저희 눈도 주 하느님 우러러보며, 어여삐 여기심을 바라나이다. ◎

○ 주님, 불쌍히 여기소서.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멸시만 실컷 받는 저희옵나이다. 부요한 자 비웃고, 거만한 자 업신여겨, 저희 영혼은 지긋지긋하여졌나이다. ◎

제2독서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나의 약점을 자량하려고 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2서 말씀입니다. 12,7ㄴ-10

형제 여러분, 내가 잔뜩 교만해질까봐 하느님께서는 내 몸에 가시로 짜르는 것 같은 병을 하나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서 나를 줄곧 괴롭혀 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교만에 빠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 고통이 내게서 떠나게 해 주시기를 주님께 세 번이나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는 이미 내 은총을 충분히 받았다. 내 권능은 약한 자 안에서 완전히 드러난다."하고 번번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약점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약해지는 것을 만족하게 여기며, 모욕과 빈곤과 박해와 곤궁을 달게 받습니다. 그것은 내가 약해졌을 때 오히려 나는 강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의 성령께서 나에게 내리시어, 간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나를 보내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6

그 무렵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셨다.
안식일이 되어 회당에서 가르치시자 많는 사람이 그 말씀을 듣고 놀라며 "저 사람이 어떤 지혜를 받았기에 저런 기적들을 행하는 것일까? 그런 모든 것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저 사람은 그 목수가 아닌가? 그 어머니는 마리아요,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유다, 시몬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다 우리와 같이 여기 살고 있지 않은가?" 하면서 좀처럼 예수를 믿으려 하지 않았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나 존경을 받는 예언자라도 자기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을 받지 못한다."
예수께서는 거기서 병자 몇 사람에게만 손을 얹어 고쳐 주셨을 뿐, 다른 기적은 행하실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믿음이 없는 것을 보시고 이상하게 여기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 바치는 이 예물로 저희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영원한 생명에 날로 더욱 가까이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복되다. 그 임께 몸을 숨기는 사람이여.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는 구원의 하느님이시며 또한 인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세사의 중심이며 정점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움직임이시며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움직임이십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이끄시는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 사랑의 신비가 완전히 드러나고 완성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큰 은혜를 충만히 받고 간절히 청하오니, 구원의 은총을 풍부히 내리시어, 저희가 끝없이 주님을 찬미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