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0년 7월 16일 주일

[연중 제15주일 (농민 주일)]

오늘 전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각자의 삶에서 예언자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복음 말씀을 전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봉사하는 생활이 곧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참된 예언자의 길입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농촌을 살리고 정신 문화 발전과 우리 사외의 인간화를 위하여 1995년 7월 셋째 주일을 농민 주일로 정하였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농민을 위하여 기도하는 날입니다.

입당송

저은 의로움으로 주님 얼굴을 뵈오리다. 깨어나 당신을 뵈옴으로 흡족하오리다.

본기도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보이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는 하느님, 그리스도교 신앙을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이름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사도들의 복음 선포 여행은 등에는 배낭을 메고 발에는 샌들을 신고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과는 아주 다른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어 당신의 메시아적 활동 범위가 넓어져 가는 것을 보신다. 제자들도 예수님의 과업과 운명을 함께하여 하느님 나라의 예언적 선포에 몸바친다. 옛날에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던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지금도 인간의 말을 통하여 당신을 전하신다. 목자이며 농부였던 아모스가 그랬던 것처럼, 갈릴래아의 이 어부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하여 준비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지적 능력이나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들도 아니고 고귀한 가문의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 그들에게 인간적으로 안전을 보장해 주던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활동하시게 한다. 하느님께 사로잡히고 그리스도께 선택된 제자들은 앞으로 나아가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음을 선포하여야 한다.

아모스는 무슨 권리로 말하는가? 누가 그에게 성소의 위선과 지도자들의 거짓 영예 추구를 그만두게 하는 사명을 주었는가? 아모스는 그의 뜻과는 상관없이, 안정된 직업과 편안한 환경에서 하느님께 '붙들려 나와' 예언자가 되었다. 원하지 않았던 이러한 분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자유롭게 하고, 그 말씀을 전하는 이의 의도를 순수하게 한다(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계획하고 계신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세상을 창조하셨다. 인류는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계획의 충만한 성취와 완성을 향하여 나아간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인 모든 사람은 새로이 창조되어 한 몸을 이루며 형제애를 나누는 같은 식탁에 앉는다. 이것은 하느님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의 결정적인 결합을 드러내 주는 표징이다. 이루어야만 할 변화를 이미 자기 안에서 완성시킨 사람이 있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분에게 장차 있을 변화의 누룩이 이미 우리 안에 주어졌다. 성령이시다. 모든 성찬례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그러한 계획을 기억하고, 거기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며 하느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기다린다. 우리 생활 안에서 날마다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하느님 계획의 한 국면이다(제2독서).

당신 가족에게 배척받으신 예수님께서는 믿음에 바탕을 둔 보편적 가족 관계를 예고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사도들에게 구원된 백성을 일치시키는 임무를 맡기시고, 사도들은 열정적인 믿음으로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은 포교의 유일한 수단이며 유일한 준비물이다. 참된 믿음은 자유롭고 책임 있는 결정과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능력으로 확인된다(복음).

제1독서

<나의 백성에게 가서 말을 전하여라.>
¶ 아모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7,12-15

그 무렵 [베델의 사제] 아마지야는 아모스에게 말하였다.
"이 선견자야, 당장 여기를 떠나 유다 나라로 사라져라. 거기 가서나 예언자 노릇을 하며 밥을 빌어먹어라. 다시는 하느님을 팔아 베델에서 입을 열지 마라. 여기는 왕의 성소요 왕실 성전이다."
아모스가 아마지야에게 대답했다. "나는 본시 예언자가 아니다. 예언자의 무리에 어울린 적도 없는 사람이다. 나는 목자요 돌무화과를 가꾸는 농부다. 나는 양 떼를 몰고 다니다가 주님께 잡힌 사람이다.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가서 말을 전하라고 하시는 주님의 분부를 받고 왔을 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보이소서. 또한 저희에게 구원을 주소서.

○ 주 하느님 말씀을 제가 듣고 싶사오니, 당신의 백성과 성도들에게 정녕 평화를 말씀하시나이다. 당신을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구원이 정녕 가까우니, 당신의 영광이 우리 땅에 계시게 되리라. ◎

○ 자비와 충성이 마주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함께 입맞추리라. 땅에서 충성이 움터 나오면,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 ◎

○ 주님께서 행복을 내려 주시면, 우리 땅은 열매를 맺어 주리라. 정의가 당신 앞을 걸어 나가면, 구원은 그 걸음을 따라가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 주셨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1,3-14<또는 1,3-1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 온갖 영적 축복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게 하시려고 천지창조 이전에 이미 우리를 뽑아 주시고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를 거룩하고 흠 없는 자가 되게 하셔서 당신 앞에 설 수 있게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시고 기뻐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거저 주신 이 영광스러운 은총에 대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죄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풍성한 은총으로 우리에게 온갖 지혜와 총명을 넘치도록 주셔서 당신의 심오한 뜻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를 시켜 이루시려고 하느님께서 미리 세워 놓으셨던 계획대로 된 것으로서 때가 차면 이 계획이 이루어져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하나가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뜻하신 대로 이루시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계획을 따라 우리를 미리 정하시고 택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맨 먼저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를 통하여 여러분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는 복음 곧 진리의 말씀을 듣고 믿어서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는 표로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약속하셨던 성령을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받을 상속을 보증해 주시고 하느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하여 주십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저희 마음의 눈을 밝혀 주시어, 저희의 희망찬 소명을 깨닫게 하여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파견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7-13

그 때에 예수께서 열두 제자를 불러 더러운 악령을 제어하는 권세를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셨다. 그리고 여행하는 데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며 먹을 것이나 자루도 가지지 말고 전대에 돈도 지니지 말며 신발은 신고 있는 것을 그대로 신고 속옷은 두 벌씩 껴입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서 누구의 집에 들어가든지 그 고장을 떠나기까지 그 집에 머물러 있어라. 그러나 너희를 환영하지 않거나 너희의 말을 듣지 않는 고장이 있거든 그 곳을 떠나면서 그들에게 경고하는 표시로 너희의 발에서 먼지를 털어 버려라."
이 말씀을 듣고 열두 제자는 나가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며 마귀들을 많이 쫓아 내고 수많은 병자들에게 기름을 발라 병을 고쳐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성체성사로 신자들에게 성덕을 더해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참새도 집이 있고, 제비도 새끼 두는 둥지가 있사와도, 제게는 당신의 제단이 있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주님, 당신의 집에 사는 이는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세례성사로 우리는 주님의 예언자직을 나누어 받았습니다. 예언자는 세상을 향하여 큰 소리로 외쳐야 합니다. 주님의 사랑과 자비가 무엇인지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이 시대의 참된 정의가 무엇이고 인간답게 사는 길이 무엇인지를 소리 높여 외쳐야 합니다. 그러나 그 외침에는 반드시 사랑의 삶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선물을 받고 비오니, 성체를 자주 모심으로써 저희 구원의 열매가 날로 자라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