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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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 27일 주일

[연중 제21주일]

오늘 전례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예수님의 이 물음 앞에서 우리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예수님을 떠나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 뒤섞이든가, 예수님 편에 서서 베드로처럼 신앙을 고백하여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이 신앙고백을 세기를 내려오며 거듭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입당송

주님, 귀를 기울이시어, 들어 주소서. 당신께 바라는 이 종, 주님, 살려 주소서. 밤낮으로 당신께 부리짖고 있사오니,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 어여삐 여기소서.

본기도

신자들을 한마음 한뜻이 되게 하시는 하느님, 저희가 주님의 계명을 사랑하고 주님의 약속을 갈망하며, 참 기쁨이 있는 곳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생명의 빵에 관한 담화 끝에 예수님께서는 다시 한번 되풀이하여 강조하셨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다." 이 말씀으로 제자들에게도 불신이 스며들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따르기를 포기하고 떠나간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스승이시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담화 전부를 '살'이라는 말을 근거로 전개하셨다. 그 살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먹어야만 하는 당신의 살이다. 이제 결론을 내리신다.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다." 살도 피도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하고 믿음을 고백하도록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예수님의 살과 피가 그분의 파스카 안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얻기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 "사람의 아들이 전에 계셨던 곳으로 올라가시는 것을" 볼 때에 제자들은 모든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 물으신다. " 자, 너희도 떠나가겠느냐?' 우리는 그분을 따르기를 멈추고 떠나 버린 제자들처럼 떠날 것인지, 아니면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하고 대답한 베드로와 함께 열두 제자의 그룹에 계속 머무를 것인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그것은 신앙의 모험이다. 참으로 믿는 존재가 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일지라도, 어느 누구도 그의 구체적인 실존 상황과 믿음의 고백 사이에 놓여 있는 차이를 직접 가늠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예수님만을 믿으며, 그분께서 주시는 빵으로 양육되어 날마다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심하여야 한다.

세겜에 모인 여러 지파 사람들은 선택된 백성으로서 결단을 내려야 할 새로운 국면에 부딪힌다. 그들이 일치할 수 있었던 것은 주 하느님께 대한 신앙 때문이다. 각 지파는 유일신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기 위하여 각자의 신을 버린다. 그들을 한 백성이 되게 한 것은 정치적이거나 종족적인 동기가 아니라 오직 종교적인 동기였다. 그들은 이제 그것을 다시 확인하고 하나가 된다. 같은 모양으로, 정치와 문화가 다른 다양한 종족이 같은 신앙 안에 하나 되어 교회를 이룬다(제1독서).

사도 바오로는 당대의 혼인 관계에 대한 인식과는 달리, 그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을 일치시키는 커다란 사랑의 신비를 본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안에서 당신을 우리에게 내어 주셨고, 세례로써 우리를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하셨다. 그리하여 놀랍게도 인간의 사랑은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그 깊이와 진실성을 이어받게 되었다.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은 총체적이고 취소할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사랑은 구원에 이르는 길이다. 남자와 여자의 혼인 관계는 서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드러내 보여 주는 계시가 되고, 그분을 향한 여정이 되어야 한다(제2독서).

복음의 표현은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 솔직히 말하면,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를 흔들어 놓고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게 한다. 듣는 사람을 쓰다듬어 주지 않는다.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이 이해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거나 걸림돌이 된다면 십자가는 또 무엇인까? 믿음은 이해가 아니다. 그것은 투신하기로 모험을 하는 것이다. 그 투신이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지니신' 분을 향한 것이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일 수 있을까?(복음).

제1독서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 여호수아서의 말씀입니다. 24,1-2ㄱ.15-17.18ㄴ

그 무렵 여호수아는 온 이스라엘 지파들을 세겜으로 소집하였다. 이스라엘의 장로, 어른, 법관, 공무원들이 그의 부름을 받아 하느님 앞에 나서자 여호수아는 온 백성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주님을 섬기고 싶지 않거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여러분이 오늘 택하시오.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에서 여러분의 조상들이 섬기던 신을 택하든지, 여러분이 들어와서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인의 신을 택하든지 결정하시오. 그러나 나와 내 집은 주님을 섬기겠소."
백성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주님을 저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다니 될 법이나 한 말입니까?
우리를, 아니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내신 분이 바로 우리 주 하느님이신데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바로 우리 눈앞에서 그렇듯이 큰 기적들을 보여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리고 우리가 이리로 오는 도중에 시종 지켜 주셨고 우리가 여러 민족들 사이를 뚫고 지나오는 동안 줄곧 지켜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그 찬미가 항상 있으리라. 내 영혼아, 주님 안에서 자랑해 보아라. 없는 이들 듣고서 기뻐들 하여라. ◎
○ 주님의 눈은 의인을 굽어보시고, 당신의 귀는 그 부르짖음을 들으시나니, 주님의 얼굴은 악을 하는 자들을 노려 보시며, 그들의 이름을 땅에서 없애려 하시나니. ◎
○의인들이 외치는 소리를 주님께서 들으시고, 그들의 근심 걱정을 다 풀어 주시었도다. 마음이 부서진 이를 주님께서는 가까이하시고, 넋이 꺾인 이들을 구하시도다. ◎
○ 올곧은 사람은 불행이 많아도, 주님께서는 그 모든 고난에서 건져 주시며, 고스란히 그의 뼈를 지켜 주시니, 그 마디 하나도 아니 부러지리라. ◎
○ 악인은 악으로 해 죽음을 당하고, 의인을 미워하는 자 벌을 받으리라. 주님께서 당신 종의 목숨을 구하시니, 당신께 피하는 이 죄를 받지 않으리라. ◎

제2독서

<참으로 심오한 진리가 담겨져 있는 이 말씀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말해 줍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5,21-32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공경하는 정신으로 서로 복종하십시오. 아내 된 사람들은 주님께 순종하듯 자기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인 교회의 구원자로서 그 교회의 우두머리가 되시는 것처럼 남편은 아내의 주인이 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것처럼 아내도 모든 일에 자기 남편에게 순종해양 합니다.
남편 된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몸을 바치신 것처럼 자기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는 물로 씻는 예식과 말씀으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의 몸을 바치셨습니다. 그것은 교회로 하여금 티나 주름이나 그 밖의 어떤 추한 점도 없이 거룩하고 흠 없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당신 앞에 서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남편 된 사람들도 자기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자기 몸을 미워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 몸을 기르고 보살펴 줍니다. 그리스도께서도 교회를 기르시고 보살펴 주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입니다.
성서에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룬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참으로 심오한 진리가 담겨져 있는 말씀입니다. 나는 이 말씀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말해 준다고 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 당신의 말씀은 영이요 생명이시니,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고 계시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60-69

그 대에 제자들 가운데 여럿이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예수께서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알아채시고 "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이다.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며 자기를 배반한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예수께서는 또 이어서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사람이 아니면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갔으며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보시고 "자,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너희도 떠나가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이 보내신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또 압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그리스도께서 바치신 단 한 번의 제사로 저희를 자녀로 삼으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주님의 교회에 일치와 평화의 선물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 일하시는 보람이 땅에 가득하오니, 사람은 흙에서 밀을 거두고, 그 마음 흥겨워지는 포도주를 얻게 되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셔 들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매우 중대한 결단입니다. 우리도 미사 때마다 우리의 양식으로 오시는 그분을 모시면서 우리의 신앙을 더욱 굳게 하고, 이 신앙을 바탕으로 주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자비로 저희 잘못을 고쳐 주시어, 저희가 모든 일에서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