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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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17일 주일

[연중 제24주일]

오늘 전례

우리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스승이시며 주님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마음과 생각으로만 믿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분의 수난과 자기 봉헌, 크신 사랑을 체험하고 나눌 때에야 비로소 그분의 참다운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깊이 인식하여,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입당송

주님,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소서. 이에 당신 예언자들의 진실함이 드러나리이다. 당신의 종, 당신 백성 이스라엘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본기도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 저희가 주님의 자비를 깨닫고,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에 저희가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령께 순종하며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라 살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이러한 질문은 언제나 제기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신원에 관한 의문은 예수님께서 아직 이 땅에 계실 때부터 줄곧 사람들에 의하여 제기되어 왔다. 그분께서 지니신 권위에 탄복한 어떤 사람들은 "이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루가 4,22)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그분을 선동가로 보거나 논쟁가 또는 마귀 들린 사람으로 보기도 하였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분을 예언자로 여기기도 하였다. 베드로는 의심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메시아이시고, 이스라엘의 해방자이시며 구세주가 되실 것이다. 메시아! 그분께서는 과연 당신 백성에게 어떤 해방, 어떤 구원을 가져다 주실 것인가? 예수님께서 당신은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할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을 때, 베드로는 항의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엄하게 꾸짖으시며 말씀하신다. "메시아에 대한 네 생각은 인간적인 것이지,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로구나!"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기다리던 정치적인 메시아는 아니시다. 예수님의 행적은 그러한 인간적인 기대로는 바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그분께서는 인류사를 빛낸 여러 성현들 중의 한 분이신가? 아니면 슈퍼 스타? 또는 잠시 사람들에게 각광받고는 사라지는 일시적인 영웅이신가?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도 물으신다. "너에게 나는 누구인가?" 예수님에 대하여 알려져 있는 일반적인 이해와 내가 나의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만나는 예수님은 전혀 다르다. 십자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실존의 진리이다. 그것은 고난받는 종의 모습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아의 제자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게 하는 기준이다. 우리가 그분의 제자가 되고 그분과 참된 우정을 나눈다는 것은 그분의 삶에 동참하는 것을 뜻한다. 그분께서는 고난의 길을 가신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의 소명 역시 그 길에 동참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자기 동족에게 박해를 받은 예언자는 하느님께 자신의 변호를 맡긴다. 그는 하느님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바로 그러한 고난을 겪으셨다. 그분께서는 사람들이 마음으로부터 미움에서 해방되도록 불의를 받아 내셨다. 사랑은 무의미하고 어쩌면 가혹하게까지 보이는 십자가의 논리를 따라야 한다. 그것은 다른 이들이 우리의 사랑을 통하여 다시 살도록 그들의 미움을 받아 죽는 것이다(제1독서).

야보고 사도는 실천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말한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을 믿어 구원되지만, 참된 믿음은 그 결실로 드러난다.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미천한 이들에게 그가 베푼 자선이 그의 믿음을 입증한다(제2독서).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적개심은 커 가고, 헤로데 당원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민다. 세례자 요한은 참수당하였고,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도 예언자들의 고통스런 운명의 길을 가셔야 한다고 예언하신다. 그러나 베드로와 사도들은 이러한 말씀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당시 사도들의 어려움은 여전히 우리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십자가는 매번 우리의 삶을 혼란하게 한다. 그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바라는 것 중에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십자가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알게하는 핵심적인 신비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0,5-9ㄱ

주 하느님께서 나의 귀를 열어 주시니, 나는 거역하지도 아니하고 꽁무니를 빼지도 아니한다. 나는 때리는 자들에게 등을 맡기며, 수염을 뽑는 자들에게 턱을 내민다. 나는 욕설과 침뱉음을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도 않는다.
주 하느님께서 나를 도와 주시니, 나 조금도 부끄러울 것 없어 차돌처럼 내 얼굴빛 변치 않는다. 나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줄 알고 있다.
하느님께서 나의 죄 없음을 알아 주시고 옆에 계시는데, 누가 나를 걸어 송사하랴? 법정으로 가자. 누가 나와 시비를 가리려느냐? 겨루어 보자.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나를 도와 주시는데, 누가 감히 나를 그르다고 하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나는 거닐리라. 주님 앞에서. 생명의 지역에서 거닐리라.

○ 주님을 나는 사랑하노라. 당신께서는 애원하는 소리를 들어 주시고, 내가 당신을 부르던 그 날, 당신의 귀를 기울여 주셨음이로다. ◎
○ 죽음의 올가미가 나를 에우고, 지옥의 올무가 나를 덮쳐, 슬픔과 괴로움에 잠겨 있었노라. 나는 당신 이름 부르며 빌었노라. "주님, 이 목숨 살려 주소서." 하고. ◎
○ 주님께서는 의로우시고, 다정도 하시어라. 우리들의 하느님께서는 인자도 하시어라. 순진한 사람을 주님께서는 지켜 주시니, 가엾던 이 몸을 살려 주셨도다. ◎
○ 죽을세라, 이 목숨 건지셨도다. 울세라, 이 눈들 지키셨도다. 넘어질세라, 이 발을 지키셨도다. 나는 거닐리라. 주님 앞에서 생명의 지역에서 거닐리라. ◎

제2독서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2,14-18

나의 형제 여러분, 어떤 사람이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행동으로 나타내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떨어졌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아무 것도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배부르게 먹어라." 하고 말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당신에게는 믿음이 있지만 나에게는 행동이 있소. 나는 내 행동으로 내 믿음을 보여 줄 테니 당신은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이라는 것을 보여 주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에게는 주님의 십자가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나니, 십자가를 통하여 세상은 나에 대해서 죽었고, 나는 세상에 대해서 죽었노라.

◎ 알렐루야.

복음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을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27-35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필립보의 가이사리아 지방에 있는 마을들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가시는 도중에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세례자 요한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예언자 중의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예수께서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자기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그 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임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다.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하게 하셨던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예수를 붙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시며 꾸짖으셨다.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놓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굽어 들으시고, 이 예물을 너그러이 받으시어,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드리는 이 예물이 모든 이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 당신 은총이 어이 이리 귀하신지, 인간의 자손들이 당신 날개 그늘로 숨어 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구원자이심을 신앙으로 고백하였습니다. 사도들의 신앙을 이어받은 우리는 주님께 어떠한 신앙을 가지고 있으며 그분을 어떤 분으로 모시고 있습니까?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 십자가는 피할 수 없는 길입니다. 생활 중에 이 십자가를 거부한 적은 없었습니까?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선물의 은총으로 저희 몸과 마음을 몸소 차지하시고, 저희 마음을 이끄시어 주님 성령의 힘으로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