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0년 10월 8일 주일

[연중 제27주일]

오늘 전례

교회는 오늘 우리에게 혼인의 단일성을 가르쳐 줍니다. 혼인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끊임없이 보여 주시는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두 인격체의 결합인 혼인은 곧 거룩한 소명이며 깨질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혼인성사의 참뜻을 깨달아 사랑을 이루어 가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주님, 모든 것이 당신 뜻에 예속되어 있사오니, 당신의 뜻을 거역할 사람은 하나도 없나이다. 당신께서는 하늘과 땅과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모든 것의 주인이시나이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기도를 들어 주시어 저희 공로와 바람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또한 이 희년이 아버지의 은총으로 참된 회개의 때,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께 돌아가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는 주변에서 혼인 생활에 실패하는 부부들을 많이 본다. 혼인의 실패는 깊고 아픈 상처를 남긴다. 창세기의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혼인의 파기는 부부에 관한 하느님의 계획을 따르는 것이 아님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준다. 마르코의 진술은 혼인을 단순히 법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반응도 언급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혼에 대하여 단연코 "안된다"고 말씀하신다. 혼인은 인간의 의지로 맺고 풀 수 있는 계약이 아니다. 혼인은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곧 하느님께서 몸소 그 안에 개입하신 결합이다. 혼인은 하느님께서 이루시는 일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것을 존중하여야 한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님께 한 질문은 완전히 특별한 형태의 이혼과 관련된 것이다. 그것은 남편이 아내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고 그녀에게 다른 남자와 혼인하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당시의 유다 사회에서 남편과 아내는 법률적으로 전혀 동등하지 않았다. 여자는 다른 재물과 마찬가지로 남자의 소유물일 따름이었다. 여자는 남편의 충실을 요구할 아무런 권리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의 간음을 법적으로 고소할 수 없었다. 여기에 대하여 예수님께서는 남편이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 간음 행위임을 명백하게 선언하신다. 혼인은 두 사람이 절대적으로 동등하게 의무를 지는 풀 수 없는 결합니다.
이러한 원칙의 확인이 혼인 생활의 실패에서 생기는 모든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부부의 결합에 대한 이러한 가르침으로 부부는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완전 무결한 사랑의 징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자의 존재 가치는 지배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는 데에 있다. 그는 곁에서 여자를 발견하고는 기뻐서 사랑의 탄성을 질렀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 창세기의 이 말씀은 남자와 여자의 깊은 일치를 표현하고 있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고 일치하며 '오직 한 몸'이 되기 위하여 창조되었다. 그들이 이루는 사랑의 일치는 그들의 온 생애를 아름답게 장식할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시련을 겪으셨다.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인간 조건에 온전히 참여하신 것이다. 그분께서는 온 인류를 위하여 사셨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동반자가 되셨다. 우리 곁에 사시면서 우리의 무기력한 본성까지도 부끄러워하지 않으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형제가 되셨다. 다른 사람의 인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그들의 삶에 참여하여 그들 안에서 희망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죽을 인간에게 희망을 주시려고 인간의 죽음에 참여하신 것이다(제2독서).

히브리 율법에 따르면 이혼은 남자들의 특권이다.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이혼 결정의 책임은 여자에게도 있다. 그러시면서 예수님께서는 당대의 모든 지혜를 초월하는 보편적 메시지를 말씀하신다. 그것은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모세의 법전에 매여 있는 반면,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가신다. 하느님의 계획은 거룩한 율법이 아니라 사랑이다. 바리사이의 전통에 매여 있는 제자들 역시 예수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는 의미 있는 답변을 하신다. 어린이를 통하여 계시되는 창조의 순결과 거룩함을 열망하지 않는 사람은, 다가오고 있는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는 말씀이다(복음).

제1독서

<둘은 한 몸이 되게 되었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2,18-24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의 일을 거들 짝을 만들어 주리라." 그리고 나서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하나하나 진흙으로 빚어 만드시고, 아담에게 데려다 주시고는 그가 무슨 이름을 붙이는지 보고 계셨다.
아담이 동물 하나하나에게 붙여 준 것이 그대로 그 동물의 이름이 되었다.
이렇게 아담은 집짐승과 공중의 새와 들짐승의 이름을 붙여 주었지만 그 가운데는 그의 일을 거들 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다음, 아담의 갈빗대를 하나 뽑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시고는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신 다음, 아담에게 데려오시자 아담은 이렇게 외쳤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지아비에게서 나왔으니 지어미라고 부르리라!" 이리하여 남자는 어버이를 떠나 아내와 어울려 한 몸이 되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우리에게 한평생 모든 날에 복을 내리시도다.

○ 복되어라,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그 도를 닦는 자는, 수고의 열매를 먹고 살리니, 너는 복되고 모든 일이 잘 되리라. ◎
○ 너의 집 안방에는 네 아내가 마치도 열매 푸진 포도나무인 듯, 너의 상 둘레에는 네 자식들이 마치도 올리브의 햇순들 같도다. ◎
○ 옳거니,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렇듯이 복을 받으리로다. 주님께서 시온에서 네게 복을 내리시어, 한평생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게 하시기를 바라노라. ◎
○ 네 자식들 또 자식들을 보게 하여 주시기를, 이스라엘에 평화 있기를 빌고 바라노라. ◎

제2독서

<사람을 거룩하게 해 주시는 분과 거룩하게 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근원에서 나왔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2,9-11

형제 여러분, 우리가 알다시피 예수께서는 죽음의 고통을 당하심으로써 잠시 동안 천사들보다 못하게 되셨다가 마침내 영광과 영예의 관을 받아 쓰셨습니다. 이렇게 예수께서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음의 고통을 겪으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소치입니다.
하느님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고 만물은 그분을 위해서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많은 자녀들이 영광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그들의 구원의 창시자로 하여금 고난을 겪게 해서 완전하게 하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람을 거룩하게 해 주시는 분과 거룩하게 된 사람들은 모두 같은 근원에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거리낌없이 그들을 형제라고 부르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고, 그분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성되는도다.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2-16<또는 10,2-12> 짦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 때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와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모세는 어떻게 하라고 일렀느냐?" 하고 반문 하셨다.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은 허락했습니다." 하고 그들이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굳을 대로 굳어져서 이 법을 제정해 준 것이다."
그런데 천지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부모를 떠나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돌아와서 제자들이 이 말씀에 대하여 물으니 예수께서는 "누구든지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 그 여자와 간음하는 것이며 또 아내가 자기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간음하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께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시기를 청하자 제자들이 그들을 나무랐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화를 내시며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하느님의 나라는 이런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코 거기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어린이들을 안으시고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께서 손수 제정하신 이 제사를 받으시고,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며, 저희 안에서 주님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서는 당신께 바라는 사람과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좋으신 분이로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주님을 우리 사랑의 보증인으로 모셔야 합니다. 죄와 이기심은 사람들을 갈라지게 만들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로 맺어 주십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하나로 묶어 주시는 분도 주님이시고, 혼인의 사슬이 끊어지지 않게 돌보시는 분도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모시는 성체가 이를 보증해 줍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주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은총으로 힘을 얻고 자라나, 마침내 주님을 뵈옵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