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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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0월 29일 주일

[연중 제30주일]

오늘 전례

어둠 속에 사는 소경이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예수님의 뒤를 따라 나선 소경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진정으로 회개하여 어둠에서 벗어나 눈을 똑바로 뜨고 주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입당송

주님을 찾는 마음은 즐거워하여라. 주님을 생각하여라. 그 권능을 생각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그리워하여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바람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께서 약속하신 바를 얻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이 아버지의 은총으로 참된 회개의 때,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께 돌아가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서 예수님께서는 수난 예고에 놀라 앞 못보는 소경과 같은 제자들에 앞서 걸어가신다. 제자들은 사람의 아들이 고난을 겪고 죽어야 한다는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느님의 아들의 참된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 바르티매오의 치유 이야기를 하면서 마르코는 확실히 열두 제자들 넘어서 수난의 길을 가시는 예수님을 따르라고 부름 받은 자기 시대의 그리스도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 수난의 의미를 깨달아 그 길을 용감하게 걸으라는 것이다. 수난의 의미를 깨닫는 것은 소경이 눈을 뜨는 것과 같다.
길가에 앉아 동냥하던 소경은 군중과는 달리 예수님께서 누구신지를 이해한다. 바르티매오는 확신하여 큰 소리로 외친다. 그는 자기를 고쳐 주려고 부르시는 분께 믿음으로 벌떡 일어나 달려간다. 그는 믿음의 혜안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치유의 기적 이야기가 아니다. 바르티매오는 참된 제자와 믿는 이들의 모든 공동체의 표상이다. 눈을 뜬 소경은 즉시 예수님을 따라 나섰다. 오늘 복음은 모든 믿는 이에게 그렇게 믿음의 혜안을 가지고 예수님을 따르라고 가르친다.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 앉아 있는 이들"(루가 1,79)의 상징인 바르티매오는 그렇게 해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눈뜨기를 갈망하는 모든 이의 모범이 된다. "사람들을 해방하는 분이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그분을 보여 줄 것이다"(파스칼). 십자가의 표징 아래 드러나는 사랑을 보라.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죽음을 위로하시고 많은 눈물을 닦아 주시는 하느님의 부드러운 손을 보라. 정의의 태양처럼 가난한 이들의 수평선 위로 들어올려지는 하느님 아들의 얼굴을 보라. 교회와 세상 안에서 쇄신의 수많은 노력들 안에 이미 작용하는 부활을 보라. 우리는 다윗의 자손에게 믿음의 눈을 가지게 해 달라고 청하여야 한다. "선생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위기가 극도에 이르렀을 때 어느 길을 따라야 할 것인지를 분별할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예레미야가 이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국가적으로 재앙이 가득하고 백성이 적에게 끌려가는데 예레미야는 그 몰락의 복된 결과를 예고한다. 백성이 충실하고 외국 땅에서도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다면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포로 생활에서 자유롭게 해 주실 것이다. 오늘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이 내일은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게 될 것이다(제1독서).

사제는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오간다. 그는 모든 이의 죄를 짊어지기도 하고 하느님의 용서를 전하여 주기도 한다. 사제는 하느님의 지칠 줄 모르는 자비를 증언하기 위하여 선택된 사람이다. 여기에 한 분뿐이신 참된 사제가 있다. 그분은 인간의 연약함과 높으신 분의 쇄신하는 능력을 함께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데에 참여한다. 그들의 임무는 하느님께나 또 다른 누구에게 떠넘길 수 없는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고난을 맞을 준비를 갖추신다. 사도들은 영광과 개선만을 생각한다. 그들은 스승의 고통스러운 예견을 이해하지 못한다. 바르티매오가 눈을 뜨고 보게 된 것처럼 제자들도 보게 될 것인가? 기쁨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자세는 우리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의 실상을 보지 못하게 한다. 오직 믿음만이 역사의 의미를 바로 볼 수 있는 분명한 시각을 우리에게 줄 것이다. 부활하신 분의 영광에 이르는 발걸음은 골고타의 비천함을 거쳐 가야 한다. 그래야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나실 때에 우리의 눈이 그분을 알아보고 그분께 우리의 사랑을 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복음).

제1독서

<소경과 절름발이가 위로받으며 돌아오리라.>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 31,7-9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환성을 올려 야곱을 맞이하여라.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구해 주셨네. 이스라엘의 남은 백성을 구해 주셨네.' 종주산 위에서 이렇게 소리 높여 찬양하여라.
보아라, 내가 북녘 땅에서 그들을 데려오리라. 땅 이끝 저끝에서 모아오리라. 소경, 절름발이, 아기 가진 여자, 아기 업은 여자도 섞여, 큰 무리를 이루어 돌아오리라.
그들은 울면서 떠나간 길을, 위로받으며 돌아오리라. 넘어지는 사람 하나 없도록, 탄탄대로로 해서 시냇물가로 인도하리라. 나는 이스라엘의 아비요, 에브라임은 나의 큰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과연 저희에게 큰 일을 하셨기에, 저희는 못 견디게 기뻐했나이다.

○ 시온의 귀양을 풀어 주님께서 돌려 보내실 제, 저희는 마치 꿈만 같았나이다. 그 때에 저희 입은 웃음이 가득하고, 흥겨운 노랫가락 혀에 넘쳤나이다. ◎
○ 그 때에 이방인이 이르기를, "하느님께서 저들에게 큰 일을 해 주셨다." 주님께서 과연 저희에게 큰 일을 하셨기에, 저희는 못 견디게 기뻐했나이다. ◎
○ 주님, 사로잡힌 저희 겨레를 남녘 땅 시냇물처럼 돌려 주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리이다. ◎
○ 뿌릴 씨를 가지고 울며 가던 그들은 곡식단 들고 올 제 춤추며 돌아오리이다. ◎

제2독서

<너는 멜기세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영원한 사제이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5,1-6

대사제는 누구나 사람들 가운데서 뽑혀서 사람들을 대표하여 하느님을 섬기는 일을 맡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대사제는 속죄를 위해서 예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입니다. 대사제는 자기도 연약한 인간이므로 무지하거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을 동정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이렇게 연약하기 때문에 백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속죄의 제물을 바쳐야 하는 것입니다.
이 영예로운 직무는 자기 스스로 얻은 것이 아니라 아론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서 얻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대사제의 영광스러운 자리를 스스로 차지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 영광스러운 자리는,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하고 말씀하신 하느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또 성서의 다른 곳을 보면, "너는 멜기세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영원한 사제이다"하신 말씀도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드러내 보이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이니다. 10,46-52

예수와 제자들이 예리고에 들렀다가 다시 길을 떠날 때에 많은 사람들이 따라가고 있었다. 그 때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앞 못 보는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예수라는 소리를 듣고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여러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소리질렀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 오너라." 하셨다. 그들이 소경을 부르며 "용기를 내어 일어서라, 그분이 너를 부르신다," 하고 일러 주자 소경은 겉옷을 벗어 버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왔다.
예수께서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예수의 말씀이 떨어지자 곧 소경은 눈을 뜨고 예수를 따라 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 앞에 봉헌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승리를 저희가 기꺼워하고, 저희 주 하느님의 이름으로 깃발을 올리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이 절규를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하셨습니다. 확신에 찬 믿음으로 주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주님께서는 상처입고 고통받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고 당신을 알아볼 수 있는 눈과 당신을 따라 나설 수 있는 용기를 주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저희에게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현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