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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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5일 주일

[연중 제31주일]

오늘 전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나중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신 법을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롭게 하시고 완성하십니다. 하느님 백성에게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밖에는 그 어떠한 법도 있을 수 없습니다.

입당송

주님, 저를 버리지 마옵소서. 저의 주님, 이 몸을 멀리하지 마옵소서.주님, 저의 구원이시여, 어서 저를 도와 주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주님을 합당히 섬기는 은총을 주시어, 저희가 주님께서 약속하신 행복을 향하여 거침없이 나아가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이 아버지의 은총으로 참된 회개의 때,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께 돌아가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율법에는 많은 명령과 금령이 있다. 그 중에 어떤 것이 첫째가는 계명이냐는 율법 학자의 질문은 정당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이중 계명을 들어 답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열심한 유다인이 하루에 두번씩 암송하는 신앙 고백 가운데에서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이 가장 중요한 계명이라고 강조하신다. 하느님께서 유일한 주님이시라면 아무도 그분과 같지 않다. 어떤 것도 하느님과 관계하지 않고서는 제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모든 것 위에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은 당연히 첫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다른 계명에 대해서도 율법 학자의 주의를 상기시키신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지만 예수님께는 하느님께 대한 사랑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이웃에 대한 사랑은 사람을 하느님과 닮게 하고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게 한다. 이것이 율법을 이끄는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는 사람을 알아보게 하는 명확한 징표는 사랑하는 능력이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참된 하느님의 자녀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예수님의 답변은 모든 시대의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기에 충분하다. 그들은 사람의 유익을 위한 율법 정신을 자주 망각하고 있다. 율법 정신은 사랑의 실천에 방해되는 많은 제도들을 반성하게 한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결코 이웃에 대한 사랑을 막지 않는다. "네가 기도해야 할 때 네 형제가 한잔의 따뜻한 물을 필요로 한다면 먼저 그에게 그것을 가져다 주어라.!"

오늘의 신명기 말씀은 히브리인들이 오늘도 매일 암송하는 기도의 중심 부분이며, 법률적인 규정이면서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기술하고 있는 구절의 하나이다. 히브리인들은 하느님의 위대하심과 능력 그리고 가까이 근접할 수 없는 분이시라는 데에 대하여 가지고 있었던 경외심으로 하느님만을 사랑하였다(제1독서).

히브리인들은 유다의 예배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성전에서 사제가 하느님께 드려야 하는 예배를 확실하게 하려면 매일 많은 제사를 바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때로 우리는 의무에 집착한 나머지, 구원은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의 수난과 사랑에서 온다는 사실을 잊곤한다. 성찬례를 거행할 때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현존하며, 그 사랑은 우리와 세상을 자유롭게 한다. 우리의 유일하고 참된 사제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그분만이 우리를 구원하신다. 전례와 다른 종교적인 실천이 이 사실을 잊은 채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한낱 형식주의와 껍데기뿐인 윤리 도덕으로 전락할 수 있다(제2독서).

마태오와 루가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이중 계명은 바로 사랑의 실천이 지닌 두 가지 측면이다. 이웃과 함께, 또 이웃을 위하여 사는 것은 곧 하느님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마르코는 오늘 복음에서 사랑을 새로운 계약의 핵심적인 내용으로 소개하며 매우 풍요로운 새 지평을 연다. 모든 삶은 사랑으로 충만할 때에 비로소 하나의 '예배', 곧 참된 종교의 자리가 된다(복음).

제1독서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마음을 다 기울여 주님을 사랑하여라.>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6,2-6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너희 주 하느님을 경외하며 내가 오늘 지시하는 그의 규정과 계명을 지켜라. 이는 너와 네 후손 대대로 평생토록 이를 지켜 오래 살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니 너 이스라엘은 들어라. 성심껏 그대로 실천하여라. 그래야 너의 선조들이 주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약속해 주신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잘 되어 크게 번성하리라.
너,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의 주 하느님은 주님 한 분뿐이시다.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 너의 주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저의 힘이시여.

○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저의 힘이시여. 하느님께서는 저의 반석, 저의 성채, 저의 구원자시오니, ◎
○ 저의 주님, 이 몸 숨겨 주시는 바위여,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산성이시여. 찬미하올 주님을 저는 부르면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되오리다. ◎
○ 주님께 만세 만세, 내 바위를 찬양하여라. 날 구하신 하느님을 높이높이 찬양하여라. 당신께서는 임금에게 큰 승리를 주시고, 기름부음 받은자에게 자비를 내리셨나이다. ◎

제2독서

<예수께서는 영원히 사시는 분이므로 그분의 사제직은 영구한 것입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7,23-28

형제 여러분, [이전 계약의] 사제들은 누구나 다 죽게 마련이어서 한 사람이 사제직을 계속해서 맡아 볼 수가 없으니 결국 사제의 수효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영원히 사시는 분이므로 그분의 사제직은 영구한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항상 살아 계셔서 그들을 위하여 중재자의 일을 하시니 당신으로 말미암아 하느님께 나아오는 사람들을 언제나 구원해 주실 수 있으십니다.
우리에게는 이렇게 거룩하고 순결하고 흠도 죄도 없고 하늘보다 더 놓으신 대사제가 필요합니다. 다른 대사제들은 날마다 먼저 자기들의 죄를 용서받으려고 희생제물를 드리고 그 다음으로 백성들을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그러나 그분은 날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분은 당신 자신을 속죄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이 일을 한 번에 다 이루신 것입니다.
율법을 따라 대사제가 된 사람들은 연약한 인간이지만 율법이 생긴 이후에 하느님의 맹세의 말씀을 따라 대사제가 되신 그분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영원히 완전하신 분이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키리니,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실 것이며, 아버지와 내가 그를 찾아가리라.

◎ 알렐루야.

복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네 이웃을 사랑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28ㄱㄷ-34

그 때에 율법 학자 한 사람이 예수께 와서 물었다. "모든 계명 중에 어느 것이 첫째 가는 계명입니까?"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첫째가는 계명은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느님은 유일한 주님이시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또 둘째가는 계명은'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이 말씀을 듣고 율법 학자는 "그렇습니다, 선생님,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그 밖에 다른 이가 없다.' 하신 말씀은 과연 옳습니다. 또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그가 슬기롭게 대답하는 것을 보시고 "너는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와 있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일이 있은 뒤에는 감히 예수께 질문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사가 깨끗하고 거룩한 예물이 되게 하시고, 저희에게 주님의 자비를 충만하게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보여 주시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교만과 아집에 빠진 사람들은 하느님 없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좀처럼 자신의 문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과 이웃을 향하여 얼마나 열려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우리 안에 오시는 주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받아 모시고 힘을 얻은 저희에게 더욱 힘찬 능력을 드러내시어, 저희가 주님께서 약속하신 은혜를 얻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