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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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 19일 주일

[연중 제33주일 (평신도 주일)]

오늘 전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 사도직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1968년 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를 결성하고 그 해 주교회의에서 대림 제1주일을 '평신도 사도직의 날'로 제정하여, 평신도 사도직의 사명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였다. 그뒤 1970년부터 연중 마지막 전 주일을 '평신도 주일'로 지내고 있다.

<오늘 전례>
우리 신앙인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고유한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 말씀의 청지기로서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살이에 대한 지나친 걱정으로 자신의 안일만을 위하여 하느님 말씀과 역사에 대한 소명을 저버리지는 않았는지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여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아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나는 재앙을 내리려 하지 않고 평화를 주려 하노라. 나를 불러라, 그렇게 하면 너희 청을 들어 주고, 사로잡힌 너희를 도처에서 되돌아오게 하리라.

본기도

주님, 저희를 도와 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만을 섬기어 완전하고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또한 이 희년이 아버지의 은총으로 참된 회개의 때,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께 돌아가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이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려 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아무런 소식도 모른 채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면 그의 도착 소식은 매우 큰 기쁨이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밤에 도착했다면 놀라움도 컸겠지만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언제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 하는 의문은 누구를 기다릴 때에 수도 없이 생긴다. 이 물음은 초세기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재림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제자들은 하느님의 심판 결과이며 세상의 종말로 이해된 성전의 파괴에 대하여 예수님께 물었다.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그리고 그런 일이 다 이루어질 무렵에는 어떤 징조가 나타나겠습니까?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마르 13,4).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첫 박해가 시작되었을 때에 주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사람의 아들은 언제 오실까? 아모스가 익은 과일 바구니의 표상을 이용한 것처럼(아모 8,1-2). 마르코는 잎이 돋는 무화과나무의 표상을 사용한다. 공동체가 겪는 고통은 영광의 전조이다. 복음사가는 종말을 기다리는 이 중간 시기가 언제까지일지 알 수는 없지만 그리스도를 기다림은 그리스도인의 전 실존을 특징지운다고 강조한다. 미래가 오늘 이미 모습을 드러내고, 오늘은 또한 미래 안으로 들어간다.

다니엘은 구약으이 마지막 예언자이며 부활을 명백하게 선포한 유일한 예언자이다. 그는 상징이긴 하지만 매우 구체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져 주고 있다. 이 표현은 나중에 복음서들이 다시 취하게 될 것이다. 의로운 이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불리었다는 메시지가 그 중심을 차지한다. 이제 오늘을 사는 우리도 겸손한 마음으로, 당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베푸시는 그 충만한 삶을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청하여야 할 것이다(제1독서).

우리는 엄격한 교육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자주 본다. 그는 끊임없이 용서를 비는 데에 골몰해 있다. 구약 시대의 사람들도 하느님께 용서를 빌기 위하여 많은 예배 의식과 예물과 희생을 드려야 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는 한 번에 모든 세대를 위하여 모든 죄를 용서하는 은총이 우리에게 내렸다. 하느님께서는 죄인의 죽음을 바라시지 않고 회개하여 살기를 바라신다. 주님께서는 자녀의 신뢰심을 바탕으로 하는 내적인 종교로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분만이 우리를 당신 앞에 설 수 있는 이들이 되게 하신다. 그리스도인은 죄를 믿는다. 그러나 죄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를 더 굳게 믿는다(제2독서).

바빌론과 니느웨처럼 예루살렘에도 시련의 때가 다가온다. 근본적인 것이 무너진다. 그러나 재앙 뒤에도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오히려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새 도시 건설에 지체 없이 협력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계획은 실현되고야 만다(복음).

제1독서

<그런 때라도 네 겨레는 난을 면할 것이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2,1-3

그 때에 미카엘이 네 겨레를 지켜 주려고 나설 것이다. 나라가 생긴 이래 일찍이 없었던 어려운 때가 올 것이다. 그런 때라도 네 겨레 중에서 이 책에 기록된 사람만은 난을 면할 것이다.
티끌로 돌아갔던 대중이 잠에서 깨어나 영원히 사는 이가 있는가 하면 영원한 모욕과 수치를 받을 사람도 있으리라.
슬기로운 지도자들은 밝은 하늘처럼 빛날 것이다. 대중을 바로 이끈 지도자들은 별처럼 길이길이 빛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는 이 몸이오이다.

○ 주님께서는 저의 기업, 제 잔의 몫이시니, 저의 제비는 오로지 당신께 있나이다. 주님을 언제나 제 앞에 모시오니, 제 오른편에 계시옵기, 흔들리지 않으오리다. ◎
○ 그러기에 제 마음 즐겁고, 영혼은 봄놀고, 육신마저 편안히 쉬오리니, 제 영혼을 지옥에다 버리지 않으시리이다. 썩도록 당신 성도를 아니 버려 두시리이다. ◎
○ 당신께서는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어, 당신을 모시고 흐뭇할 기꺼움을, 당신 오른편에서 영원히 누릴 줄거움을 보여 주시리이다.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거룩하게 만드신 사람들을 영원히 완전하게 해 주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0,11-14.18

사제가 날마다 성전에서 예배 의식을 거행하며 같은 희생 제물을 자주 드리더라도 그 제물들이 결코 죄를 없애 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자신을 오직 한 번 희생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죄를 없애 주셨습니다. 이것은 영원한 효력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셔서 당신의 원수들이 당신의 발 아래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십니다. 그분은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바치심으로써 거룩하게 만드신 사람들을 영원히 완전하게 해 주셨습니다. 죄를 용서받았으므로 이제는 죄 때문에 봉헌물을 바칠 필요는 없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사람의 아들은 사방으로부터 뽑힌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24-32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큰] 재난이 다 지나면 해는 어두워지고 달은 빛을 잃고 별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며 모든 천체가 흔들릴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사람의 아들이 구름을 타고 권능을 떨치며 영광에 싸여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 때에 사람의 아들은 천사들을 보내어 땅 끝에서 하늘 끝까지 사방으로부터 뽑힌 사람들을 모을 것이다.
무화과나무를 보고 배워라. 가지가 연해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워진 것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사람의 아들이 문 앞에 다가온 줄을 알아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고야 말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도 모르고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이 아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 봉헌하는 이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하느님 곁에 있는 것이 제게는 행복, 이 몸 둘 곳 주 하느님이외다.

영성체 후 묵상

세상이 어지럽고 악의 세력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일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갈등과 불안에 빠지고, 세상 종말에 대한 생각에 골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인들은 하느님께 대한 한결같은 믿음과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이루어지기에, 우리에게는 그 섭리에 순응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이 거룩한 성체로 저희를 기르시니, 저희가 간절히 바치는 기도를 들으시고, 성자 그리스소께서 자신의 파스카를 기념하여 거행하도록 명하신 이 미사로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사랑 안에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