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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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14일 주일

[연중 제2주일]

오늘 전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아내처럼 사랑하셨듯이,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당신 신부처럼 위하시고 사랑하십니다. 하느님의 이 사랑 안에 우리 공동체가 머물게 되고, 이 사랑으로 우리 신앙인들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 하느님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서로 더욱 사랑할 수 있는 은혜를 청합시다.

입당송

온 땅이 주님 앞에 꿇어 엎드려, 주님의 이름을 높이 찬양하나이다.

본기도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는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이 시대에 주님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동반하고 친구로서 또 이웃으로서 당신의 어머니와 함께 가나의 혼인 잔치에 초대받아 가셨다.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행하신다. "한처음 말씀이 계셨다." "표징의 시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요한 복음사가는 이 기적으로 예수님께서 지니신 영원한 영광이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고 보았다. 복음사가는 이 '표징', 이 '기적'에 대하여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그분의 이름으로 우리는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을 믿게 하려고 한다(요한 20,31 참조).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초에 혼인 예식에 관한 이야기를 배치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 안에서 인류와 혼인 관계를 맺으셨다. 예수님을 혼인 잔치에 초대한 이들이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그 잔치의 식탁에 앉아 계신 참된 신랑이심을 아직 알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이것을 기쁜 소식이다. 가나의 신비는 당신을 드러내기 시작하신 이 신랑의 현존에 바탕을 두고 있다. 포도주는 혼인 잔치에서 아주 훌륭한 음료이다. 포도주가 많다는 것은 주님의 현존과 구원을 상징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을 때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생각한다. 하느님께서 다시 시온을 찾아오시는 날, 인류는 더 이상 '버림받은 여자', '소박데기'라고 불리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과 영원하신 분의 친구'라 불릴 것이다. 이 이름이 새로운 시온의 참된 이름이 될 것이다(제1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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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는 조립식의 규격화된 획일화를 원하지 않으시고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소명을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다. 이러한 다양성은 그리스도인들을 서로 반대 입장에 서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일치를 요구하신다. 이러한 일치는 각자의 개성을 보존하면서 모든 이의 유익을 위하여 다앙하게 실현된다. 성령으로 힘을 얻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자녀로, 자유인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믿음 안에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제2독서).

좋은 포도주는 언제나 인간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리스도께서 시작하신 복음의 축제는 초대된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한다. 예수님께서는 만지시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신다. 인간의 삶과 역사를 바꾼 포도주를 마시러 주일마다 모이는 주님의 제자들이 이 사실을 증언한다. 예수님과 함께 예언자들이 기다려 온 '시간'이 도래하였다. 그 시간은 하느님께서 인류와 혼인하신 때이다. 이 시간의 완성은 예수님의 창에 찔린 옆구리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올 때 결정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미 가나에 그리스도의 영광이 현존하고 있다(복음).

제1독서

<신랑이 신부를 반기듯 하시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2,1-5

시온을 생각할 때, 나는 잠잠할 수가 없다. 예루살렘을 생각할 때, 나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그의 정의가 동터 오고 그의 구원이 횃불처럼 타오르기까지 어찌 잠잠할 수 있으랴?
마침내 뭇 민족이 너의 정의를 보고, 모든 제왕이 너의 영광을 보리라. 주님께서 몸소 지어 주실 새 이름, 사람들이 그 이름으로 너를 부르리라.
너는 주님의 손에 들려 있는 화려한 관처럼 빛나고, 너의 하느님 손바닥에 놓인 왕관처럼 어여쁘리라.
다시는 너를 '버림받은 여자'라 하지 아니하고, 너의 땅을 '소박데기'라 하지 아니하리라. 이제는 너를 '사랑하는 나의 임'이라, 너의 땅을 '내 아내'라 부르리라. 주님께서 너를 사랑해 주시고, 너의 땅의 주인이 되어 주시겠기 때문이다.
씩씩한 젊은이가 깨끗한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듯, 너를 지으신 이가 너를 아내로 맞으신다. 신랑이 산부를 반기듯,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반기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의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려라.
○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 드려라. 온 누리여, 주님께 노래 불러라. 주님께 노래 불러 드려라. 그 이름을 찬미하여라. ◎
○ 나날이 구원하심을 널리 퍼뜨려라. 당신의 영광을 백성에게, 그 기적을 만백성에게 두루 알려라. ◎
○ 주님께 드려라, 만백성 족속들아, 영광과 힘을 주님께 돌려 드려라. 그 이름의 영광을 주님께 돌려 드려라. ◎
○ 거룩한 옷차림 하고, 주님께 조배 드려라. 온 땅은 그 앞에서 무서워 떨어라. '주님께서 다스리신다.' 백성에게 말하여라. 정의로써 백성들을 다스리시도다. ◎

제2독서

<같으신 한 성령께서는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나누어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4-11

형제 여러분, 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분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일의 결과는 여러 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성령에게서 지혜의 말씀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지식의 말씀을 받았으며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믿음을 받았고 어떤 사람은 같은 성령에게서 병 고치는 능력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하는 직책을, 어떤 사람은 어느 것이 성령의 활동인지를 가려 내는 힘을, 어떤 사람은 여러 가지 이상한 언어를 말하는 능력을, 어떤 사람은 그 이상한 언어를 해석하는 힘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는 이렇게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나누어 주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느님께서 복음으로 우리를 불러 주셨기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우리가 받아 누리게 되었도다.

◎ 알렐루야.

복음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1

그 때에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 혼인 잔치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예수의 어머니도 계셨고 예수도 그의 제자들과 함께 초대를 받고 와 계셨다.
그런데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다 떨어지자 예수의 어머니는 예수께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렸다. 예수께서는 어머니를 보시고 "어머니, 저나 어머니에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예수의 어머니는 하인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일렀다.
유다인들에게는 정결 예식을 행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그 예식에 쓰이는 두세 동이들이 돌항아리 여섯 개가 놓여 있었다. 예수께서 하인들에게 '그 항아리마다 모두 물을 가득히 부어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여섯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자 예수께서 "이제는 퍼서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어라." 하셨다. 하인들이 잔치 맡은 이에게 갖다 주었더니 물은 어느새 포도주로 변해 있었다.
물을 떠 간 그 하인들은 그 술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고 있었지만 잔치 맡은 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술맛을 보고 나서 신랑을 불러 "누구든지 좋은 포도주는 먼저 내놓고 손님이 취한 다응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 법인데 이 좋은 포도주가 아직까지 있으니 웬일이오!" 하고 감탄하였다.
이렇게 예수께서는 첫 번째 기적을 갈릴래아 지방 가나에서 행하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를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의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저희가 이 신비로운 제사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제 앞에 상을 차려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외다.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을 처음으로 따라다니던 제자들이 혼인 잔치의 기적을 체험하고,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뵈었습니다. 우리 사회 안에, 가정 안에 그리고 우리 마음 안에 진정으로 주님을 모셔 들이면 그분께서는 또 다른 사랑의 기적을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그분께 대한 사랑이 흘러 넘치면 이 사랑으로 주님을 알아뵐 수 있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사랑을 부어 주시어, 같은 천상 양식을 가득히 받아 먹은 저희가 한마음 한몸으로 주님을 섬기며 서로 화목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