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2월 4일 주일

[연중 제5주일]

오늘 전례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라." 고기를 많이 잡게 하신 기적적인 사건과 첫 제자들의 부르심에서, 우리는 교회의 사명이 본질적으로 예수님의 지상 사명과 같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고기 잡던 어부들을 사람 낚는 어부, 사도로 부르셨던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계속해서 주님의 사도로 부르고 계십니다.

입당송

어서 와 엎드려서 조배 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세, 당신께서는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인 저희를 언제나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배 두 척이 호숫가에 닻을 내리고 있다. 어부들은 매우 지쳐 보인다. 밤새도록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그들이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았다. 이것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 낚는 미래의 어부들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내일을 위한 희망의 징표이다.
루가가 첫 제자들의 부르심을 기적적인 어획에 연결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활동하시던 과거와, 교회가 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재를 하나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제 구원의 빛이 세상을 비추고, 성령 강림의 힘찬 바람 안에 태어난 초기 공동체가 복음을 선포한다. 베드로의 배에 올라 군중을 가르치셨던 주님께서는 오늘 교회 안에서 당신께서 택하신 사람들의 음성을 통하여 계속 복음을 선포하신다.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깊은 시름에 잠겨 있는 인류를 건져 올린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엄청나게 많은 고기를 잡은 그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 그들은 예수님 말씀의 그물에 걸려든 첫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제 성령이 부는 곳으로 가기 위하여 배와 그물,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른다. 그들은 주님의 말씀으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다. 배와 그물은 더 이상 그들의 안전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들의 성공 여부는 오직 주님께 대한 그들의 믿음에 달려 있다.

한 사람이 자기 생애 최고의 만남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그는 지극히 거룩하신 하느님을 뵈었다. 그는 이 체험을 당시의 종교적인 언어로 분명하게 표현한다. 하느님께서는 천사들에게 둘러싸여 보좌에 앉아 계신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천사들이 부르던 환호의 찬가를 부른다. 여기에는 보좌가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당신을 모든 이에게 내어 주시는 식탁이 있다. 여기에는 또한 천사들의 무리도 없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부르신 죄인들이 있다. 하느님의 현현이 한 사람을 정화하여 예언자로 파견하였던 것처럼, 성찬의 식탁에서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이들은 죄를 씻고 주님 사랑의 증인이 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전한 것과 다른 복음은 없으며 자신도 전승의 증인이라고 말한다. 믿는다는 것은 목격 증인들을 통하여 확인된 첫 공동체의 믿음을 따르는 것이다. 믿음은 목격 증인들의 말에 충실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교회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교회는 목격 증인들의 증언을 충실히 전함으로써 계속해서 믿음에 생명을 주는 역사적 움직임이다(제2독서).

선교사는 세례를 집전하고, 평신도들은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신앙을 증언하여 사람을 낚는 어부의 직분을 수행한다. 루가는, 사람을 낚는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을 지닌다고 말한다. 루가는 전 인류가 악의 권세에 짓눌려 있다고 간주한다. 그리스도와 그분의 제자들은 인류를 혼돈과 재앙에서 구할 책임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된다는 것은 전력을 다하여 죽음의 권세에서 사람들을 구해 내 생명을 준다는 것을 뜻한다. 루가가 사용하고 있는 '낚는다'는 단어,"zogreo"는 "잡아 살게 한다'는 뜻을 지닌다(복음).

제1독서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1-2ㄱ.3-8

우찌야 왕이 죽던 해에 나는 주님께서 드높은 보좌에 앉아 계시는 것을 보았다. 그의 옷자락은 성소를 덮고 있었다. 날개가 여섯씩 달린 스랍들이 그를 모시고 있었는데, 그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외쳤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만군의 주 하느님, 그의 영광이 온 땅에 가득하시다.' 그 외침으로 문설주들이 흔들렸고 성전은 연기가 자욱하였다.
내가 부르짖었다. "큰일났구나. 이제 나는 죽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 입술이 더러운 사람들 틈에 끼여 살면서 만군의 주님, 나의 왕을 눈으로 뵙다니......"
그러자 스랍들 가운데 하나가 제단에서 뜨거운 돌을 불집게로 집어 가지고 날아와서 그것을 내 입에 대고 말하였다. "보아라, 이제 너의 입술에 이것이 닿았으니, 너의 악은 가시고 너의 죄는 사라졌다."
그 때 주의 음성이 들려 왔다. "내가 누구를 보낼 것인가? 누가 우리를 대신하여 갈 것인가?"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하고 내가 여쭈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노래하오리다.
○ 제 마음 다하여 주님 기리오리다. 제 입의 말씀을 들어 주셨기에, 천사들 앞에서 당신께 노래하오리다. 성전 앞에 엎드리오리다. ◎
○ 어지심과 진실하심 우러르며,당신 이름을 찬양하오리니, 당신 이름과 언약의 말씀을 모든 것 위에 높이셨음이오이다. 주님을 부르던 날, 당신께서는 제게 응답하시고, 제 영혼의 힘을 복돋아 주셨나이다. ◎
○ 당신 말씀을 듣자올 적에, 온 세상 임금들이 주님을 찬양하리이다. 주님의 도를 노래하며 이르기를, '주님의 영광이 정녕 크시다." 하리이다. ◎
○ 당신 오른손으로 저를 구하여 주시고, 저를 위해 시작하신 일, 주님께서는 마치시리다. 주님, 너그러우심이 영원하시오니, 손수 하신 당신 일을 버리지 마시옵소서. ◎

제2독서

<우리가 전하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여러분은 믿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1-11<또는 15,3-8.11>

형제 여러분, <전에 내가 전해 준 복음을 여러분의 마음속에 되새겨 주려고 합니다. 이 복음은 여러분이 이미 받아 들였고 또 여러분의 믿음의 기초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헛되이 믿는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내가 전해 준 복음 그대로 지켜 나간다면 여러분은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나는 내가 전해 받은 가장 중요한 것을 여러분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성서에 기록된 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죽으셨다는 것과 무덤에 묻히셨다는 것과 성서에 기록된 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과 그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베드로에게 나타나신 뒤에 다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또 한 번에 오백 명이 넘는 교우들에게도 나타나셨는데 그 중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그 뒤에 야고보에게 나타나시고 또 모든 사도들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팔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나셨습니다.
<나는 사도들 중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요 하느님의 교회까지 박해한 사람이니 실상 사도라고 불릴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오늘의 내가 된 것은 하느님의 은총의 덕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 헛되지 않았습니다. 과연 나는 어느 사도보다도 더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된 것입니다.>
내가 전하든지 다른 사도들이 전하든지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그것을 믿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를 따라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1

많은 사람들이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는 예수를 에워싸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 때 예수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둔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베에서 나와 그물을 씻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시몬의 배였는데 예수께서는 그 배에 올라 시몬에게 배를 땅에서 조금 떼어 놓게 하신 다음 배에 앉아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께서는 말씀을 마치시고 시몬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하셨다. 시몬은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하고 대답한 뒤 그대로 하였더니 과연 엄첨나게 많은 고기가 걸려들어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그들은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같이 고기를 끌어올려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두 배에 가득히 채웠다.
이것을 본 시몬 베드로는 예수의 발 앞에 엎드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베드로는 너무나 많은 고기가 잡힌 것을 보고 겁을 집어먹었던 것이다. 그의 동료들과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똑같이 놀랐는데 그들은 다 시몬의 동업자였다.
그러나 예수께서 시몬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하고 말씀하시자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나약한 저희를 강하게 하시려고 마련하신 이 예물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비하심을, 중생에게 베푸신 그 기적들을, 애타는 영혼을 흐뭇하게 하시고, 굶주린 영혼을 복으로 채우셨도다.

영성체 후 묵상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섰덛 베드로와 그 동료들의 변화된 모습에서, 구원의 역사는 바로 하느님의 부름과 인간의 응답으로 이루어짐을 봅니다. 우리도 어떠한 상황에서든 모든 사람에게 주님을 증언하고, 그들을 주님께 인도하여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먹고 마시기를 바라시니, 저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인류 구원에 앞장 서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