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2월 18일 주일

[연중 제7주일]

오늘 전례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느님의 법은 바로 사랑에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죄 많은 우리 인간을 끝까지 사랑하시고 당신의 아드님까지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 이러한 크나큰 은혜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는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 모두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입당송

저는 당신 자비를 굳이 믿거늘, 주님의 도우심에 이 마음 크게 기쁘오리니, 갖은 은혜 베푸신 주님께 찬미 드리오리다.

본기도

전능하신 주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성령께 귀 기울이게 하시어, 주님의 뜻을 새기고 말과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그리스도교 시대가 시작되기 조금 전 유다의 한 랍비는 "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행하지 마라. 모든 율법이 여기에 있다. 나머지는 해석일 뿐이다.' 하고 가르쳤다(힐렐). 예수님께서는 여기에 멈추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정신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신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어라.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아무도 우리의 사랑에서 제외될 수 없다. 그들이 원수나 박해자라 하더라도 제외되지 않는다.
사랑은 절대로 피상적인 것이거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기 만족을 위한 것도 아니고 계산적이거나 트집을 잡는 것일 수도 없다. 예수님께서는 미움에 사랑으로, 저주에 축복으로, 박해에 기도로 응답하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시어 이러한 사랑을 손수 보여 주셨다. 어떠한 제한적인 조건을 달지 않으며 다만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사울 임금은 젊은 다윗에 대한 질투심 때문에 어디든지 쫓아가며 그를 없애 버리려 한다. 그러던 어느날 밤 다윗은 자신의 박해자에게 복수할 수 있는 좋는 기회를 만나지만 임금을 해치지 않는다. 그는 폭력에 미움으로 응답하지 않았다. 그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어서 복수의 법을 거절한다. 이 모습은, 새로운 용서의 법을 전하셨으며 '마음이 양순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를 미리 보여 준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활동하던 시대에는 '영지주의'라고 불리던 철학 체계가 크게 퍼져 있었다. 그것은 '육적인'몸(땅의 사람들)과 '영적인'몸(예를 들면 별들)을 구별하였다. 이러한 개념적 구분을 바탕으로 바오로 사도는, 부활한 육신은 땅의 육신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한다. 아무튼 바오로 사도의 기본적인 생각은, 부활은 확실한 것이고, 믿음으로써만 그리스도의 감추어진 신비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제2독서).

산상설교에 나타난 예수님의 요구는 우리를 당황하게 할 정도로 매우 근본적인 것이다. 폭력에 대한 사랑의 응답이 예수님께서 요구하시는 제자의 삶이다. 사실 그것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우리 안에 확고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웃에 대한 자비와 사랑을 우리의 약점을 변명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부치셨지만 저는 손을 댈 마음이 없었습니다.>
¶ 사무엘 상권의 말씀입니다. 26,2.7-9.12-13.22-23

그 무렵 사울은 이스라엘 정병 삼천을 거느리고 다윗을 찾아 지브 광야로 내려갔다.
다윗은 아비새를 데리고 밤을 타서 적진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 이르러 그는 사울이 그 원형 진지 안에서 머리맡에 창을 꽂아 놓고 잠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브넬이 거느린 군대도 사울을 들러싸고 누워 자고 있었다.
이것을 보고 아비새가 다윗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오늘 이 원수를 장군님 손에 부치셨으니 여기 이 창으로 그를 단번에 땅에 박아 놓겠습니다. 두 번 찌를 것도 없습니다."
다윗이 아비새를 타일렀다.
"그렇게 해치워서는 안 된다. 누가 감히 주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어른에게 손을 대고 죄를 받지 않겠느냐?"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빠져 나왔다, 주님께서 그들을 모두 깊이 잠들게 하셨으므로 다윗을 본 사람도, 눈치챈 사람도 없었다.
다윗은 건너편으로 건너가 멀리 산꼭대기에 서서 말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창이 있습니다. 부하 하나를 보내시어 가져가십시오. 주님께서는 누구든지 참되게 살기만 하면 그대로 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주님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부치셨지만 저는 손을 댈 마음이 없었습니다. 임금님은 주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분이 아니십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도다.
○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내 안의 온갖 것도 그 이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당신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
○ 네 모든 죄악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낫게 하시니, 죽음에서 네 생명 구하여 내시고,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씌워 주시는 분. ◎
○ 주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매우 인자하시도다. 죄대로 우리를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악대로 갚지도 않으시니. ◎
○ 동녘이 서녘에서 사이가 먼 것처럼, 우리가 지은 죄를 멀리하여 주시도다. 아비가 자식을 어여삐 여기듯이, 주님께서는 그 섬기는 자들을 어여삐 여기시도다. ◎

제2독서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형상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또한 지니게 될 것이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4,45-49

형제 여러분, 성서에 기록된 대로 첫 사람 아담은 생명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나중 아담은 생명을 주는 영적 존재가 되셨습니다.
그러나 영적인 것이 먼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육체적인 것이 먼저 있었고 그 다음에 영적인 것이 왔습니다. 첫째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진 땅의 존재이지만 둘째 인간은 하늘에서 왔습니다. 흙의 인간들은 흙으로 된 그 사람과 같고 하늘의 인간들은 하늘에 속한 그분과 같습니다.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형상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형상을 또한 지니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27-38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 말을 듣는 사람들아, 잘 들어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해 주어라. 그리고 너희를 학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어라. 누가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져 돌려대 주고 누가 겉옷을 빼앗거든 속옷마저 내어 주어라.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빼앗는 사람에게는 되받으려고 하지 마라.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너희가 만일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한다. 너희가 만일 자기한테 잘해 주는 사람에게만 잘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그만큼은 한다. 너희가 만일 되받을 가망이 있는 사람에게만 꾸어 준다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것을 알면 서로 꾸어 준다.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남에게 좋은 일을 해 주어라. 그리고 되받을 생각을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며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다. 그러니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비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비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 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신비로운 제사를 정성껏 거행하며 간절히 청하오니,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예물이 저희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 몸소 하신 장한 일을 다 전하오리다. 주님 두고 기뻐하며 춤추오리니, 지존하신 주님의 이름 찬소하리다.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 앞에서 아무 죄 없이 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겠습니까?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죄 많은 우리를 끝까지 사랑해 주십니다. 그리고 당신 아드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우리를 끊임없이 구원으로 초대하십니다. 성체성사로 주님의 사랑을 체험한 우리는 남을 믿고 용서하는 넓은 마음으로 주님의 한없는 자비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거룩한 미사에서 저희가 성체로 구원의 보증을 받았사오니, 실제로 그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