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2월 25일 주일

[연중 제8주일]

오늘 전례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는 저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차 있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의 입에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저울질하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말은 덕의 향기를 발산하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것이 곧 주님을 찬미하는 길입니다.

입당송

주님께서는 제 버팀이 되셨나이다. 넓으나 넓은 들로 저를 끌어 내시고, 사랑하시기에 저를 구해 주셨나이다.

본기도

주님, 이 세상은 정의와 평화를 누리게 하시고, 교회는 자유로이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는 모두 인간의 말이 얼마나 모호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통교의 특전적인 수단이지만, 그것은 진리를 밝힐 수도 있고 거짓을 유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말은 우리가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수단이다.
복음의 진리가 빛을 발하게 하도록 부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무엇보다도 마음을 곧게 하는 데에 힘써야 한다. 왜냐하면 "마음 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그리스도의 거처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믿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시어 그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실천하게 하신다. 삶이 뒷받침되지 않는 말뿐이라면 아무리 기도의 형식을 빌려 찬미를 드린다 하더라도 빈 담화에 불과하다.

한 사람의 말은 그의 정체를 밝혀 준다. 우리는 모두 그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아무런 의미도 더해 주지 못하는 광고와 선전의 빈말들을 많이 듣는다. 말은 많지만 인간의 공동 생활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 참된 대화나 상호 교환이 없다.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말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현상들은 마치 거대한 바벨탑 속에 있는 것과도 같다(제1독서).

모든 율법은 억압을 낳고 생명을 위협한다. 생명은 자유와 은총 안에서 자라난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에서 우리를 해방시키셨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모든 실패와 혼란, 죽음에서 구하시어 아버지와 일치를 이루게 하신다. 우리가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생명은 언제나 남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소매를 걷어 올리고 평온히, 신뢰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이유이다(제2독서).

형제들을 판단하는 사람들의 무수한 추측과 잘못을 생각하면 무서울 정도이다. 자신의 눈에 든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들의 흠만 보는 사람들, 충분히 알지도 못하면서 남을 판단하고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 자신의 이기심으로 타락한 사람들, 세상은 이런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이 하는 말들로 세상이 오염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아무런 차별 없이 용서를 베푸시는 하느님의 모범을 따라 서로 존경하고 용서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럴 때 우리의 마음이 선해지고, 선한 마음에서 선한 말이 나오게 될 것이다(복음).

제1독서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마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27,5-8(27,4-7)

체질을 하면 찌꺼기가 드러나듯이, 그 사람의 결점은 그의 말에서 드러난다.
질그릇이 가마 속에서 단련되듯이, 사람은 말로써 수련된다.
나무의 열매는 그 나무를 기른 사람의 기술을 나타내듯이, 말은 사람의 마음 속을 드러낸다.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마라. 사람은 그의 말로 평가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을 기려 높임이 좋으니이다.
○ 좋으니이다. 지존하신 임이시여, 주님을 기려 높임이, 그 이름 노래함이 좋으니이다. 아침에는 당신의 사랑, 밤이면 당신의 진실을 알림이 좋으니이다. ◎
○ 의인은 팔마처럼 무성하고, 레바논의 체드루스처럼 자라나리니, 주님의 집 안에 심어진 그들은, 하느님의 뜰에서 꽃피리이다. ◎
○ 늙어서도 그들은 열매를 맺으며, 진기 있고 싱싱하오리니, 그들은 주님께서 얼마나 바르심을, 저의 바위, 당신께서는 하자 없으심을 널리 알리리이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54-58

형제 여러분, 이 썩을 몸이 불멸의 옷을 입고 이 죽을 몸이 불사의 옷을 입게 될 때에는,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 갔느냐? 죽음아, 네 독침은 어디 있느냐?" 한 성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죽음의 독침은 죄요,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합시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건히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든지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하십시오. 주님을 위해서 하는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늘을 비추는 별들처럼 빛을 내며,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켜라.

◎ 알렐루야.

복음

<마음 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온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39-45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소경이 어떻게 소경의 길잡이가 될 수 있겠느냐? 그러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제자가 스승보다 더 높을 수는 없다. 제자는 다 배우고 나도 스승만큼밖에는 되지 못한다.
너는 형제의 눈 속에 든 티는 보면서도 어째서 제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제 눈 속에 늘어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더러 '네 눈의 티를 빼내 주겠다.' 하겠느냐? 이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눈이 잘 보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꺼낼 수 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어떤 나무든지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 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딸 수 없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딸 수 없다. 선한 사람은 선한 마음의 창고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사람은 악한 창고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 속에 가득 찬 것이 입 밖으로 나오게 마련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봉헌할 예물을 마련해 주시고 봉헌된 예물을 저희 정성으로 돌리시니, 저희 공로를 더해 주는이 예물로써 저희가 기쁨을 상으로 받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갖은 은혜 베푸신 주님께 찬미 드리오리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인들은 주님의 몸을 모시는 입으로 다른 사람에게 독기를 드러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거짓, 욕설, 험담, 중상모략 같은 일에 우리의 입을 사용할 때, 우리는 하느님을 모독하고, 사랑의 계명을 저버리게 됩니다. 선한 사람은 그 마음에서 선한 것만을 내놓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자비로우신 주님, 성체로 이 세상에서 저희를 길러 주시니, 이 성체로써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주님과 완전히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