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3월 4일 주일

[사순 제1주일]

오늘 전례

그리스도인의 삶은 유혹의 체험으로 더욱 풍부해집니다. 오늘 몸소 사탄의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온갖 죄악의 유혹을 물리치는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그 모범은 바로 성령과 하느님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금력과 권력의 광야에서 지금 시련을 겪고 있는 하느님의 백성도 그리스도 안에서 결국 승리할 것입니다.

입당송

내게 부르짖을 때, 내가 그의 소리를 들어 주리라. 그를 구하여 영화롭게 하리라. 오랜 세월로 그를 가득 채우리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해마다 사순절을 거룩히 지내는 저희가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착한 생활로 그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이 주일의 복음들은 예수님의 세례와 유혹의 관계를 강조한다. 예수님께서는 요르단 강에서 받으신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시어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시험을 당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시초에 악마의 유혹을 당하시면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알아보게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로 드러내시는가? 첫째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권능을 마술적으로 또 당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기를 거절하신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정치적 요구에 직면하시어 하느님 아들의 절대권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신다. 예수님의 왕권은 오직 하느님께만 복종한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받으셨다. 마지막으로 수난의 시험을 당하시려고 예루살렘으로 인도되신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 아들로서 적법성을 보여 줄 수 있는 특별한 보호를 요구하며 아버지를 시험하려는 악마의 생각을 물리치신다. 루가는 여기서 매일의 생활에서 시련을 겪고 있는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을 모범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유혹을 겪고 있다. 가지고만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돈에 대한 숭배, 인간의 기본권을 무시하면서 행사하는 정치적 권력에 대한 집요한 욕심, 종교를 인간의 나약함의 산물로 축소사키려는 많은 시도들에 직면하며 살고 있다. 그 모든 시도 뒤에는 겉모습으로는 확실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유혹자(악마)가 몸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게쎄마니에서 예수님께서 당하실 최대의 위기를 알려 주는 이 시험에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모범을 따르고 예수님처럼 말해야 한다.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남들을 위하여, 그들의 주인들, 그들을 억압하는 이들을 위하여 일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몫이 될 곡식단을 들고 온다. 그들의 노동은 힘들지만 자유로운 것이기에 그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한다, 히브리인은 첫 수고의 열매를 자신의 자녀들을 배불리기 위해 식탁에 올리기 전에 하느님께 바쳐 감사를 드린다. 하느님만이 그들의 주인이시고 그들을 자유롭게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제1독서).
계약 당사자는 언제나 상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계약의 원리는 믿는 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들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충실을 신뢰해야 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그들은 믿는다.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여 "의롭게"되고 구원을 얻는다는 것은 이제부터 모든 이에게 가까이 오신 하느님의 요구에 따라 산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그것은 생각과 행동과 생활을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찬례 안에서 실현되는, 하느님과 믿는 이가 누리는 친교는 생활 안에서도 실현되어야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사탄과 맞서 싸우신 싸움 안에서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일상 적으로 겪는 시험을 발견한다. 광야에서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말씀이냐 아니면 정치적, 경제적 안정이냐, 즉 하느님이냐 우상이냐를 선택해야만 했다. 하느님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분에게 기적을 요구할 것인가? 신명기의 저자는 백성이 하느님 말씀에 의지해야만 한다고 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자녀가 취해야 할 태도를 보여 주신다. 시험을 당하는 것은 순전히 악에 던져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정적인 선택을 위한 결단의 순간을 맞는 것을 뜻한다. 조직의 안정된 삶을 택할 것인가? 어디로 인도될 것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겼던 아브라함처럼 온전히 하느님을 신뢰할 것인가? 우리의 결단만이 남아 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유혹을 물리치시고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증명하셨다(복음).

제1독서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 고백.>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26,4-1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사제가 그 광주리를 네 손에서 받아 너희 주 하느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너희는 너희 주 하느님 앞에 아래와 같이 아뢰어야 한다.
'제 선조는 떠돌며 사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얼마 안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 몸붙여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불어나 크고 강대한 민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우리를 억누르고 괴롭혔습니다. 우리를 사정없이 부렸습니다. 우리가 우리 선조들의 주 하느님께 부르짖었더니, 주님께서는 우리의 아우성을 들으시고 우리가 억눌려 고생하며 착취당하는 것을 굽어살피셨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억센 손으로 치시며 팔을 뻗으시어 온갖 표적과 기적을 행하심으로써 모두 두려워 떨게 하시고는 우리를 이집트에서 구출해 내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를 이 곳으로 데려오시어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그런즉 주님, 주께서 저에게 주신 이 땅의 햇곡식을 이제 제가 이렇게 가져왔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너희 주 하느님 앞에 놓고 너희 주 하느님 앞에 엎드려 예배 드려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환난 중에 저와 함께 계시옵소서.
○ 지존하신 임의 두둔 아래 사는 너, 전능하신 임의 그늘 아래 머무는 너는, 주님께 아뢰어라. "하느님께서는 저의 요새, 저의 피난처, 저는 당신께 의탁하외다." 하고. ◎
○ 불행이 너에게는 오지 못하고, 재앙도 네 막사에 얼씬하지 못하리라. 주님께서 너를 두고 천사들을 명하시어, 너 가는 길마다 지키게 하셨도다. ◎
○ 행여 너 돌부리에 발을 다칠세라. 천사들이 손으로 널 떠받고 가리라. 너 살모사와 독사 위를 걸어다니고, 사자와 이무기를 짓밟으리라. ◎
○ 나는 내게 숨어 드는 자를 구하여 주고, 내 이름을 받들기에 그를 감싸 주리라. 내게 부르짖을 때, 내가 그의 소리를 들어 주리라. 환난 중에 그와 함께 내가 있으리니, 그를 구하여 영화롭게 하리라. ◎

제2독서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고백>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8-13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서 '말씀은 네 바로 곁에 있고 네 입에 있고 네 마음에 있다." 하셨는데 이것은 우리가 전파하는 믿음의 말씀을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예수는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또 하느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셨다는 것을 마음으로 믿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됩니다.
성서에도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유다인이나 이방인이나 아무런 구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만민의 주님이 되시고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는 모든 사람에게 풍성한 복을 내리십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누구든지 구원을 얻으리라."는 말씀이 있지 않습니까?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느니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복음

<예수께서는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유혹을 받으셨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13

예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성령을 가득히 받고 돌아오신 뒤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가셔서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 동안 아무 것도 잡수시지 않아서 사십 일이 지났을 때에는 몹시 허기지셨다. 그 때에 악마가 예수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하여 보시오." 하고 꾀었다.
예수께서는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잠깐 사이에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 주며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저것은 내가 받은 것이니 누구에게나 내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수 있소. 만일 당신이 내 앞에 엎드려 절만 하면 모두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예수께서는 악마에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다시 악마는 예수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여기에서 뛰어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느님이 당신의 천사들을 시켜 너를 지켜 주시리라.' 하였고 또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손으로 너를 받들게 하시리라.'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지 마라.' 하는 말씀이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유혹해 본 끝에 다음 기회를 노리면서 예수를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저희가 이 예물을 봉헌하기에 합당하게 하소서. 우리 주.....

<감사송>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사십 일 동안 단식하시며 사순절 재계의 기틀을 마련하시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어 저희도 악의 세력을 물리치도록 가르치셨나이다. 이로써 저희는 새로운 마음으로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마침내 영원한 파스카 잔치에 이르게 되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영성체송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느니라.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 나라는 걸코 물질적인 재산이나 정치적인 권력으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용기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철저한 회개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천상 양식은 믿음을 기르고 희망을 더하며 사랑을 뜨겁게 하나이다. 저희가 참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를 바라고 기다리며,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