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3월 18일 주일

[사순 제3주일]

오늘 전례

이 날 예비신자 수련식을 거행하는 곳에서는 수련식 미사의 기도문과 고유 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사순 시기는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나타나는 악습을 제거하고 우리의 삶 전체를 되돌아보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철저한 회개를 바라고 계십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생활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삶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입당송

제 발을 올무에서 뽑아 주시기에, 언제나 저의 눈은 주님을 향하여 있나이다. 저를 굽어보시고 불쌍히 여기소서, 외롭고 가난한 이 몸이오이다.

본기도

온갖 선의 원천이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행하는 단식과 기도와 자선을 보시고 저희 죄를 씻어 주시기로 하셨으니,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고, 죄에 짓눌려 있는 저희를 무한하신 자비로 일으켜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는 신문을 통하여 연일 큰 제목을 달고 실리는 살인과 사고, 소름끼치는 재앙들에 관한 소식을 듣는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대를 소란스럽게 했던, 모든 사람에게 알려진 재난 두 가지를 들어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폭력적인 죽음을 죄에 대한 하느님의 징벌로 보지 않으신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회개의 긴박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당대의 사람들에게 "죄인들과 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너희는 멀리서 그들을 찾지 마라. 너희가 바로 그들이다. 너희는 서둘러 생활 태도를 바꾸어라. 그렇지 않으면 내 나라가 올 때에 너희도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하고 경고하신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여러 해 동안 열매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를 많이 닮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하느님께서는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에 한없는 인내심으로 열매를 맺을 기회를 허락하는 포도원지기를 닮으셨다. 특별히 허락된 은총의 한 해, 그것은 예수님 활동의 시간이고, 주님께서 재림하시기 전까지의 교회의 시간이며 구원의 기회로 우리에게 제공된 거듭되는 사순 시기를 사는 우리의 시간이다. 당대 사람들에 대한 깊은 실망에도 예수님께서는 불굴의 인내로, 죄인들을 위한 변함 없는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다. 우리 삶의 나무가 아직 푸르른 한, 회개를 위해서는 언제라도 결코 늦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회개는 긴박히 요청된다. 바로 지금이 회개의 때이다. 그 때가 오늘이 아닐까?

모세는 파라오의 궁정에서 양육되었다. 그 곳에서 그는 이집트인들의 신을 섬겼으나 광야로 피해 가 유목민들의 신을 섬기며 살았다. 그가 광야에서 참 하느님을 만난다. 그분께서는 언제나 변함없는 "나다." 하고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하느님께서는 한 가지 개념으로 정의되는 분이 아니시다. 모세가 그 하느님께 이집트에서 그의 동포들을 해방시키라는 사명을 받는다. 그 때 참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시고, 우리 각자는 그분의 사제임이 밝혀진다(제1독서).

구약성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사건들만을 전해 주지 않는다. 그것은 시작부터 예수님께 인도하는 역사를 담고 있고 그리스도교적 삶의 서막을 알려 준다. 홍해와 세례 사이에, 만나와 성체 사이에, 그리고 생명수와 성령 사이에 외적인 유사성 이상의 것이 있다. 그들 안에는 같은 계획의 연속성이 있다. 놀라운 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히브리인들은 하느님께 충실하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그리스도인들이 자동적으로 히브리인들이 지녔던 결점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성사는 마술적인 효과를 내지 않는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께 대한 전인적인 투신을 통하여 참된 해방을 성취한다(제2독서).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징벌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회개의 필요성을 외쳤다. 그들은 고통의 사건들, 전쟁, 재앙, 기아를 하느님의 징벌로 해석하였다.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새로운 해방자로 나타나신 하느님께 폐쇄적이 되지 말고 하느님 나라 밖으로 쫓기지 않도록 경고하시며, 참회하고 회개하라고 촉구하신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는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강조한다. 그러면서 하느님의 자비는 인간에게 하느님의 계획에 자신을 바치라고 재촉함을 보여 준다(복음).

제1독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분은 "나다."라고 하시는 그분이다.>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3,1-8ㄱㄷ.13-15

그 무렵 모세는 미디안 사제인 장인 이드로의 양 떼를 치는 목자가 되었다. 그가 양 떼를 이끌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더니 주님의 천사가 떨기 가운데서 이는 불꽃으로 그에게 나타났다.
떨기에서 불꽃이 이는데도 떨기가 타지 않는 것을 본 모세가 "저 떨기가 어째서 타지 않을까? 이 놀라운 광경을 가서 보아야겠다." 하며 그것을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셨다. 하느님께서 떨기 가운데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셨다.
그가 대답하였다. '예, 말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시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선조들의 하느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모세는 하느님 뵙기가 무서워 얼굴을 가렸다.
주님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나는 내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억압을 받으며 괴로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나 이제 내려가서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그 땅에서 이끌어서,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으로 데려가고자 한다."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그 하느님의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곧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분은 '나다.'하고 말씀하시는 그분이라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러라."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일러라.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이는 너희 선조들의 주 하느님이시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시다.' 이것이 영원한 나의 이름이 되리라. 대대로 이 이름을 불러 나를 기리게 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도다.
○ 주님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내 안의 온갖 것도 그 이름 찬양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당신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
○ 네 모든 죄악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낫게 하시니, 죽음에서 네 생명 구하여 내시고, 은총과 자비로 관을 씌워 주시는 분. ◎
○ 하느님께서는 의로운 일을 하시며, 억눌린 자 권리를 도로 찾아 주시도다. 모세에게 당신의 도를 가르쳐 주시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당신 일들 알리셨도다. ◎
○ 주님께서는 너그러우시고 자비로우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매우 인자하시도다. 저 하늘이 땅에서 높고높은 것처럼, 경외하는 자에게는 너무나 크신 그분의 자비. ◎

제2독서

<모세와 함께한 백성의 광야 생활은 우리를 교훈하기 위하여 기록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0,1-6.10-12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하겠습니다. 모세 때에 우리 조상들은 구름의 인도를 받았고 모두가 홍해를 무사히 건넜습니다. 말하자면 그들은 모두 구름과 바다 속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의 사람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영적 양식을 먹었고 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의 동반자인 영적 바위에서 나오는 물을 마셨다는 말입니다. 그 바위는 곧 그리스도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대부분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죽어서 그 시체가 여기저기에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조상들처럼 악을 일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하는 본보기입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불평을 하다가 살육의 천사의 손에 멸망을 당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들처럼 불평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들이 이런 일들을 당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는 경고가 되었으며 그것이 기록에 남아서 이제 세상의 종말을 눈앞에 둔 우리에게는 교훈이 되었습니다. 자기 발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도다.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9

그 때에 어떤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빌라도가 희생물을 드리던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하여 그 흘린 피가 제물에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일러 드렸다.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죄가 많아서 그런 변을 당한 줄 아느냐?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또 실로암 탑이 무너질 때 깔려 죽은 열여덟 사람은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죄가 많은 사람들인 줄 아느냐? 아니다. 잘 들어라.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 나무에 열매가 열렸나 하고 가 보았지만 열매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포도원지기에게 '내가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따 볼까 하고 벌써 삼 년째나 여기 왔으나 열매가 달린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아예 잘라 버려라. 쓸데없이 땅만 썩일 필요가 어디 있겠느냐?' 하였다. 그러자 포도원지기는 '주인님, 이 나무를 금년 한 해만 더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그 때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베어 버리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제사를 굽어보시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도 형제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참새도 집이 있고. 제비도 새끼 두는 둥지가 있사와도, 제게는 당신의 제단이 있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주님, 당신의 집에 사는 이는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끊임없이 회개를 요구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우리 가까이에 머무르시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고자 하십니다. 우리 모두 철저한 회개의 삶을 통하여 세상 한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증언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지상에서 이미 천상 양식을 받고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의 신비를 매일 실천하며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