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3월 25일 주일

[사순 제4주일]

오늘 전례

"잃었던 아들'의 비유는 어둠 속을 방황하는 당신 자녀들을 끝끝내 저버리지 못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 줍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을 구원하신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당신께 돌아와 잘못을 용서받고 화해하기를 바라십니다. 구원의 기쁨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입당송

예루살렘아, 즐거워하여라.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아, 모여라. 슬픔에 잠겼던 이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기뻐 뛰며 위로의 젖을 흠뻑 마셔라.

본기도

하느님, 말씀이신 성자를 통하여 인류를 구원하셨으니, 주님의 백성이 가까이 다가온 부활 축제를 믿음과 정성으로 기다리며 기뻐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어떤 동기에서 '잃었던 아들의 비유'가 언제나 우리 안에서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는가? 이 비유는 우리에게 자비로우신 아버지, 당신 자녀들 가운데 하나라도 단념할 수 없으실 정도로 모든 죄인을 염려하시는 하느님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영원히 개방된 인내심을 지닌 분 이외의 다른 분으로는 축소될 수 없는 온 마음으로 인간을 걱정하시는 분이시다. 이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는 돌아오는 탕자를 맞으러 멀리서부터 달려가는 아버지이며, 잃었던 품위를 다시 찾게 하고는 기뻐하는 아버지이다.
우리는 이 비유에서 큰 아들의 태도에 주목하여야 한다. 큰아들은 돌아온 동생을 아버지처럼 환영하지 않는다. 그의 태도는 스스로 의롭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의 태도일 수 있다. 우리 중에는 용서받은 죄인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큰아들은 죄인들에 대한 멸시의 감정에서 사랑의 마음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하느님께서는 정확히 셈 바치게 하시는 분이시라는 생각을 고집하기보다 구원하기를 원하시는 만큼 사랑하시는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탈출해 나와 첫 파스카 축제를 지낸다. 이스라엘은 오류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히브리인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받아먹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을 살리는 음식은 하느님의 기적에 따른 선물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노동과 땅을 풍요롭게 하는 의지의 결실이다. 예수님께서는 파스카에 또 다른 의미를 주실 것이다. 그분 자신께서 '우리의 파스카"(1고린 5,7)가 되실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처럼 형제들과 아버지께 대한 봉사에 온전히 헌신하는 삶에서 오는 기쁨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실 것이다(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아버지와 화해하게 하셨다. 그분의 삶과 그분의 메시지는 하느님의 은총과 용서와 자비와 평화를 전해 주었다. 인류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인류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롭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당신 친히 우리의 연약함을 취하심으로써 이룩하셨다. 우리의 가난한 삶에 의미를 주고, 하느님의 삶에 우리를 참여하게 한 예수님의 겸손은 우리 안에 하느님의 능력을 현존하게 한다(제2독서).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작은아들이 집을 떠나는 것을 허락하시고 다시 돌아왔을 때에는 팔을 벌려 그를 환영하신다.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잃게 내버려 두시지만 잃어버린 양을 찾아 길을 나서신다. 만물의 주인이신 분께서 당신의 종에게 봉사하신다. 이러한 하느님의 처사를 우리는 "자비"라고 부른다. 교회는 모든 사람을 만날 때 바로 이러한 하느님의 관대함을 드러내는 표징이 되어야 한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의 백성은 약속된 땅에 들어가서 과월절을 지낸다.>
¶ 여호수아서의 말씀입니다. 5,9ㄱ.10-12

그 무렵 주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 너희에게서 이집트인들의 수모를 벗겼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길갈에 진을 쳤다. 그리고 그 달 십사일 저녁때에 예리고 평야에서 과월절을 지켰다. 과월절 다음 날 그들은 그 땅의 소출을 맛보았다. 바로 그날 그들은 누룩 안 든 떡과 볶은 곡식을 먹었던 것이다.
그들이 그 땅의 소출을 먹은 다음 날 만나가 멎었다. 그 후로 다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가 내리지 않았다. 그들은 당년에 가나안 땅에서 나는 것을 먹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그 찬미가 항상 있으리라. 내 영혼아, 주님 안에서 자랑해 보아라. 없는 이들 듣고서 기뻐들 하여라. ◎
○ 너희는 나와 함께 주님을 찬송하여라. 우리 함께 그 이름을 높여 드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나를 들어 주시고, 온갖 무서움에서 나를 건져 주셨도다. ◎
○ 우러러 주님을 보아라, 기꺼우리라. 너희 얼굴 부끄럼이 있을 리 없으리라. 보라, 가엾은 이의 부르짖음을 주님께서 들으시고, 그 모든 근심 걱정을 씻어 주셨도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2서 말씀입니다. 5,17-21

형제 여러분,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으면 새 사람이 됩니다. 낡은 것은 사라지고 새것이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모두 다 하느님께로부터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해 주셨고 또 사람들을 당신과 화해시키는 임무를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묻지 않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인간과 화해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화해의 이치를 우리에게 맡겨 전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그분을 대신하여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합니다.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이것은 결국 하느님께서 우리를 시켜 호소하시는 말씀입니다.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죄 있는 분으로 여기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께로부터 무죄 선언을 받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 일어나 아버지께 돌아가 말하리라.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나이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복음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 왔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1-3.11-32

그 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모여들었다.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 학자들은 "저 사람은 죄인들을 환영하고 그들과 함께 음식까지 나누고 있구나!" 하며 못마땅해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비유로 말쓰하셨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는데 작은아들이 아버지에게 제 몫으로 돌아올 재산을 달라고 청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재산을 갈라 두 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재산을 다 거두어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갔다. 거기서 재산을 마구 뿌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다가 돈이 떨어졌는데 마침 그 고장에 심한 흉년까지 들어서 그는 알거지가 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그는 그 고장에 사는 어떤 사람의 집에 가서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는데 주인은 그를 농장으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하도 배가 고파서 돼지가 먹는 쥐엄나무 열매로라도 배를 채워 보려고 했으나 그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서 그 많은 일꾼들이 먹고도 남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어서 아버지께 돌아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으니 저를 품꾼으로라도 써 주십시오 하고 사정해 보리라.' 마침내 그는 거기를 떠나 자기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멀리서 본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달려가 아들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 저는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하인들을 불러 '어서 제일 좋은 옷을 꺼내어 입히고 가락지를 끼우고 신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 내다 잡아라. 먹고 즐기자! 죽었던 내 아들이 다시 살아 왔다. 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다.'하고 말했다. 그래서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다.
밭에 나가 있던 큰아들이 돌아오다가 집 가까이에서 음악소리와 춤추며 떠드는 소리를 듣고 하인 하나를 불러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다. 하인이 '아우님이 돌아왔습니다. 그분이 무사히 돌아오셨다고 주인께서 살진 송아지를 잡게 하셨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집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서 달랬으나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저는 이렇게 여러 해 동안 아버지를 위해서 종이나 다름없이 일을 하며 아버지의 명령을 어긴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에게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새끼 한 마리 주지 않으시더니 창녀들한테 빠져서 아버지의 재산을 다 날려 버린 동생이 돌아오니까 그 아이를 위해서는 살진 송아지까지 잡아 주시다니요!' 하고 투덜거렸다.
이 말을 듣고 아버지는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모두 네 것이 아니냐? 그런데 네 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 왔으니 잃었던 사람을 되찾은 셈이다. 그러니 이 기쁜 날을 어떻게 즐기지 않겠느냐?'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이 예물을 기쁜 마음으로 바치는 저희가,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이 제사를 정성껏 드리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아들아, 네 동생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 왔고 잃었다가 다시 찾았으니, 어찌 기뻐하지 않겠느냐?

영성체 후 묵상

"잃었던 아들'을 되찾은 아버지의 기쁨은 하느님의 구원하시는 사랑을 보여 줍니다. 우리는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켜 주신 그리스도를 따라 온갖 죄악을 뉘우치며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오늘도 우리가 당신 품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영성체 후 기도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밝혀 주시는 하느님, 은총의 광채로 저희 마음도 밝혀 주시어, 언제나 주님 뜻에 맞는 것을 생각하며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