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4월 12일 목요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오늘 전례

성목요일 저녁에 거행하는 주님 만찬 미사로 교회는 파스카 삼일을 시작하며, 주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세상에 있던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시어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당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시고 사도들에게 영적인 양식으로 주시며 그들과 그들의 사제직을 잇는 후계자들에게봉헌하라고 하신 최후의 만찬을 재현한다.

주님 만찬 저녁 미사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이 날은 교우가 참석하지 않는 미사를 드릴 수 없다. 적당한 저녁 시간에, 사제와 봉사자들을 포함한 지역 공동체 전체가 참석하는 가운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를 드린다. 성유 축성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하였거나 교우들의 형편 때문에 이미 미사를 집전한 사제들도 이 저녁 미사를 다시 공동으로 집전할 수 있다. 사목의 이유로 필요하면 교구장은 성당이나 경당에서 저녁때에 미사를 또 한번 드리도록 허락할 수 있다. 저녁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만을 위하여 아침 미사 집전도 허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 미사는 어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드릴 수 없으며 주님 만찬 저녁 미사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자들은 미사 중에만 영성체를 할 수 있고, 병자들은 아무 때라도 할 수 있다.

입당송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자랑으로 삼아야 하리니, 그 안에 우리의 구원과 생명과 부활이 있으며, 그로써 우리는 구원과 자유를 얻었도다.

본기도

하느님, 성자께서는 죽음을 앞두시고, 이 거룩한 만찬으로 새로운 제사와 당신 사랑의 잔치를 교회에 남겨 주셨으니, 이 만찬에 참석하는 저희에게 넘치는 사랑과 생명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는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명하신다. "나를 기념하여 이 예식을 행하여라"(루가22,19). 또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는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여라!" (요한 13,15) 하고 말씀하신다. 이 두가지 명령은 단 한 가지, 곧 주님을 기억하라는 말씀이다. 가나의 기적으로 시작하는 "표징의 책" 다음에 계속되는 "영광의 책"(요한 13-21장)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수난의 시간에 당신 자신을 온전히 계시하셨음을 깨닫게 된다. 여기에서는 처음부터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 사랑의 계시를 다루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종처럼 허리를 굽히시고 무릎을 꿇으시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다. 겸손한 봉사를 나타내는 이 예사롭지 않은 행위는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말해 준다. 아버지께서는 사랑의 원천이시며, 성자께서는 사랑을 위하여 종이 되신 분이시고, 성령께서는 그분들을 계시하신다. 그러나 이 예언의 뜻을 이해하려면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을 본받아 주님처럼 살기 시작하여야 한다. 제자들만이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특징짓는 겸손한 봉사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다.
당신을 낮추신 그리스도의 생애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겉으로는 평범하게 보이는 삶의 깊이를 알게 된다. 사랑에 자극을 받아 우리가 이웃에게 행한 조그만 봉사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온전한 제사의 본보기인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난의 참된 정신을 잊지 않고, 수난하시면서까지 종이 되신 그리스도를 닮는다는 사실을 전제로 할 때이다. 우리는 성자의 수난에 함께 아픔을 겪으시는 아버지의 연민을 깨달을 수 있을 때 성자의 희생 제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형제들의 필요를 가까이 느끼며 함께하게 될 때에 예수님처럼 실천하는 명상가가 될 수 있다.

히브리인들은 서둘러 파스카를 거행하였다. 예수님께서도 경비병들이 들이닥쳐 중단시키기 전에 만찬을 끝내시려고 서두르실 것이다. 이 식탁은 번번이 자신의 안정을 잃을 위험을 받아들이면서 하느님의 계획에 참여하는 이들을 하나로 모을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이 파스카 만찬은 하느님의 선물이며 세례 받은 모든 이의 과업인 자유를 위한 백성의 축제가 될 것이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성체성사 제정에 관한 담화를 들려 준다. 성체성사는 히브리인들의 파스카를 대신하는 새로운 파스카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희생되는 파스카 양이시다. 우리는 그분의 희생 제사에 참여하면서 우리를 위한 하느님 사랑의 역사를 체험하게 되고, 또한 그리스도께서는 영광을 받으며 다시 오실 때까지 우리를 형제적 사랑 안에 살게 하는 매일의 빵을 이루시게 된다(제2독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이끄는 이는 자신의 역량과 자신에 대한 존경을 혼동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이 말과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기를 바라셨다. "너희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루가22,26). 우리는 식탁에서 종의 자리에 앉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은 제자들이다. 우리는 종처럼 봉사의 행주치마를 두르지 않고는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할 수 없다(복음).

제1독서

<파스카 만찬에 관한 계명>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12,1-8.11-14

그 무렵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 달로 삼고, 달수를 이 달에서 시작하여 계산하여라. 너희는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에게 알려라.
이 달 십일에 사람마다 한 가문에 한 마리씩, 한 집에 한 마리씩 새끼 양를 마련해 놓아라. 만일 식구가 적어 새끼 양 한 마리가 너무 많거든 한 사람이 먹을 분량을 생각하여 옆집에서 그만큼 사람을 불러다가 먹도록 하여라.
흠이 없는 일 년 된 수컷이면 양이든 염소든 상관 없다. 너희는 그것을 이 달 십사일까지 두었다가 이스라엘 온 회중이 모여서 해질 무렵에 잡도록 하여라.
그리고 그 피를 받아, 그것을 먹을 집의 좌우 문설주와 문 상인방에 바르라고 하여라.
그 날 밤에 고기를 불에 구워 누룩 없는 빵과 쓴 나물을 곁들여 먹도록 하는데, 그것을 먹을 때는 허리에 띠를 띠고 발에는 신을 신고 손에는 지팡이를 잡고 서둘러 먹어야 한다. 이것이 주님께 드리는 과월절이다.
그 날 밤 나는 이집트 땅을 지나가면서 전국에 있는 맏이들을 사람이건 짐승이건 모조리 치리라. 또 이집트의 신들도 모조리 심판하리라. 나는 주님이다. 집에 피가 묻어 있으면, 그것이 너희가 있는 집이라는 표가 되리라. 나는 이집트 땅을 칠 때에 그 피를 보고 너희를 쳐죽이지 않고 넘어가겠다. 너희가 재앙을 피하여 살리라.
이 날이야말로 너희가 기념해야 할 날이니, 너희는 이 날을 주님께 올리는 축제일로 삼아 대대로 길이 지키도록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축복의 잔을 마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로다.
○ 내게 주신 모든 은혜, 무엇으로 주님께 갚사오리. 구원의 잔 받들고서, 주님의 이름을 부르리라. ◎
○ 갸륵할쏜 주님의 눈에, 성도들의 죽음이여, 저는 당신의 종, 당신 여종의 자식이니이다. 주님께서 제 사슬을 끊어 주셨나이다. ◎
○ 주님, 당신 이름을 높이 부르며, 찬미의 제사를 올리리이다. 주님의 모든 백성 앞에서, 저의 서원을 채워 드리리이다. ◎

제2독서

<먹고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하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1,23-26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준 것은 주님께로 부터 받은 것입니다.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 "이것은 너희들을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아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음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를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복음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1-15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을 잡수실 때 악마는 이미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의 마음 속에 예수를 팔아 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한편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 주신 것과 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으로 닦아 주셨다.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 "주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너는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베드로가 "안 됩니다. 제 발만은 결코 씻지 못하십니다." 하고 사양하자 예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하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 "주님, 그러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목욕을 한 사람은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그만이다. 너희도 그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모두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 넘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으므로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왜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는지 알겠느냐?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 발씻김 예식>

1. 이 미사 중에 기념하는 신비, 곧 성체성사와 성품성사 제정과 형제적 사랑의 새 계명을 설명하는 강론이 끝난 다음에, 사목의 이유로 필요하다면 발씻김 예식을 거행할 수 있다.
2. 선발된 이들이 준비된 자리로 나오면, 사제가 각 사람의 발에 물을 붓고 수건으로 닦는다.
3. 그 동안 다음 따름노래나 다른 알맞은 성가를 부른다.

제1따름노래
◎ 주님께서 저녁상에서 일어나시어,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 시작하셨으니, 이로써 그들에게 모범을 남기셨도다.
제2따름노래
◎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는다면 너는 나와 함께 한몫을 차지하지 못하리라."
○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아뢰었도다. ◎
○ "내가 한 일을 지금은 네가 알아듣지 못하지만 후일에 가서 알아들으리라." ◎
제3따름노래
◎ "너희 스승이며 주님인 내가 너희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제4따름노래
◎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임을 알리라."
○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도다. ◎

제5따름노래
◎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주노니,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제6따름노래
◎ "너희 안에 믿음, 희망, 사랑, 이 세가지가 있으나,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니라."
○ "지금은 믿음, 희망, 사랑, 이 세가지가 있으나,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이니라." ◎

예물기도

주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에게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저희가 이 신비로운 제사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니라. 이는 새로운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너희는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영성체 후 묵상

주님께서는 우리를 죄의 노예 생활에서 해방시키시려고 기꺼이 당신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으로 내놓으셨습니다. 우리는 미사에서 주님의 몸을 모실 때마다 이 사랑을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자주 성체 조배를 하면서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사랑에 힘입어 주님의 증거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현세에서 성자의 만찬으로 힘을 얻고, 영원한 세상에서도 그 은총을 충만히 받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