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4월 22일 주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오늘 전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0년 5월 5일에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제정하시고, 이 날 미사 때에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고유 기도를 바치도록 당부하셨다. 오늘 우리는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에페 2,4)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주시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심에 감사하며 찬미를 드린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구세주의 평화를 주십니다. "보지 앟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토마스와 같은 신앙 추구도 중요합니다. 억압과 죄에 짓눌려 사는 사람들을 죽음에서 해방시키는 부활의 힘을 깨닫고 증언하여야 합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믿고 그 성취를 위하여 최선을 다할 때에 우리는 비로소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며 신앙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영원한 생명의 문이 인류에게 열렸습니다. 파스카 신비 안에 빛나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에 더욱 감사하며, 우리 자신이 주님의 자비를 드러내는 증인이 되도록 기도합시다.

입당송

하느님께서는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도다. 우리 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외아드님을 보내셨도다. 알렐루야.

본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자비하심을 헤아릴 수 없고, 선하심은 지극히 귀한 보물이오니, 주님께 봉헌된 저희 양 떼에게 너그러이 믿음을 더해 주시어, 사랑으로 창조되고 성자의 피로써 구원되고 성령으로 새로 난 저희의 고귀한 품위를 온전히 깨닫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토마스가 없었을 때 부활하신 분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수난의 흔적을 보여 주시며 메시아의 평화를 나누어 주셨다. 이는 구원의 업적을 완성하실 성령의 강림을 미리 체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토마스는 말한다. "나는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소!" 토마스 사도는 합리적이고 명확한 사람이었다. 그를 믿음으로 이끌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성격은 실제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요구하는 현대인들과 매우 비슷하다. 주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여드레 뒤에 다시 나타나시어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토마스의 요구에 응하신다. 토마스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그러하셨듯이 우리에게도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외치게 하신다.

예수님께서 죽음과 모든 악을 물리치신 권능이 사도들에게 전수되었다. 사도들은 많은 기적을 행하고 병자들을 고쳐 준다. 사도들이 행하는 기적은 고통에 찌든 얼굴에 웃음을 띠게 하는 생기의 현존을 알리는 표징이며 성난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우정의 행동이다. 또한 그것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며 회개한 이의 성실한 임무 수행이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의 이러한 삶은 부활하신 분의 현존을 세상에 분명하게 드러내 줄 것이다(제1독서).

요한은 정치 권력에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편지를 써 보낸다. 하루는 그에게 "사람의 아들"과 사제 그리고 왕의 모습을 하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셨다. 요한은 그분을 교회의 주님으로 이해한다. 그분께서는 바로 우리가 주일마다 복음의 봉독과 성찬례의 거행 안에서 만나는 주님이고 임금이며 사제이고 심판관이신 그리스도 자신이시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거듭거듭 평화를 기원하신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는 죽음을 이기심으로써 아버지께서 주신 평화이다. 그리스도의 뚫린 옆구리와 손에 난 상처는 죽음을 이긴 평화의 상징이다. 요한은 예수님의 그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십자가 아래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예언의 성취를 말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9,37; 즈가 12,10). 이제 두려움과 고통과 비겁은 사라지고 전적인 믿음과 사랑의 외침이 터져 나온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복음).

제1독서

<주를 믿는 남녀의 수효가 날로 늘어났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5,12-16

사도들은 백성들 앞에서 많은 기적과 놀라운 일들을 베풀었다. 모든 신도는 한 덩어리가 되어 솔로몬 행각에 모여 있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신도들의 모임에 끼여들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하였다. 그러면서도 백성들은 그들을 칭찬하였으며 주를 믿는 남녀의 수효는 날로 늘어났다. 사람들은 심지어 병자들을 길거리에 메고 나가 들것이나 요에 눕혀 놓고 베드로가 지나갈 때 행여나 그 그림자만이라도 그 몇 사람에게 스쳐 갔으면 하였다.
예루살렘 근방에 있는 여러 동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병자들과 악령이 들려 고생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몰려왔는데 그들의 병도 모두 고쳐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 이스라엘 가문아, 일컬어라, "영원하신 그 사랑." 아론의 집안아, 일컬어라, "영원하신 그 사랑." 일컬어라. 하느님 경외하는 자들아, "영원하신 그 사랑." ◎
○ 집짓는 자들 내버렸던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이다. 주님께서 이루신 일이옵기에, 저희 눈에 놀랍게만 보이나이다. 이 날이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
○ 주님, 저희를 살려 주소서. 아아, 주님, 저희를 잘 살게 해 주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우리는 주님의 전당에서 너희에게 축복하노라. 주님께서는 하느님, 우리를 비추셨도다. ◎

제2독서

<나는 죽었었지만 이렇게 살아 있고 영원무궁토록 살 것이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1,9-11ㄱ.12-13.17-19

여러분의 형제이며 함께 예수를 믿는 사람으로서 환난을 같이 겪고 한 나라의 백성으로서 같이 견디어 온 나 요한은 하느님의 말씀을 전파하고 예수를 증언한 탓으로 파트모스라는 섬에 갇혀 있었습니다. 나는 주님의 날에 성령의 감동을 받고 내 뒤에서 울려 오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 음성은 나에게 '네가 보는 것을 책으로 기록하여 아시아에 있는 일곱 교회에 보내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가 나에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보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서서 보았더니 황금 등경이 일곱 개 있었고 그 일곱 등경 한가운데에 사람같이 생긴 분이 서 계셨습니다. 그분은 발끝까지 내려오는 긴 옷을 입고 가슴에는 금띠를 띠고 계셨습니다.
나는 그분을 뵙자 마치 죽은 사람처럼 그분의 발 앞에 쓰러졌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나에게 오른손을 얹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처음과 마지막이고 살아 있는 존재이다. 나는 죽었었지만 이렇게 살아 있고 영원무궁토록 살 것이다. 그리고 죽음과 지옥의 열쇠를 내 손에 쥐고 있다. 그러므로 너는 네가 이미 본 것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록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야 믿었지만,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도다.

◎ 알레루야.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께서 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31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스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토마스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자비로이 받아들이시어, 성자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시고, 이 제사의 힘으로 저희가 한결같이 그리스도께 의탁하여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자비만은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을 섬기는 자에게 계시도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눈으로 보고야 믿었던 토마스 사도가 모든 이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언합니다. 우리도 마땅히 부활 신앙을 깨닫고 증언하여야 합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 그것이 바로 부활 신앙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성자의 몸과 피로 힘을 얻었사오니, 주님 자비의 샘에서 물을 마시고, 더욱 많은 형제들 가운데에서 저희도 주님의 자비를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