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1년 4월 29일 주일

[부활 제3주일]

오늘 전례

부활 신앙은 결코 환상적인 믿음이 아닙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뵈올 수 있습니다. 우리 서로 진실한 만남을 통하여, 그리고 우리 모두 주님의 가르침을 듣고 함께 빵을 나누는 성찬례를 통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뵈올 수 있을 것입니다.

입당송

온 땅은 춤추며 하느님을 기려라. 그 이름의 영광을 노래하여라. 알렐루야.

본기도

하느님, 저희 영혼을 새롭게 하시어, 언제나 저희를 기쁘게 하시고 오늘처럼 자녀 됨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니, 영광스러운 부활의 날을 바라며 기다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그리스도께서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일곱 제자들에게 발현하심은 부활 신앙의 성장에 중요한 여정을 나타낸다. 아버지께서 세상에 아들을 보내신 것처럼 주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신다. 그물을 가득 채운 물고기는 부활하신 분께서 풍요롭게 하실 사도직을 암시하는 생생한 비유이다.
수난의 비극적인 사건 후에 사도들이 물고기를 잡던 옛 직업으로 돌아간 것처럼 우리도 때때로 실망하고 회의를 품는다. 부활에 대한 우리의 신앙은 "종교적 환상"이 아닐까? 그리스도께서 과연 우리 공동체 안에 현존하시는 것일까?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신다면 왜 우리 공동체는 그토록 방어적인 태도만을 취하고 사도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데에 미온적인 것일까? 조금이나마 기울이는 그 노력도 무의미한 것이 아닐까? 사실 소시민적이고 헛되고 일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남들처럼 일상적인 생활 속의 안락을 누리며 살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더 활동적이고 더 친근한 어떤 분이 이 세상이라는 호숫가에 계신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그물을 던지라고 부르신다. 첫 만남 이후 내내 그분이 누구이신가를 알고자 하지만 알아 내지 못한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계시다. 그분께서는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사회 안에도 계시고, 미지근한 믿음으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의 삶 안에도 현존하신다. 뿐만 아니라 진리를 찾고 사랑하고 용서하는 사람들의 투신적인 삶과, 더 정의롭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애쓰는 사람들의 삶 안에도 현존하신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당신을 기념하여 우리가 함께 쪼개는 빵 안에 현존하신다.

베드로는 모세에 충실한 유다인들의 의회에서 그들 조상들의 하느님의 이름으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당당하게 증언한다. 베드로는 예수님 때문에 모욕당하는 것을 특권으로 여긴다. 백성의 지도자들은 참된 "지도자와 구세주"이신 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백성들을 해방하려 하는 이들을 살해한다(제1독서).

많은 무리가 그들의 머리이신 분을 향하여 외친다. 이 환호에 세상을 지배하려는 이들의 꿈이 있다. 때때로 이것은 교회의 힘을 과시하려는 그리스도인들의 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서 무리들의 환호를 받는 분은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이시다. 희생된 어린양은 양순과 자기 증여의 상징이다. 그분께 "권능과 부귀와 지혜와 힘과 영예와 영광과 찬양"이 주어진다. 하느님께서는 역사의 참 주인이시지만 지배자의 어떤 모습도 지니고 계시지 않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에 갈릴래아로 가실 것이라고 제자들에게 약속하셨다. 이제 그분께서 호수가에 계시다. 그분의 제자들은 물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 그들은 주님을 금방 알아보지 못한다. 오직 믿음만이 주님께서 주시는 표징을 통해서 주님을 알아보게 한다. 그리고 제자들은 영광의 주님께서 식탁을 차리시고 음식을 먹으라고 우리를 부르시는 종이시기도 하다는 것을 배운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을 낚으라고 당신의 제자들을 파견하신다. 그러나 고기잡이를 인도하고 그물을 가득 채우는 분은 바로 예수님 자신이시다. 마지막으로, 주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당신 목자의 권위를 넘겨 주신다. 주님께서는, 연약하고 신념이 약하지만 인간적인 애착을 넘어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셨다. 베드로의 신앙은 그 뒤로 더 이상 자기 자신이 아닌 그리스도의 모범 위에 세워진다. 그래서 그는 복음 때문에 더 큰 봉사를 할 수 있게 된다(복음).

제1독서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며, 성령도 그 증인이십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5,27ㄴ-32.40ㄴ-41

그 무렵 대사제가 사도들을 이렇게 심문하였다. "예수의 이름으로는 가르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는데도 당신들은 어쩌자고 온 예루살렘에다 당신네 교를 퍼뜨리는거요? 예수의 피에 대한 책임을 우리에게 뒤집어씌울 작정이오?"
베드로와 사도들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보다 오히려 하느님께 복종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들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예수를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지도자와 구세주로 세워 당신의 오른편에 높이 올리셔서 이스라엘을 회개시키고 죄를 용서받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에게 복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 증인이십니다."
의회원들은 사도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는 아무 말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서 놓아 보냈다. 사도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모욕을 당하게 된 것을 특권으로 생각하고 기뻐하면서 의회를 물러나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서 저를 구하셨으니, 제가 당신을 높이 기리려 하나이다.
○ 주님께서 저를 구하셨으니, 원수들이 저를 웃지 못하게 하셨으니, 제가 당신을 높이 기리려 하나이다. 주님, 제 영혼을 명부에서 건져 주시고, 구렁으로 들지 않게 되살려 주셨나이다. ◎
○ 주님을 찬양하여라. 너희 그 성도들아, 거룩하신 그 이름에 감사 드려라. 그 노여우심은 잠시뿐이나. 그 어지심은 한평생 가나니, 울음이 저녁에 깃들어도, 새벽이면 즐거움이 있도다. ◎
○ 주님, 들어 주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몸을 돕는 분이, 주님, 되시옵소서. 이내 슬픈 울음을 춤으로 바꾸소서. 저 저의 하느님, 영원히 당신을 찬미하오리이다. ◎

제2독서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은 권능과 부귀를 받으실 자격이 있으십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5,11-14

나 요한은 옥좌를 둘러선 많은 천사들과 생물들과 원로들을 보았고 그들의 음성도 들었습니다. 그들의 수효는 수천 수만이었습니다.
그들은 큰 소리로 "죽임을 당한신 어린양은 권능과 부귀와 지혜와 힘과 영예와 영광과 찬양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십니다."하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하늘과 땅과 땅 아래와 바다에 있는 모든 피조물 곧 온 우주 안에 있는 만물이, "옥좌에 앉으신 분과 어린양께서 찬양과 영예와 영광과 권능을 영원무궁토록 받으소서!" 하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네 생물은 "아멘." 하고 화답했으며 원로들은 엎드려 경배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만물을 창조하신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시고, 인류를 어여삐 보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 주시고 또 생선도 집어 주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19<또는 21,1-14>

그 때에 예수께서 티베리아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셨는데 그 경위는 이러하다.
시몬 베드로와 쌍둥이라는 토마스 갈릴래아 가나 사람 나타나엘과 제베대오의 아들들과 그 밖의 두 제자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 때 시몬 베드로가 "나는 고기를 잡으러 가겠소." 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같이 가겠다고 따라 나섰다. 그들은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으나 그 날 밤에는 아무것도 잡지 못하였다.
이튿날 날이 밝아 올 때 예수께서 호숫가에 서 계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이신 줄을 미처 몰랐다. 예수께서 "얘들아, 무얼 좀 잡았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아무것도 못 잡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 보아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 그들이 예수께서 이르시는 대로 그물을 던졌더니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만큼 고기가 많이 걸려들었다.
예수의 사랑을 받던 제자가 베드로에게 "저분은 주님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옷을 벗고 있던 시몬 베드로는 몸에 겉옷을 두르고 그냥 물 속에 뛰어 들었다. 나머지 제자들은 고기가 잔뜩 걸려든 그물을 끌며 배를 저어 육지로 나왔다. 그들이 들어갔던 곳은 육지에서 백 미터쯤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그들이 육지에 올라와 보니 숯불이 있고 그 위에 생선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빵도 있었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방금 잡은 고기를 몇 마리 가져오너라." 하고 말씀하셨다. 시몬 베드로는 배에 가서 그물을 육지로 끌어올렸다. 그물 속에는 백쉰세 마리나 되는 큰 고기가 가득히 들어 있었다. 그렇게 많은 고기가 들어 있었는데도 그물은 터지지 않았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와서 아침을 들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들 중에는 감히 "당신은 누구십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그분이 바로 주님이시라는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빵을 집어 주시고 또 생선도 집어 주셨다.
예수께서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것은 이것이 세 번째였다.
<모두들 조반을 끝내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베드로가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이르셨다.
예수께서 두 번째"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정말로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하고 이르셨다.
예수께서 세 번째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슬퍼졌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하고 분부하셨다.
이어서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네가 젊었을 때에는 제 손으로 띠를 띠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이를 먹으면 그 때는 팔을 벌리고 남이 와서 허리를 묶어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고 갈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의 이 말씀은 베드로가 장차 어떻게 죽어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인가를 암시하신 말씀이었다. 이 말씀을 하신 뒤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기쁨에 가득 찬 교회가 드리는 예물을 받으시고, 이렇게 큰 기쁨의 원천을 마련해 주셨듯이 영원한 즐거움의 열매도 맺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와서 아침을 들어라." 하시며 빵을 집어 그들에게 주셨도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주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했던 사도 베드로가 오늘 주님께 다함없는 사랑을 고백합니다. 그 고백은 주님께서 걸으셨던 고난의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증인인 우리도 그분의 길을 뒤따라야 합니다. 바로 그것이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길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파스카 신비로 새롭게 하신 주님의 백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썩지 않는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