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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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20일 주일

[부활 제6주일]

오늘 전례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르침을 지키며 하느님과 이웃과 화해하는 사람들 가운데 계십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주인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을 주인으로 모시며,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체험할 때, 우리의 기쁨은 영원할 것입니다.

입당송

기쁨에 넘친 소리로 전하고 들려 주어라, 땅 끝까지 알려라.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셨도다."알렐루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부활하신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이 거룩한 기쁨의 나날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시며, 저희가 거행하는 파스카 축제의 신비를 행동으로 드러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성 요한 사도가 복음서를 쓸 때에 그는 주님을 목격한 아직 살아 있는 몇 안 되는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넷째 복음의 첫 수신자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상황에 있지 않았다. 그들도 부활하신 분께서 세상에 현존하신다는 확신을 믿음으로만 가져야 했다. 그 현존은 '부재의 현존'이다. 우리는 이러한 삶을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고백해야만 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나라, 어느 특정한 장소에 자리잡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돌아가시면서도 당신의 일을 멈추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아야만 할 것이다. 죽음은 세상 안에 있는 예수님 말씀의 풍요로운 활동을 중지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이 시공을 초월하여 온 땅에 전파되고 온 하늘 아래 울려 퍼지며,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모든 땅에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하시기 위하여 떠나셔야만 했다. 이제 성령께서 우리에게 이 말씀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도록 촉구하시니 이 말씀은 오늘도 살아 있는 말씀이 된다. '부재의 현존'의 시기는 우리가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미 획득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사회가 우리에게 내놓은 새로운 문제들에 믿음과 희망으로 언제나 활기차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회에 동화되고 싶은 욕구에 저항하며 언제나 성령의 인도를 따르는 것이다. 우리의 인간 조건은 나약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성령과 함께 결정한다. "....... 성령과 우리의 결정입니다."(사도 15,28).

교회의 첫 세계 공의회가 두 가지 문제를 놓고 하느님의 뜻을 찾는다. 한 가지는 이방인들이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모세의 율법을 따라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고, 또 다른 경우는 유다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율법을 끊어 버리고 돼지고기를 거리낌 없이 먹는 사람들과 한 식탁에 앉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사도들은 훌륭한 답을 찾는다. 이방인들이 구원되었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다. 인간이 그들의 회개에 장애가 될 수는 없다. 유다교에서 개종해 온 그리스도인들은 이방인들이 교회를 '자기 집'처럼 느끼게 하려고 순전히 인간적인 자신들의 전통을 벗어 버린다. 한편 공의회는 개종한 이방인들에게 유다인들이 아직 매여 있는 종교적인 전통을 비웃지 말라고 요구한다(제1독서).

인류는 결국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오랜 방황이 지나면 튼튼하고 마음에 드는 안전한 거처를 얻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 대한 많은 불충과 슬픔을 겪고 난 뒤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 것이다. 참으로 하나이며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교회가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끝나지 않을 그 날을 위해 지금부터 기초를 놓아야 한다(제2독서).

오늘 복음의 중심에는 "주님께서는 왜 세상에는 나타내 보이지 않으시고 저희에게만 나타내 보이시려고 하십니까?' (14,22)라는 유다의 질문이 자리잡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답하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만 주실 수 있는 평화의 약속 다음에 성령 파견의 약속이 따른다(26절). 그 약속은 교회가 착수하는 모든 것에 대한 도움의 보증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께 사랑으로 복종할 때 기쁨을 발견한다(28절). 이제부터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 보이신다. 교회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성령의 도움을 받아 기쁘게 살아간다(복음).

제1독서

<몇 가지 긴요한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더 지우지 않으려는 것이 성령과 우리의 결정입니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5,1-2.22-29

그 무렵 유다에서 몇몇 사람이 안티오키아에 내려와 교우들에게 모세의 율법이 명하는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가르치고 있었다. 그래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두 사도와 그들 사이에 격렬한 의견 충돌과 논쟁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결국 교회는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몇몇 신도들을 예루살렘에 보내어 다른 사도들과 원로들에게 이 문제를 의논하게 하였다.
그래서 사도들과 원로들은 교회의 모든 신도들과 의논하여 대표들을 뽑아 바오로와 바르나바와 함께안티오키아로 보내기로 작정하였다. 거기에서 뽑힌 사람들은 교우들 가운데서 지도적인 위치에 있던 바르사빠라는 유다와 실라였다. 그들이 이 사람들 편에 부친 편지는 다음과 같다.
"여러분과 한 형제가 된 우리 사도와 원로들은 안티오키아와 시리아와 길리기아에 있는 이방인 형제들에게 문안을 드립니다.
우리 신도 중 몇몇이 여러분에게 가서 엉뚱한 말로 여러분을 괴롭히고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은 우리가 시킨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대표 몇을 뽑아 사랑하는 바르나바와 바오로와 함께 여러분에게 보내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바르나바와 바오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목숨을 내어 놓은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 대표로 가는 유다와 실라가 이 편지의 사연을 직접 말로도 전해 드릴 것입니다마는 다음 몇 가지 긴요한 사항 외에는 여러분에게 다른 짐을 더 지우지 않으려는 것이 성령과 우리의 결정입니다.
여러분은 우상에게 바쳤던 제물을 먹지 말고 피나 목 졸라 죽인 짐승도 먹지 마시오. 그리고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마시오. 여러분이 이런 몇 가지만 삼가면 다 잘 될 것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창생이 하느님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만민이 당신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 하느님, 저희를 어여삐 여기소서. 저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어지신 그 얼굴을 저희에게 돌이키소서. 당신의 도가 세상에 알려지고, 만백성 당신의 구원을 알게 하소서. ◎
○ 정의로 뭇 백성을 다스리심을, 이 세상 뭇 백성을 댜스리심을, 창생들아, 기뻐하여라, 춤추며 기뻐하여라. ◎
○ 하느님, 당신을 높여 창생이 기리게 하소서. 만민이 당신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하느님 저희에게 복을 주소서. 천하 만방이 당신을 두리게 하소서. ◎

제2독서

<천사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 요한 묵시록의 말씀입니다. 21,10-14.22-23<또는 22,12-14.16-17.20>

천사는 성령의 감동을 받은 나를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도성은 하느님의 영광에 싸여 그 빛은 지극히 귀한 보석과 같았고 수정처럼 맑은 벽옥과 같았습니다. 그 도성에는 크고 높은 성벽과 열두 대문이 있었고 그 열두 대문에는 천사가 하나씩 있었으며 또 이스라엘 자손 열두 지파의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그 대문은 동쪽에 셋, 북쪽에 셋, 남쪽에 셋, 서쪽에 셋이 있었습니다. 그 도성의 성벽에는 열두 주춧돌이 있었는데 그 주춧돌에는 어린양의 열두 사도의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나는 그 도성에서 성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능하신 주 하느님과 어린양이 바로 그 도성의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그 도성에는 태양이나 달이 비칠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 도성을 밝혀 주며 어린양이 그 도성의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키리니,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실 것이며, 아버지와 내가 그를 찾아 가리라.

◎ 알렐루야.

복음

<성령은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3-29<또는 17,20-26>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내가 너희에게 들려 주는 것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거니와 이제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 주실 성령 곧 그 협조자는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쳐 주실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되새기게 하여 주실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떠나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오겠다는 말을 너희가 듣지 않았느냐? 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훌륭하신 분이니 만일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일을 미리 알려 주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봉헌하는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저희 마음을 새롭게 하시어, 주님께서 저희를 구원하신 은혜에 언제나 더 맞갖은 삶으로 보답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나를 사랑한다면 내 계명을 지켜라.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너희에게 다른 협조자를 보내 주시어,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시리라.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의 사랑은 아버지 사랑의 반영입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랑은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안에서도 흘러 넘쳐야 합니다. 사랑은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셨듯이,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이웃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 놓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이처럼 "내어 주는 기쁨"을 나눌 때 우리의 기쁨은 아버지께서 주시는 기쁨이 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으니, 구원을 이루는 이 성사의 힘으로 파스카 신비의 은혜를 저희 안에 가득히 채워 주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