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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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6월 3일 주일

[성령 강림 대축일 미사]

오늘 전례

마침내 온 누리가 주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성령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성령께서 오심으로써 지금까지 우리가 전혀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두려움에 떨며 다락방에 숨어 있던 사도들이 성령을 받아 주님의 증거자로 힘차게 복음을 선포합니다.

입당송

주님의 성령께서는 온 세상에 충만하시며, 모든 것을 포괄하시는 분으로서, 사람이 하는 말을 다 알고 계시는도다. 알렐루야.

본기도

주 하느님, 이 축제의 신비로 모든 민족과 나라에 세우신 주님의 온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니, 성령의 은혜를 온 세상에 내려 주시고, 복음 전파 시초에 베푸신 그 은혜를 오늘도, 믿는 이들의 마음 속에 가득 채워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파스카가 백성의 해방을 기념하는 것이라면, 오순절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해방을 완성한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다. 히브리인들은 해마다 오순절에 율법 선포를 기념하는 축제를 지냈다. 이 축제는 그들이 누리는 자유가 이집트 탈출이라는 비싼 값을 치르고 얻은 것이며, 하느님의 손길에 의한 것임을 대대로 기억하기 위한 계약의 축제였다. 그리스도인들의 축제는 외적으로는 시나이 산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큰 소리와 바람, 그리고 불,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성령 강림은 가장 효과적이고 영원한 자유를 널리 알린다. 법의 축제라 하더라도 그것은 하느님께서 손수 인간의 마음 안에 새겨 주신 법의 축제이다(제1독서).

성령께서는 똑같은 소리를 내는 규격화한 제품을 원하시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모든 이에게 개성에 따라 각자 다른 소명과 다른 능력을 주신다. 이 다양성은 그리스도인들을 서로 대립하도록 이끌 수도 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 시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위험이다. 성령께서는 일치를 바라신다. 그러나 그 일치는 획일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보존하는 다양한 존재 양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소명과 개인의 능력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성령으로 생기를 얻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자유롭게 살려면 믿음으로 다른 그리스도인과 일치하여야 한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를 기원하시며 성령을 주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 예수님과 함께 기뻐하시며, 예수님께서 지상에 사시는 동안 함께했던 모든 친구에게 예수님과 함께 우정을 나누고 당신 집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즐기라고 성령을 선물로 주신다. 성령께서는 또한 쇄신과 화해 그리고 평화를 위한 선물이시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영을 주시면서 태초의 창조적인 동작(창세 2,7)을 되풀이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시고, 악과 죄를 이긴 당신의 승리에 모든 사람을 참여하게 하신다(복음).

제1독서

<모든 신도들을 성령으로 가득 차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2,1-11

오순절이 되어 신도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들려 오더니 그들이 앉아 있던 온 집안을 가득 채웠다. 그러자 혀 같은 것들이 나타나 불길처럼 갈라지며 각 사람 위에 내렸다. 그들의 마음은 성령으로 가득 차서 성령이 시키시는 대로 여러가지 외국어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 때 예루살렘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경건한 유다인들이 살고 있었다. 그 소리가 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사도들이 말하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자기네 지방 말로 들리므로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은 놀라고 또 한편 신기하게 여기며 "지금 말하고 있는 저 사람들은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저 사람들이 하는 말을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의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셈인가?
이 가운데는 바르티아 사람, 메대 사람, 엘람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메소포타미아, 유다, 갑바도기아, 본도,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프리기아, 밤필리아. 이집트, 또 키레네에 가까운 비리야의 여러 지방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로마에서 나그네로 온 유다인들과 유다교에 개종한 이방인들이 있고 그레데 사람들과 아라비아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이 지금 하느님께서 하신 큰 일들을 전하고 있는데 그것을 우리는 저마다 자기네 말로 듣고 있지 않은가?" 하고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 얼을 보내시고, 누리의 모습을 새롭게 하소서.
○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크시고 크시어라. 주 저의 하느님, 주님께서 하신 일이 많고도 많건마는, 온 땅에 당신 조물 가득 차 있나이다. ◎
○ 얼을 거두시면 그들은 숨져 버려, 드디어 티끌로 돌아가고 마나이다. 보내시는 당신 얼에 그들은 창조되어, 누리의 모습은 새롭게 되나이다. ◎
○ 주님의 영광은 영원하소서. 주님께서는 이루신 일 기뻐하소서. 이 노래를 기꺼이 받아들이시면, 주님 안에서 저는 즐거우리이다. ◎

제2독서

<우리는 모두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골니토 1서 말씀입니다. 12,3ㄴ-7.12-13

형제 여러부ㄴ, 성령의 인도를 받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는 주님이시다."하고 고백할 수 없습니다.
은총의 선물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것을 주시는 분은 같은 성령이십니다. 주님을 섬기는 직책은 여러 가지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분은 같은 주님이십니다. 일의 결과는 여러 가지이지만 모든 사람 안에서 모든 일을 이루어 주시는 분은 같은 하느님이십니단.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 이익을 위한 것입니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에 딸린 지체는 많지만 그 모두가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그러합니다. 유다인이든 그리스인이든 종이든 자유인이든 우리는 모두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고 같은 성령을 받아 마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부속가>
오소서, 성령님. 당신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은총의 주님, 오시어 마음에 빛을 주소서.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생기 돋워 주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울 때 바람을, 슬플 때에 위로를.
지복의 빛이시여, 저희 맘 깊은 곳을 가득히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면 저희 삶 그 모든 것 이로운 것 없으리.
허물은 씻어 주고 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 고치소서.
굳은 맘 풀어 주고 찬 마음 데우시고 바른길 이끄소서.
성령님을 믿으며 의지하는 이에게 칠은을 베푸소서.
공덕을 쌓게 하고 구원의 문을 넘어 영복을 얻게 하소서.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오소소, 성령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충만케 하시며, 그들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 알렐루야.

복음

<내 아버지께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23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 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성자께서 약속하신 대로, 성령께서 저희에게 이 제사의 신비를 풍요롭게 드러내 보이시며, 모든 진리를 자애로이 깨우쳐 주시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서, 하느님께서 하신 큰 일들을 전하도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성령을 받은 우리의 삶이 기쁨에 넘치고, 우리 마음에 복음을 전하려는 강한 충동이 생기는 것은 참된 신앙의 증거입니다. 사도들은 성령을 받자 곧 다락방을 박차고 나와 나자렛 예수님께서 구세주 그리스도이심을 온 세상에 알렸습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활동하시는 성령께 귀기울이고, 사도들처럼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며 그리스도의 평화와 사랑을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교회에 천상 은혜를 너그러이 내려 주시니, 주님께서 주신 은총을 지켜 주시어, 저희에게 베푸신 성령의 은혜를 언제나 저희 안에 머물게 하시고, 저희가 성체로 영원한 구원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