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1년 9월 2일 주일

[연중 제22주일]

오늘 전례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낮추셔서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종하셨기에 아버지 하느님께서 그분을 높이 들어올리셨습니다. 이처럼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완전히 낮추시어 '남을 위한 사람'이 되시고, 인간을 위한 하느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 되셨습니다. 그분을 본받아 자신을 낮추는 것, 그것이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입당송

밤낮으로 당신께 부르짖고 있사오니,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 어여삐 여기소서. 주님, 당신께서는 좋으시고 인자하시며, 당신께 비틑 자를 크게 어여삐 여기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북돋아 주시고 활기찬 믿음을 주시어, 저희 안에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주님의 도움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자기 광고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말씀은 기분 좋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무슨 뜻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들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디에 가든지 앞을 다투어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낮추고 끝자리에 앉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고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를 낮춘다는 것이 자기를 경멸하거나 증오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또한 그것은 대립을 피하는 것을 뜻하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종의 태도를 취하는 계산된 겸손을 뜻하지도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공격적이 되는 것을 경계하시어 이 말씀을 하신 것이다. 자기를 내세우고 힘으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하게 하신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심으로써 첫자리를 버리시고 끝자리를 차지하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만물 위에 높이 올리셨다."(필립 2,9). 예수님께서는 사랑으로 악을 이기시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람, 사람들을 위한 하느님, 곧 "우리와 함께 계신 하느님"이 되셨다.
인간은 스스로 높아질 수 없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셔야 되는 일이다. 하느님께서는 보상을 바라지 않고 형제들을 사랑한 사람들에게만 당신의 모습을 보이실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상이다.

집회서의 저자는 우리에게, 그가 목표로 하는 것은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자가 되는 것임을 알려 준다. 그는 여기에서 나자렛 사람이신 예수님의 겸손하고 순박한 정신과 행복 선언(마태 5,3 이하)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제1독서).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시나이 산 아래에서 떨면서 하느님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계약의 백성인 그리스도인은 모두 하느님께서 베푸신 잔치에 참여하여 하느님을 대면하고 있다. 우리는 잔칫집 앞을 기웃거리는 걸인도 아니고 그 곁을 지나쳐 가는 행상인도 아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직접 잔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 있습니다. 나는 그 세상을 보았습니다." 하고 외치는 하느님 도성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제2독서).

예수님 시대의 부자들과 학자들은 어떤 '중요한' 주제들에 대하여 토론하고자 큰 잔치를 벌이곤 하였다. 그러나 그 자리는 자신들을 드러내려고 쓸데없는 말들만 늘어놓고 향기로운 차나 술을 마시는 자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모임에 초대받아 가시어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하시며 겸손을 강조하신다. 그리고 진정으로 초대받아야 할 사람들의 명단을 제시하신다. 잔치에 초대 받아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이다.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사람들을 당신의 잔칫상에 초대하실 것이다(복음).

제1독서

<겸손하여라. 주님의 은총을 받으리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3,19-21.30-31(3,17-18.20.28-29)

아들아, 매사를 유순하게 처리하여라. 그러면 하느님께서 인정하시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리라. 훌륭하게 되면 될수록 더욱더 겸손하여라. 주님의 은총을 받으리라. 세상에는 높고 귀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하느님은 당신의 오묘함을 겸손한 사람에게만 드러내신다. 주님의 능력은 위대하시니 비천한 사람들에 의하여 그 영광은 빛난다.
오만한 자의 불행에는 약이 없으니, 악의 뿌리가 그에게 깊이 박혀 있는 까닭이다. 총명한 사람은 격언의 뜻을 되새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귀 기울여 남의 말을 듣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하느님, 당신께서는 자비로이 없는 이의 집을 마련하셨나이다.
○ 의인들은 하느님 앞에서 기뻐하고 춤추며, 다만 즐기고 즐기나니, 너희는 하느님께 노래하여라. 그 이름을 찬양하여라. 그 이름은 주님이시로다. ◎
○ 그 거룩한 처소에 계시는 하느님께서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의 보호자시로다. 하느님께서는 외로운 이에게 집을 마련하시고, 사로잡힌 몸들을 행복으로 이끄시도다. ◎
○ 하느님께서 당신 산업에 넉넉한 비를 내리시어, 강마른 그 땅에 생기를 돋우셨나이다. 당신의 양 떼가 그 안에 살았으니, 하느님께서는 자비로이 없는 이의 땅을 마련하셨나이다. ◎

제2독서

<여러분이 와 있는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입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2,18-19.22-24ㄱ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와 있는 곳은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이 갔던 그 시나이 산은 아닙니다. 그 산은 손으로 만져 볼 수 있고 불이 타오르고 검은 구름과 암흑에 싸인 채 폭풍이 일고 나팔 소리가 울리고 굉장한 음성이 들려 오는 산이었습니다. 그 때 그 음성을 들은 사람들은 하느님께 더 이상 말씀하지 마시라고 간청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여러분이 와 있는 곳은 시온 산이고 살아 계신 하느님의 도성이며 하늘의 예루살렘입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천사들이 있고, 잔치가 벌어져 있고 또 하늘에 등록된 장자들의 교회가 있고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느님이 계시고 완전히 올바른 사람들의 영혼이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계약의 중재자이신 예수가 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 알렐루야.

복음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1.7-14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바리사이파의 한 지도자 집에 들어가 음식을 잡수시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를 지켜 보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손님들이 저마다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비유 하나를 들어 말씀하셨다.
"누가 혼인 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가서 앉지 마라. 혹시 너보다 더 높은 사람이 또 초대를 받았을 경우 너와 그 사람을 초대한 주인이 와서 너에게 '이분에게 자리를 내어 드리게.'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무안하게도 맨 끝 자리로 내려앉아야 할 것이다.
너는 초대를 받거든 오히려 맨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와서 '여보게, 저 윗자리로 올라앉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면 다른 모든 손님들의 눈에 너는 영예롭게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예수께서 당신을 초대한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점심이나 저녁을 차려 놓고 사람들을 초대할 때에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잘 사는 이웃 사람들들 부르지 마라. 그렇게 하면 너도 그들의 초대를 받아서 네가 베풀어 준 것을 도로 받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잔치를 베풀 때에 오히려 가난한 사람, 불구자, 절름발이, 소경 같은 사람들을 불러라. 그러면 너는 행복하다. 그들은 갚지 못할 터이지만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하느님께서 대신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신비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이 성령의 힘으로 저희 안에서 완성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자들 위하여 갊아 두신 그 인자하심이 얼마나 크오니까.

영성체 후 묵상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나약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믿습니다. 교만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높이지만, 하느님 나라에서는 오히려 낮아질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사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을 낮추고 오로지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며 살아가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