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1년 9월 9일 주일

[연중 제23주일 성 베드로 클라베르 사제 기념 없음]

오늘 전례

우리 그리스도인은 재물이나 명예를 송두리째 내던져 버리고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분을 사랑하고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입당송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시고, 그 판단하심도 바르시니이다. 어지신 그대로 당신 종을 다루소서.

본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베풀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 군중들에게 따르라고 제시하시는 길은 쉽지 않다. 복음은 이 말씀을 듣는 대상이 은수자나 수도자가 아니라 일반 대중인 '군중'임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 부르심은 예수님께서 팔레스티나에서 일으키신 운동에 함께하는 모든 대중을 향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것은 이제 오늘날 예수님과 함께 걷고자 하는 모든 민족에게 적용된다.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은 복음서를 하느님의 지혜와 인간적인 연민이 가득 담겨 있는 놀라운 책으로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 복음서는 어떤 경우에 근본적으로 포기할 것을 엄격하게 요구하기도 한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려는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만한다. 물질주의와 권력과 섹스. 돈 등 새로운 우상들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계속 그리스도인으로 남아 있으려면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처지에 있는 우리는 복음서를 통하여 은총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다.
세상이 추구하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르려면 그분께 대한 사랑으로 달아오르고 그분께 온전히 귀속되어야 한다. 사실, 그리스도를 빼 버리고 그리스도인을 생각한다는 것은 단군을 무시하고 고조선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어느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사랑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셨기 때문이다. 누가 돈을 사랑한다면 그는 사람이 아닌 하나의 사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가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그는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지혜서의 저자는 솔로몬의 기도(1열왕 3,6-9)에서 영향을 받아 희랍문화에 유혹을 느끼는 히브리인들에게 참된 지혜는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이해시키고자 한다. 한 민족과 하나의 문화는 하느님을 이해하는 데에 충분하지 않다. 그 민족이 선택된 민족이고, 그 문화가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데에 큰 공헌을 한다고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당신을 계시하시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하느님을 알 수 없다.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 기원과 최종 목적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근원이 같은 하느님의 지혜와 영은 모든 생각을 하느님께 향하게 하시고 모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그들에게 지혜를 주신다(제1독서).

골로사이에 사는 그리스도인인 필레몬은 오네시모를 종으로 데리고 있었다. 오네시모는 주인에게서 도망쳐 로마로 왔는데, 감옥에 갇혀 있던 바오로 사도는 그를 그리스도께 회개시키고 세례를 주었다. 바오로 사도는 "감옥에서 얻은 믿음의 아들"로 여긴 오네시모를 주인에게 다시 돌려 보내면서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인간관을 엿볼수 잇다. 거기에는 주인도 종도 없고 다만 서로 환대하는 형제만 있을 뿐이다. 어떤 다른 삶의 원리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넘지 못한다(제2독서).

재물이나 인간적인 관계에 매여 산다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의 환상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구실로 사랑을 포기하고 관계를 단절하려는 것은 큰 착각이다. 루가는 몇 가지 예를 들어 사람 또는 재물과 맺는 어떤 유형의 관계들은 임박한 하느님 나라에 반대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사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기에 그리스도인은 지상의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더욱 든든히 다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리스도께서 계신다(복음).

제1독서

<누가 주님의 의사를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9,13-18

누가 하느님의 의도를 알 수 있으며, 누가 주님의 의사를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인간이 생각하는 것은 확실치 않으며 인간의 의도는 변덕스럽습니다. 썩어 없어질 육체는 영혼을 내리누르고, 이 세상살이는 온갖 생각을 일으키게 하여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이 세상에 있는 일을 짐작하는 것만도 어려운 일이며, 우리 손이 닿는 곳에 있는 것을 찾아 내기도 힘든 일입니다. 하물며 누가 하늘에 있는 것을 알아 낼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지혜는 이 세상에 사는 사람의 길을 곧게 만들어 주었고, 사람들에게 당신을 기쁘게 해 드리는 일을 가르쳐 주었으며, 사람들을 구원해 주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께서는 대대로 저희의 피난처가 되시었나이다.
○ 사람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당신께서는 말씀하시나이다. "인간의 종락아, 돌아가거라."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비슷하나이다. ◎
○ 당신께서 앗아 가면, 그들은 한바탕 꿈, 아침에 돋아나는 풀과 같이, 아침에 피었다가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서 말라 버리나이다. ◎
○ 날수 셀 줄 알기를 가르쳐 주시어, 저희들 마음이 슬기를 얻게 하소서. 주님, 돌아오소서. 언제까지오리까? 당신의 종들을 어여삐 여기소서. ◎
○ 새벽부터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주 저희 하느님의 어지심이 저희 위에 내리옵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

제2독서

<이제는 종으로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서 그를 맞아 주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레몬서 말씀입니다. 8,ㄱ.10.12-17

사랑하는 그대여, 나 바오로는 그리스도 예수의 사신이며 그분을 위해서 일하다가 지금 갇혀 있는 몸으로서 내가 갇혀 있는 동안에 얻은 내 믿음의 아들 오네시모의 일로 그대에게 이렇게 간청하는 것입니다.
나는 그를 그대에게 돌려 보냅니다. 그것은 내 심장을 떼어 보내는 셈입니다. 내가 복음을 위하여 일하다가 갇혀 있는 터이니 그를 내 곁에 두어 그대를 대신해서 내 시중을 들게 하려고도 나는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대의 승낙이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대가 선을 행하는 것이마지못해서가 아니라 자진해서 하는 것이 되어야 하겠기 때무입니다.
그가 잠시 동안 그대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마 그를 영원히 그대의 사람으로 만드시려는 하느님의 섭리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그는 종으로서가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서 그대와 같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는 내가 특별히 사랑하는 형제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적으로 보든지 주님을 믿는 신앙의 견지에서 보든지 그대에게야 그가 얼마나 더 귀중하게 생각되겠습니까?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는 것처럼 그를 맞아 주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활짝 갠 얼굴빛을 종에게 보이시고, 당신의 규정을 제게 가르치소서.

◎ 알렐루야.

복음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4,25-33

그 때에 예수께서 동행하던 군중을 향하여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에게 올 때 자기 부모나 처자나 형제 자매나 심지어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 누가 망대를 지으려 한다면 그는 먼저 앉아서 그것을 완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따져 과연 그만한 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기초를 놓고도 힘이 모자라 완성하지 못한다면 보는 사람마다 '저 사람은 집짓기를 시작해 놓고 끝내지를 못하는구나!' 하고 비웃을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나갈 때 이만 명을 거느리고 오는 적을 만 명으로 당해 낼 수 있을지 먼저 앉아서 생각해 보지 않겠느냐? 만일 당해 낼 수 없다면 적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화평을 청할 것이다.
너희 가운데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 하느님, 성실한 열심과 평화를 주시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주님을 합당히 공경하게 하시며, 이 제사에 충실히 참여하게 하시어 모두 한 마음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제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따르려는 우리에게 세상의 모든 것을 철저히 포기하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모든 일에 그분을 먼저 사랑하여 제 십자가를 지고 해골산으로 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을 따르는 모습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아버지, 생명의 말씀과 성체로 믿는 이들을 기르시고 새롭게 하시니, 저희가 성자의 말씀과 성체로 힘을 얻어 굳건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