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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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 28일 주일

[연중 제30주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데오) 사도축일(없음)]

오늘 전례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당시 종교사회의 양 극단, 하느님 앞에서 가져야 할 두 가지 영적인 태도를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가난한 사람의 소리를 들어 주시고, 그의 바람을 채워 주실 것입니다.

입당송

주님을 찾는 마음은 즐거워하여라. 주님을 생각하여라. 그 권능을 생각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그리워하여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바람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께서 약속하신 바를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대조되는 요소들을 지닌 인물들을 모으고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하는 것은 풍자가 지닌 전형적인 틀이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예수님께서는 당대 종교 사회의 두 극단의 인물을 묘사하신다. 그들은 정반대의 영적 태도를 보인다. 이런 모습은 우리 각자에게서도 쉽게 발견된다. 우리는 어떤 인물에 더 가까울까? 바리사이의 모습일까 아니면 세리의 모습일까?
먼저 바리사이파 사람을 보자. 그는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청하지 않는다. 확실히 위선은 아니다.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세심하게 지키고 있는 종교적인 실천들에 부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것들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큰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한다. 그에게 하느님은 오직 자신의 놀라운 공로를 빠짐없이 인정하시는 분일 뿐이다.
이렇게 자신에 대해 확실하고 경건한 바리사이파 사람과 비교할 때, 세리는 감사도 드리지 못하고 그저 죄를 고백할 뿐이다. 그는 심판관 앞에서 자신을 확실하게 드러낼 아무것도 찾지 못하였다. 그는 하느님의 자비에 자신을 맡길 뿐이다. 그는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하나의 선물로, 하나의 은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시기를 희망할 뿐이다.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로 그 세리였다."
누군가 말했다. '너무 높이 올라가지 마라. 아마 거기에는 너 혼자 있게 될지 모른다." 그리스도인은 의인이 자신의 공로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 구원되고 의화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기도할 때에 이 사실을 충분히 깨닫고 있어야 할 것이다.

열심인 사람은 하느님께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서 제사 드릴 때에 늘 예식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 또 제물은 완전한 것이었는지, 모든 것이 규정에 따라 행해졌는지에 대하여 신경을 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신앙과 다르다. 하느님께서는 제사의 가치를 규정의 준수 여부에서 찾지 않으시고 제사를 봉헌하는 이의 형제적 사랑의 정도에서 찾고자 하신다. 집회서 말씀은 우리가 전례를 거행하는 태도도 점검하도록 우리를 이끈다(제1독서).

바오로는 죽음이 가까이 왔고 모든 사람에게서 버림을 받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믿음과 신뢰와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말할 용기를 잃지 않는다. 이제까지 살았던 대로 죽기를 바란다. 그는 번민과 싸우지만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죽음은 진리의 순간이다. 죽음은 우리 믿음의 실체를 드러내 보여 주기 때문이다(제2독서).

세리는 완전히 혼돈 상태에 있다. 생활을 바꾸지 않고, 또 거짓으로 속여 착복한 사람들에게 착복한 것을 되돌려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경건한 사람이 보기에는 그런 경우 아무런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하느님 마음은 절망적인 경우에도 언제나 해결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께서는 죄인을 사랑하시고 그를 의롭게 하신다. 반면에 바리사이파 사람은 그가 행한 종교적인 행위들에 집착하여 하느님을 향한 어떤 열린 공간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느님께서 그토록 자만하고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는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실수 있을까? 바리사이파 사람의 기도는 "귀머거리 하느님" 앞에서 읊어대는 독백에 불과할 뿐이다(복음).

제1독서

<겸손한 사람의 기도 소리는 구름을 꿰뚫는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35,15-17.20-22ㄱ(35,12-14.16-18)

주님께서는 공정하신 분이시라, 누구에게도 한쪽에 치우친 판단을 하시지 않는다. 그분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 반대편을 두둔하시지 않고, 억울한 사람의 호소를 들어 주신다. 그분은 고아의 간청을 흘리지 않으시고, 과부의 억울한 호소를 모른 체하지 않으신다.
진심으로 섬기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들이시고, 그의 간청은 하늘에 다다를 것이다. 겸손한 사람의 기도 소리는 구름을 꿰뚫는다. 또한 그는 목적을 이룰 때까지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의로운 사람의 무고함을 판단하시어 그를 돌보실 때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면 주님께서 지체 없이 오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가엾은 이의 부르짖음을 주님께서 들어 주셨도다.
○ 나 언제나 주님을 찬미하리니, 내 입에 그 찬미가 항상 있으리라. 내 영혼아, 주님 안에서 자랑해 보아라. 없는 이들 듣고서 기뻐들 하여라. ◎
○ 주님의 얼굴은 악을 하는 자들을 노려보시며, 그들의 이름을 땅에서 없애려 하시나니, 의인들이 외치는 소리를 주님께서 들으시고, 그들의 근심 걱정을 다 풀어 주시었도다. ◎
○ 마음이 부서진 이를 주님께서는 가까이하시고, 넋이 꺾인 이들을 구하시도다. 주님께서 당신 종의 목숨을 구하시니, 당신께 피하는 이는 죄를 받지 않으리라. ◎

제2독서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디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 4,6-8.16-18

사랑하는 그대여, 나는 이미 피를 부어서 희생제물이 될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 날에 정의의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월계관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뿐만 아니라, 다시 오실 주님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재판정에 나갔을 때에 한 사람도 나를 도와 주지 않고 모두가 버리고 가 버렸습니다. 그러나 나를 버리고 간 그들이 엄한 벌을 받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께서는 나와 함께 계시며 나에게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의 말씀을 완전히 선포할 수 있었고 그 말씀이 모든 이방인들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께서 나를 사자의 입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앞으로도 나를 모든 악한 자들에게서 건져 내어 구원하셔서 당신의 하늘 나라로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그분께 영광이 무궁토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내세워 인간과 화해하시고, 화해의 이치를 우리에게 맡겨 전하게 하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8,9-14

그 때에 예수께서 자기네만 옳은 줄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는데 하나는 바리사이파 사람이었고 또 하나는 세리였다.
바리사이파 사람은 보라는 듯이 서서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욕심이 많거나 부정직하거나 음탕하지 않을 뿐더러 세리와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이나 단식하고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칩니다.'하고 기도하였다.
한편 세리는 멀찍이 서서 감히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가슴을 치며 '오, 하느님! 죄 많은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잘 들어라. 하느님께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바리사이파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세리였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면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면 높아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 앞에 봉헌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당신의 승리를 저희가 기꺼워하고, 저희 주 하느님의 이름으로 깃발을 올리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자기 스스로 깨끗하다고 믿은 바리사이파 사람은 죄를 용서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죄인 세리는 겸손한 기도로 은총과 용서를 얻었습니다. 성체를 받아 모신 우리도 세리를 본받아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의 잘못을 깨닫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저희에게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현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