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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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25일 주일

[그리스도 왕 대 축일(성서주간)]

오늘 전례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는 신앙인들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를 왕으로 받들어 모신다. 오늘은 우리가 세례로 그리스도의 왕직(봉사직)에 참여하게 됨을 기념하고, 온 세상이 그리스도의 다스림에 따라 새롭게 되도록 온 힘을 기울이며 기도하는 축일이다. 교황 비오 11세는 1925년에 연중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제정하였다.

<오늘의 전례>
전례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그리스도의 왕권을 기리는 날입니다. 그리스스도의 다스림은 절대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이웃을 섬기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왕으로 세우시어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한국 교회는 오늘부터 한 주간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나날의 삶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도록 격려합니다.

입당송

죽임을 당하신 어린양, 권능과 부귀와 지혜와 힘과 영예를 받으실 자격이 있나이다. 그분께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시기를 빕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만물을 새롭게 하시려고 성자 그리스도를 세상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니, 모든 창조물이 종살이에서 벗어나 주님을 섬기며 끝없이 찬미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 루가는 예수님의 머리 위에 적혀 있는 죄목을 간단하게 묘사하고 있다. '유다인의 왕'이라는 지위와 십자가에 달리신 분의 무력함 그리고 많은 사람이 그분에게 기대했던 구원과 자기 자신도 살릴 수 없이 단죄를 받은 현실 사이에는 이해할 수 없는 커다란 간격이 있다. 루가는 십자가에 달리시어 조롱과 모욕의 대상이 되신 예수님을, 박해받는 의인의 원형, 불의한 이들에게 죽임을 당한 순교자의 원형으로 본다. 구원한다는 말이 이 부분의 핵심 표현이다. 대사제들과 군인들, 예수님 옆에 십자가에 달린 강도는 예수님께서 지니신 임금의 권능을 의심한다. 예수님께서 구세주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만이라도 구원할 수 있을까? "네가 유다인의 왕이라면 네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 그러나 회개하지 않고 어떻게 예수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 자신의 완전한 전환만이 믿음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신비를 받아들이게 할 것이다.
복음사가는 같은 십자가형을 받은 두 강도의 반응을 언급하면서 메시아께 취할 수 있는 상반된 태도를 보여 준다. 첫 번째 사람은 그 임금을 조롱하며 모욕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잃는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예수님을 향하여 "그분의 업적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구원되었고 죄를 용서받았습니다."(골로 1,14)라는 말씀의 실현을 미리 보여 주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실 때부터 당신의 이익을 위하여 권능을 드러내시는 것을 거절하셨다. 그분께서 이제 당신을 신뢰하는 이를 구원하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신다.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오늘'- 그 날은 예수님을 통하여 이미 세상에서 이루어졌다. 예수님께서는 유일하게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분이시다.(사도 4,12 참조). 십자가를 바라보며 우리는 이 진리를 충분히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죽음 자체는 우리를 예수님과 함께하는 영원한 삶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다. 사실 십자가의 그늘에 그리스도의 주권이 뿌리를 내리고 구원의 부름을 받은 '강도들'의 공동체인 교회가 모인다.

다윗은 패배를 모르는 용사로서 명성을 얻었다. 북쪽의 씨족은 그들을 지켜 줄 우두머리를 원했다. 그래서 다윗에게 그들의 임금이 되어 줄 것을 청하러 왔다. 그는 쉽게 그 청을 받아들인다. 그것은 그들에 대한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고 전쟁의 승리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종교적인 이해는 전혀 없고 다만 인간 문제에 대한 인간적인 해결책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다윗의 아들'의 오심을 준비하기 시작하신다(제1독서).

골로사이인들은 그들의 철학(영지주의)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의 힘이 천사, 사람, 사물의 단계로 넓혀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리스도도 그러한 체계 안에 넣어 생각하려 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를 하나의 철학과 유사하게 생각하는 경향에 반대한다. 그리스도를 인간의 체계 안에 넣으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전혀 다른 차원에 계신다. 그분께서는 만물의 으뜸이시며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신 유일한 분이시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인류, 이제까지 본 적이 없고 또 바꿀 수 없는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다.(제2독서).

루가 복음서 안에서 그리스도의 수난은 매우 낙관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에 대한 종교 지도자들의 조롱과 백성들의 말 없는 관조가 대조를 이룬다. 그리고 두 강도와 나눈 대화 끝의 장면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미 승리자가 되셨다. 패배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러한 패배자의 모습으로써 승리자가 되셨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의 십자가를 통해서 다스리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구원하실 뿐만 아니라 그분을 당신과 함께 하늘의 주인이 되게 하신다. 그럼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샘이 되신다(복음)>

제1독서

<모든 장로들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았다.>
☞ 사무엘 하권의 말씀입니다. 5,1-3

그 무렵 이스라엘 여러 족속이 모두 헤브론으로 다윗을 찾아와 아뢰었다. "우리는 임금님과 한 골육입니다. 전에 사울이 우리의 왕이었을 때에도 우리 이스라엘을 거느리고 출전하신 것은 임금님이었습니다. 주님께서도 임금님께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로서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리하여 다윗 왕은 헤브론으로 찾아온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을 맞아 주님 앞에서 조약을 맺었고, 그들은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기뻐하며 주님의 집에 가리라.
○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예루살렘아, 네 성문에 우리 발은 이미 서 있노라.◎
○ 지파들이, 주님의 지파들이 저기 올라가도다. 이스라엘 법을 따라 주님의 이름을 찬양하러. 저기에는 재판하는 자리가 있고, 다윗 가문 옥좌가 놓여 있도다. ◎

제2독서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골로사이서 말씀입니다. 1,12-20

형제 여러분, 아버지께 감사를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아버지께서는 성도들이 광명의 나라에서 받을 상속에 참여할 자격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 내시어 당신의 사랑하시는 아들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아들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속박에서 풀려났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시며 만물에 앞서 태어나신 분이십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 곧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왕권과 주권과 권세와 세력의 여러 천신들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모두 그분을 통해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만물은 그분을 통해서 그리고 그분을 위해서 창조되었습니다. 그분은 만물보다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으로 말미암아 존속합니다.
그리스도는 또한 당신의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모든 것의 시작이시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신 최초의 분이시며 만물의 으뜸이 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본질을 그리스도에게 기꺼이 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가 오는도다.

◎ 알렐루야.

복음

<주님, 주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35-43

그 때에 지도자들은 예수를 보고 "이 사람이 남들을 살렸으니 정말 하느님께서 택하신 그리스도라면 어디 자기도 살려 보라지!" 하며 조롱하였다.
군인들도 또한 예수를 희롱하면서 가까이 가서 신 포도주를 권하고 "네가 유다인의 왕이라면 자신이나 살려 보아라." 하며 빈정거렸다. 예수의 머리 위에는 '이 사람은 유다인의 왕'이라는 죄목이 적혀 있었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하나도 예수를 모욕하면서 "당신은 그리스도가 아니오? 당신도 살리고 우리도 살려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다른 죄수는 "너도 저분과 같은 사형 선고를 받은 주제에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가 한 짓을 보아서 우리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하시만 저분이야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이냐?" 하고 꾸짖고는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갈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인류 화해의 예물을 바치며 간절히 비오니, 모든 민족이 성자를 통하여 일치와 평화의 은혜를 받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감사송 : 만민의 임금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 독생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기쁨의 기름을 바르시어 영원한 사제와 만민의 임금으로 세우셨으며, 그리스도께서는 몸소 십자가 제단 위에서 티없는 평화의 제물로 자신을 봉헌하시어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고, 만물을 아버지 친히 다스리게 하시어 그 영원하고 보편된 나라를 지존하신 성부께 바치셨나이다. 그 나라는 진리와 생명의 나라요 거룩함과 은총의 나라이며 정의와 사랑과 평화의 나라로소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거룩하시도다 ! ---

영성체송

주님께서 영원토록 왕으로 앉아 계시다. 주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평화의 복을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께서는 왕이십니다. 하지만 그분의 나라는 이 세상 것이 아닙니다. 그 나라는 온전히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세울 수 있는 완전한 사랑의 나라입니다. 그 나라를 세우기 위하여 끝까지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할 때, 우리 믿는 이들은 그리스도를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불멸의 양식인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온 세상의 임금이신 그리스도의 계명을 충실히 따라,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 나라에서 끝없이 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