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2년 2월 3일 주일

[연중 제4주일]

오늘 전례

인간은 모두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참된 행복이 무엇이며, 참된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고, 또 우리는 그러한 현실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고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그 해답은 주님께서 주십니다.

입당송

주 저희의 하느님, 저희를 구하소서. 뭇 나라들에서 저희를 한데 모아,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찬양하게 하소서. 당신을 찬미함이 저희 영광 되게 하소서.

본기도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저희가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흠숭하며, 모든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행복'이란 말은 우리를 설레게 하지만 일시적인 것들에 너무 자주 쓰인다. 모든 인간이 행복을 좇고 있지만 어떤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알지 못한다. 잠시 행복하다고 느꼈다가도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곧 불안해한다. 우리는 인간 안에 "인간을 초월하는 어떤 것"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느 철학자는 그것을 "초월의 부름"이라고 불렀다. 그치지 않는 불안, 결코 충족되지 않는 욕구와 열정은 초월을 향한다. 끝이 없는 행복을 얻기 위해서 우리는 누구를 찾아야 할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가르쳐 주고자 하신다. 행복은 분명 인간이 바랄 수 있는 무엇이다. 이러한 행복은 지금,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영으로 가난한 사람, 곧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느님만이 이루실 수 있는 구원을 기다려야 한다. 바른 정신과 깨끗한 의향을 지녀야 한다.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일해야 한다....." 이러한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인간의 기준과는 전혀 다른 하느님 말씀을 신뢰해야 한다. 하느님의 이 말씀은 또한 인간이 수행해야 할 과제를 내놓는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참된 행복은 우리가 바라고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바라시는 행복이다. 우리는 예수님께 감사한다. 예수님께서는 부서진 세상, 돈과 소유와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 거짓과 사기가 횡행하고,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 폭력이 난무하고 편견과 죽음의 문화가 판치는 세상, 계층 간의 이기심이 사람들을 갈라 놓고 배척하는 세상을 새롭게 건설하려고 오셨다. 우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에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한 행복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오직 하느님께서 채워 주실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가 '고백록'에서 말했듯이 하느님 안에 쉬기 전까지는 우리의 마음이 착찹해질 수 없다.
성서의 기록에서는 자주 역사적인 사건들을 하느님의 손길로 해석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겪는 불행은 자주 하느님 분노의 표징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스바니야 예언자는 이에 대하여 해석을 달리한다. 그에게 참된 이스라엘은 "남은 작은 자"이다. 그들은 백성 중에 낮추어진 이들이고,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부인하지 않아 '큰 사람들'에게서 고통을 겪을 사람들이다. 이제 예언자는 설명한다.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리라. 그것은 작은 이, 가난한 이의 역사이며 복음의 참된 행복의 역사이다(제1독서).

고린토 공동체는 지체가 그리 높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그것은 곧 하느님께서 이 공동체의 기초가 되심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바오로 사도는 생각한다. 하느님께서는 무(無)에서 우주를 창조하시고 작은 이들에게 당신의 신비를 드러내셨듯이, 무에서 당신의 교회가 나게 하신다. 우리는 자주 우리의 연약함과 무능력 때문에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약하고 어리석은 사람들 안에서 활동하시는 분을 기억해야 한다(제2독서).

여기에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그 문은 오직 가난한 사람, 겸손한 사람. 패배를 당한 사람, 억압을 받은 사람, 보통 사람들만이 통과할 수 있다. 이 참된 행복의 선언은 우선 이집트에서 고통을 당하던 히브리인들을 상기시킨다. 오늘날에도 이집트의 히브리인들과 같은 삶을 사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히브리인들이 출애굽에서 해방하시는 주님을 만났듯이 그들도 해방자를 만날 것이다. 참된 행복의 선언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보증해 주며, 탈출의 커다란 희망이 언제나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그렇지만 가난한 이들은 세상에서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찾는다는 것은 바로 그들과 하나 되는 것이고 그들을 보호하며 그들의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봉사하는 것을 뜻한다(복음).

제1독서

<내가 기를 못 펴는 가난한 사람만을 네 안에 남기리라.>
☞ 스바니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2,3;3,12-13

너희는 주님을 찾아라. 하느님의 법대로 살다가 고생하는 이 땅 모든 백성들아, 바로 살도록 힘써라. 겸손한 마음을 갖도록 애써라. 그리하면 주님께서 크게 노하시는 날, 너희만은 화를 면하리라.
"내가 기를 못 펴는 가난한 사람만을 네 안에 남기리니, 이렇게 살아남은 이스라엘은, 주님의 이름만 믿고 안심하리라. 그들은 남을 억울하게 속일 줄도 모르고, 거짓말을 할 줄도 모르며, 간사한 혀로 사기칠 줄도 모른다. 그러나 배불리 먹고 편히 쉬리니, 아무도 들볶지 못하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니.
○ 주님께서는 언제나 신의를 지키시고, 억울한 사람들을 정의로 판단하시며, 굶주린 이에게는 빵을 주시도다. 주님께서는 사로잡힌 이를 풀어 주시도다. ◎
○ 주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열어 주시며, 주님께서는 억눌린 이 일으켜 주시며, 주님께서는 의로운 이를 사랑하시도다. 주님께서는 나그네를 지켜 주시도다. ◎
○ 주님께서는 고아와 과부를 길러 주시나, 악한 자의 길만은 어지럽게 하시도다. 주님께서는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시온아, 네 하느님 세세에 계시도다.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1,26-31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세속적인 견지에서 볼 때에 여러분 중에 지혜로운 사람, 유력한 사람, 또는 가문이 좋은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었습니까?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 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또 유력한 자를 무력하게 하시려고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곧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는 아무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 예수와 한 몸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주신 우리의 지혜이십니다. 그분 덕택으로 우리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에 놓이게 되었고,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었고, 해방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다 하느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그러므로 성서에도 기록되어 있듯이 "누구든지 자랑하려거든 주님을 자랑하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클 것이다.

◎ 알렐루야.

복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ㄱ

그 때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되면 너희는 행복하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받을 큰 상이 하늘에 마련되어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주님께 올리는 예물을 받아들이시어, 저희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니.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하리니.


영성체 후 묵상

우리가 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힘과 참된 지혜와 기쁜 생활의 원천은 그리스도 십자가의 어리석음에 있습니다. 십자가의 약함과 어리석음은 인간적인 그 어떤 힘보다도 강하고 영원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지혜이시며 힘이시고, 참 행복은 바로 이분에게서만 찾을 수 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저희가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보증인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안에 참되고 굳은 신앙이 자라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