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2년 2월 10일 주일

[연중 제5주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동정 기념 없음)]

오늘 전례

우리는 오늘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생활 자세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온전히 우리에게 내어 주셨듯이, 그분을 믿는 우리도 빛과 소금으로서 세상에 자신을 내어 주어야 합니다. 오늘 미사 동안 우리 모두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청합시다.

입당송

어서 와 엎드려서 조배 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을 꿇세. 당신께서는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인 저희를 언제나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오늘 복음은 행복 선언에 바로 이어 나오는 부분이다. 오늘의 말씀은 지난 주일의 말씀을 완성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받는 사람들에게 "너희는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다. 오늘은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 자신들에게 알려진다. "너희는 땅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이 말씀은 무슨 뜻인가? 이러한 상징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성서는 하느님께 바치는 모든 곡식 예물 위에 계약의 표징인 소금을 뿌려야 한다고 전해 준다(레위 2,13). 그리고 옛 사람들은 소금이 풍요를 더해 준다고 여겼다는 사실도 알아 둘 만하다. 빛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방인의 어둠을 이기는 메시아의 상징으로 보았다. 새로운 이스라엘인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께 온 인류를 위한 사명을 받는다. 그리스도인들은 믿음과 사랑으로 인류를 이끌고 거룩하게 하며 풍요롭게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명을 주시느라고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오늘날의 많은 그리스도인은 교회에 대한 조직적인 비판과 반대에 부딪힐 때 자기 자신을 숨기려 한다. 그들은 카타콤바로 돌아가려 하고 세상에 순순히 무릎을 끓으려고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세상 안에서 살아 있는 복음이 되라고 부름을 받았다. 그들이 살아 있는 복음이 되지 못하면 그들이 전하는 '말씀' 또한 힘을 잃는다. 그렇게 되면 "아무 데도 쓸데없이 사람들에게 짓밝힐 뿐이다." "그리스도인들이여, 여러분의 품위를 깨달으십시오.'(성레오). 그리스도인은 살아 있는 복음이 되어 하느님께 영광을 드려야 한다.

이사야가 활동하던 시대는 예수님 시대처럼 제사를 성대하게 올리는 데에만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따라서 가난한 이들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다. 이사야가 전한 하느님 말씀은 예배보다는 가난한 이들을 보살피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알려 준다. 사실 전례와 생활은 나뉠 수 없다. 하느님 말씀은 행동으로 옮겨야 하고,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는 삶과 일치하여야 한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요구 앞에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이사야 예언자가 전한 말씀은 예수님에게서 다시 한번 진실로 확인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선포하는 복음의 진실성은 그 메시지 자체로 보증된다. 바오로는 복음을 전할 때에, 자신의 지혜나 말재주를 자랑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사도로서 말하였다. 어느 누구도 복음을 앞지를 수 없다. 말솜씨가 없고 충분히 설명하지 못할지라도, 성령께서는 듣는 이의 마음안에서 당신의 능력을 드러내신다(제2독서).

소금은 짠맛을 갖고 있어 제구실을 한다. 그 소금은 뿌려지는 모든 음식에 짠맛이 나게 한다. 그것은 음식에 뿌려져 녹아 없어짐으로써 제구실을 다한다. 창고에 쌓아 놓은 소금은 결국 짠맛을 잃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은 사람들에게 쓸 만한 존재가 됨으로써 제구실을 다하게 된다. 또 그리스도인은 빛과 같은 사람들이다. 어둠 속에서는 어디에다 발을 디뎌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빛은 길을 환히 비추어준다. 그리고 빛은 사물을 올바로 구분하게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갈 길을 몰라 방황하는 이들에게 길을 가르쳐 주고, 그들이 옳고 그름을 올바로 가릴 줄 알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복음).

제1독서

<너의 빛이 새벽 동이 트듯 터져 나오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8,7-10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 주며, 제 골육을 모르는 체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만 하면 너희 빛이 새벽 동이 트듯 터져 나오리라. 너희 상처는 금시 아물어, 떳떳한 발걸음으로 전진하는데, 주님의 영광이 너희 뒤를 받쳐 주리라. 그제야, 네가 부르짖으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리라. 살려 달라고 외치면, '내가 살려 주며.' 하리라. 너희 가운데서 멍에를 치운다면, 삿대질을 그만두고 못된 말을 거둔다면,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자에게 나누어 주고, 쪼들린 자의 배를 채워 준다면, 너의 빛이 어둠에 떠올라, 너의 어둠이 대낮같이 밝아 오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그는 어둠 속의 빛처럼 바른 사람을 비추도다.
○ 인자하고 자비롭고 의로운 그는, 어둠 속의 빛처럼 바른 사람을 비추도다. 복되다. 인정 있고 꾸어 주는 사람, 올바로 자기 일을 처리하도다. ◎
○ 흔들림이 항상 그에게 없고, 언제나 의인으로 기억에 남으리라. 언짢은 소식에도 그는 아니 놀라니, 주님께 바라는 그 마음 든든하여라. ◎
○ 그 마음 굳세어서 겁을 모르리라. 그는 없는 이에게 기꺼이 나눠 주어도, 의로움은 그대로 항상 남아 있으리니, 영광 속에 그 이마가 높이 쳐들리리라. ◎

제2독서

<나는 여러분에게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심오한 진리를 전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 1서 말씀입니다. 2,1-5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나는 유식한 말이나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 약하였고 두려워서 몹시 떨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라오는 사람은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3-16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만일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만들겠느냐? 그런 소금은 아무 데도 쓸데없어 밖에 내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밝힐 따름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 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둔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다 밝게 비출 수 있지 않겠느냐?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하느님, 나약한 저희를 강하게 하시려고 마련하신 이 예물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비하심을, 중생에게 베푸신 그 기적들을. 애타는 영혼을 흐뭇하게 하시고, 굶주린 영혼을 복으로 채우셨도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는 말을 너무도 많이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으레 하는 소리로 듣고 넘기는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러한 우리에게 빵이 되어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구원을 위한 양식으로 쪼개지고 부서지십니다. 그분을 모시는 우리는 참된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도록 힘써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의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며 먹고 마시기를 바라시니, 저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 인류 구원에 앞장 서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