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2년 2월 17일 주일

[사순 제1주일 성모의 종 수도회 창설자 일곱 성인 기념 없음]

오늘 전례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주 죄의 유혹을 받습니다. 이 유혹은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다가오지만 신앙인인 우리는 그것을 물리쳐야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몸소 유혹을 물리치심으로써 우리에게 그 본보기를 보여 주십니다.

입당송

내게 부르짖을 때, 내가 그의 소리를 들어 주리라. 그를 구하여 영화롭게 하리라. 오랜 세월로 그를 가득 채우리라.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해마다 사순 시기를 거룩히 지내오니,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닫고, 착한 생활로 그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광야에서 단식을 하며 40일을 지내신 새 아담 예수님께서는 더 큰 해방감을 느끼셨고, 그분의 정신은 더 맑아졌다. 새로운 모세이신 예수님께서는 굶주림과 억압으로 고통을 겪는 모든 이와 하나 되시어 광야에서 40년 동안 유혹과 싸운 이스라엘의 삶을 다시 사셨다. 복음서들은, 예수님께서 겪으신 시험을 널리 알리면서,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예수님께서 전 생애를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고 암시한다.
예수님께서는 나중에 당신의 적대자들이 당신 사명에 대한 인식을 흐리게 하려고 한 유혹들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가난과 약함을 타고나셨다. 그분께서는 기적을 행하셨지만 초인간으로 행동하지는 않으셨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으로서 시대적인 메시아에 대한 유혹을 받으셨지만 그 때마다 하느님 말씀에만 의지하며 그 유혹을 이겨 내셨다. 그분께서는 기적을 바라고 당신을 왕으로 세우려는 군중을 피해 가셨다. 예수님께서는 수난의 길에서 당신을 말리려는 베드로를 멀리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히실 때에 당신 자신을 구하지시 않고 죽음의 쓴 잔을 드시고자 하셨다.

아담과 하와의 죄는 인간의 첫 죄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유일한 죄이기도 하다. 그 죄는 인간이 짓는 모든 죄의 상징이다. 사람을 죄짓게 하는 모든 유혹은 그토록 "먹음직하고 보기에 탐스러울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 줄 것" 같다. 인간은 언제나 그러한 유혹에 넘어가고는 부끄러워한다. 인간은 흙에서 났다. 그러나 하느님의 숨을 받아 생명을 갖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께 받은 능력으로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자신이 자기 자신과 세상의 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한다. 하느님을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와 스스로 고립된다(제1독서).

한 나라의 통치자가 바뀌면 그와 함께 일하던 내각도 모두 새 사람으로 바뀐다. 인류도 이제 새로운 우두머리를 맞이하였다. 옛 아담은 모든 능력을 잃었다. 그의 법은 하느님께 반역하여 죽음을 가져왔으나, 그 법은 이제 폐지되었다. 모든 능력은 이제 그리스도의 손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는 죽음을 이기셨다. 그분께서는 인간과 하나 되시고, 그 일치는 우리를 하느님과 일치시켜 준다. 새로운 으뜸과 그분의 법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간다(제2독서).

악마를 보려는 사람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된다. 자신의 솜씨를 보려는 사람은 나자렛 예수님께 어떻게 하셨는지를 돌이켜보면 된다. 사탄처럼 우리도 예수님께서 돌을 빵으로 만들고 공중을 날 수 있는 전능한 마술쟁이기를 원한다. 이것은 그리스도 강생의 신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행동이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인간 조건을 타고나시면서 우리 인간들이 당신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셨다. 우리는 천사도 아니고 인간이 지닌 모든 한계를 뛰어넘는 슈퍼맨도 아니다. 그렇지만 사랑으로 미움을 이기고,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이 참된 승리자이고 슈퍼맨이다(복음).

제1독서

<원조들의 창조와 죄.>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 2,7-9;3,1-7

주 하느님께서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
주 하느님께서는 동쪽에 있는 에덴이라는 곳에 동산을 마련하시고 당신께서 빚어 만드신 사람을 그리로 데려다가 살게 하셨다.
주 하느님께서는 보기 좋고 맛있는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그 땅에서 돋아나게 하셨다. 또 그 동산 한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돋아나게 하셨다.
주 하느님께서 만드신 들짐승 가운데 제일 간교한 것이 뱀이었다. 그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느님이 너희더러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하나도 따 먹지 말라고 하셨다는데 그것이 정말이냐?"
여자가 뱀에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동산에 있는 나무 열매는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따 먹되, 죽지 않으려거든 이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 열매만은 따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그러자 뱀이 여자를 꾀었다. "절대로 죽지 않는다. 그 나무 열매를 따 먹기만 하면 너희의 눈이 밝아져서 하느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이 아시고 그렇게 말하신 것이다."
여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보기에 탐스러울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 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따 먹고 같이 사는 남편에게도 따 주었다. 남편도 받아먹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렸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하느님, 자비하시니,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애련함이 크오시니, 저의 죄를 없이하소서.제 잘못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허물을 깨끗이 없애 주소서. ◎
○ 저는 저의 죄를 알고 있사오며, 저의 죄 항상 제 앞에 있삽나이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죄를 얻었삽고, 당신의 눈앞에서 죄를 지었나이다.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당신의 면전에서 저를 내치지 마옵시고, 당신의 거룩한 얼을 거두지 마옵소서. ◎
○ 당신 구원 그 기쁨을 제게 도로 주시고, 정성된 마음을 도로 굳혀 주소서. 주님, 제 입시울을 열어 주소서. 제 입이 당신의 찬미 전하오리다. ◎

제2독서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12-19 <또는 5,12.17-19>

형제 여러분,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 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들인 것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율법을 주시기 전에도 죄는 세상에 있었습니다. 다만 율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 죄가 법의 다스림을 받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아담으로부터 모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을 지배하였는데 아담이 지은 것과 같은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그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담은 장차 오실 분의 원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은총의 경우와 아담이 지은 죄의 경우와는 전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아담의 범죄의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하느님의 은총의 경우에는 예수 그리스도 한 사람의 덕분으로 많은 사람이 풍성한 은총을 거저 받았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은총의 힘이 얼마나 더 큽니까!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은총과 아담의 죄는 그 효과에 있어서 서로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아담의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때문에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의 심판을 받게 되었지만 은총의 경우에는 죄지은 많은 사람이 은총을 거저 입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아담의 범죄의 경우에는 그 한 사람 때문에 죽음이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은총의 경우에는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풍성한 은총을 입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거저 얻은 사람들이 생명의 나라에서 왕 노릇 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은총의 힘이 얼마나 더 큽니까!
그러므로 한 사람이 죄를 지어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는 달리 한 사람의 올바른 행위로 모든 사람이 무죄 판결을 받고 길이 살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이 된 것과는 달리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사람이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느니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 받으소서.

복음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을 단식하시고 유혹을 받으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1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유혹하는 자가 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성서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뛰어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느님이 천사들을 시켜 너를 시중들게 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하지 않았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떠보지 말라.' 는 말씀도 성서에 있다."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 주며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 성서에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시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침내 악마는 물러가고 천사들이 와서 예수께 시중들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저희가 이 예물을 봉헌하기에 합당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사람은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느니라.


영성체 후 묵상

우리는 예수님께서 받으셨던 물질적인 유혹이나 명예와 권력을 얻고자 하는 유혹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그러나 그 나약함을 이기고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은 바로 하느님 말씀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 말씀에 충실한 사람은 먼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말씀으로 더욱 굳건하게 다져지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천상 양식은 믿음을 기르고 희망을 더하며 사랑을 뜨겁게 하나이다. 저희가 참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를 바라고 기다리며, 주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