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2002년 5월 26일 주일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생명의 날)]

오늘 전례

'삼위일체 대축일'은 오랜 역사 과정을 거쳐 800년경에 이미 시작되었으나 1334년 교황 요한 22세 때에 로마 전례력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 때부터 로마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삼위일체 대축일로 정하여 지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유일신 사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구약성서 안에서 삼위일체에 대한 명확한 계시를 찾으려 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이스라엘은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과 맺은 계약으로써 하느님을 세상 안에 현존하시며 인간과 대화하시는 분으로 이해하였다.
신약성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때부터 하느님의 내재적 신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음을 보여 준다. "나는 하늘과 당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 초대 교회는 이 말씀을,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부활시키시어 당신 오른편에 앉히시고 모든 창조물 위에 세우셨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또한 "죽은 이들에게 생명을 주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이시며 그분께서 하느님과 동등한 본질을 지닌 분이심을 밝히는 말씀으로 이해하였다. 그러나 세례는 한 분이신 하느님과 주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의 고백에서 삼위일체께 대한 고백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으로 나게 하는 세례의 핵심적인 특징이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데에 있다고 이해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세례때에 고백하게 되는 성부와 성자께 대한 믿음은 성령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받는 세례는 점차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받는 세례가 된다. 교회는 예수님의 삶과 업적을, 결정적으로 성령 안에서 이루어진 아버지의 업적이자 삶으로 이해하였다.
1985년 4월 7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세계 젊은이의 날"로 제정하였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1989년부터 5월 마지막 주일에 "세계 젊은이의 날"을 지냈으며, 1993년부터는 "청소년 주일"로 용어를 변경하였다. 청소년 주일의 의의는, 첫째 그리스도의 진리와 사랑을 젊은이들에게 전함으로써 교회가 젊은이들과 함께하며, 둘째 교회가 젊은이들과 함께 역사를 위해,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천명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 날 한국 천주교회는 1995년부터,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인간의 생명과 품위를 해치는 폭력적인 사건들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소다노 추기경이 제안한 "생명의 날"을 지낸다.

<오늘 전례>
오늘은 구원의 역사를 주재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바치는 날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음으로써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하며,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넓고 깊은 사랑의 신비를 부활하신 예수님에게서 더욱더 잘 볼 수 있습니다.

입당송

천주 성부와 독생 성자와 성령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정녕 저희에게 당신의 자비를 베푸셨나이다.

본기도

하느님 아버지, 진리의 말씀이신 성자와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을 세상에 보내시어, 주님의 놀라운 신비를 인간에게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참 신앙으로 영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양하고 흠숭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교회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세상에서 구원하고자 한다. 교회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존재임을 깨닫게 하고, 그러한 품위에 맞게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삼위이신 하느님께서 한 몸을 이루시듯,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우리도 우리 안에 담겨져 있는 근원적인 존재와 온전히 하나 되는 삶을 살도록 가르쳐 준다.

모세는 두 개의 돌판을 들고 백성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말씀을 받으러 하느님께 올라간다. 모세는 하느님께 확실한 명령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가 만난 하느님께서는 율법의 준수를 명하기보다 한없이 자비롭고 사랑이 넘치는 분으로 당신을 계시하신다. 이러한 하느님의 모습은 엄격하게 율법의 준수를 고집하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하느님께서 보여 주신 사랑과 자비는 돌판에 새길 수 없다(제1독서).

전례를 거행하려고 모인 백성은 어떠한 모습을 지녀야 하는가? 그들은 삼위이신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면서 서로 사랑하고 도와 주며 기쁘게 지내야 한다. 우리는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성찬례를 거행하며 나눈 아름다운 입맞춤과 그들이 함께 있다는 데에서 느낀 기쁨을 기억해야 한다(제2독서).

니고데모는 다른 모든 히브리 사람과 마찬가지로 메시아를 기다렸다. 히브리인들은 메시아를, 정의를 세우고 권능으로 세상을 심판하실 힘있는 분으로 여겼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메시아로 소개하시면서, 당신께서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심판받으러 오셨고 또 단죄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면 심판은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진리에 대해 저마다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내려지는 것이다.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이는 아들을 받아들인다. 하느님께서는 아들과 온전히 일치하시고 아들을 시켜 세상을 구원하시기 때문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주 하느님이다. 자비와 은총의 신이다.>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34,4ㄴ- 6.8-9

그 무렵 모세는 주님께서 분부하신 대로 아침 일찍 일어나 돌판 두 개를 손에 들고 시나이 산으로 올라갔다. 그때 주님께서 구름을 타고 내려와 모세 옆에 서시어 주님의 이름을 선포하셨다. 주님께서 그의 앞을 지나가시며 외치셨다. "나는 주 하느님이다. 자비와 은총의 신이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아니하고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신이다."
모세는 얼른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주님, 제가 정녕 당신 눈에 드셨으면, 부디 주께서 우리와 동행해 주십시오. 이 백성이 고집이 센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저지른 죄와 실수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길이 당신의 것으로 삼아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저희 조상들의 주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영광스러운 당신 이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 받으소서.
◎ 세세대대에 찬미 찬양 받으소서.
○ 영광스러운 궁전에서 찬미 받으소서.
◎ 세세대대에 찬미 찬양 받으소서.
○당신 왕좌에서 찬미 받으소서.
◎ 세세대대에 찬미 찬양 받으소서.
○케루빔 위에 좌정하시고 심연을 굽어보시는 이여, 찬미 받으소서.
◎ 세세대대에 찬미 찬양 받으소서.
○ 드높은 창공에서 찬미 받으소서.
◎ 세세대대에 찬미 찬양 받으소서.

제2독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친교.>
☞ 사도 바오로의 고린토2서 말씀입니다. 13,11-13

형제 여러분, 그러면 안녕히 계십시오. 온전하게 되기를 힘쓰며 내 권고를 귀담아들으십시오. 그리고 뜻을 같이하여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셔 주실 것입니다.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십시오. 모든 성도가 여러분에게 문안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 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지금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께 영광 있으소서.
◎ 알렐루야.

복음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6-18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
하느님이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사람은 이미 죄인으로 판결을 받았다. 하느님의 외아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봉헌하는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저희 자신을 주님께 영원한 제물로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너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으므로, 하느님께서 너희 마음속에 당신 아들의 성령을 보내 주셨으며, 너희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게 되었도다.

영성체 후 묵상

성부 성자, 성령께서 완전히 일체를 이루는 신비는 분열을 체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우리 자신마저 갈라져 있음을 느끼고, 형제와 민족의 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일치를 촉구합니다. 삼위께서 온전히 하나이심을 믿는 우리는, 만나는 모든 사람과 하나 되고, 민족과 세계가 하나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영원하시고 나뉠 수 없으신 삼위일체를 믿어 고백하며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 몸과 마음을 구원하소서.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