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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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18일 주일

[연중 제20주일]

오늘 전례

이 세상 어느 누구도 구원의 특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며 말씀대로 살아갈 뿐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고뇌와 열망을 자신의 것으로 삼아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선포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주님께서 맡겨 주신 그리스도인의 사명입니다.

입당송

보소서. 저희 방패 하느님, 당신께 축성된 자의 얼굴을 살펴보소서. 실로 당신의 궐내라면, 천 날보다 더 나은 하루 되나이다.

본기도

주 하느님,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보이지 않는 보화를 마련하셨으니, 저희에게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시어, 언제나 어디서나 주님을 오롯이 사랑함으로 약속하신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께서는 부정과 관련한 유다의 관습을 어겼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피해(마태 15,18) 띠로와 시돈이라는 이방인 지역으로 가신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정한 것과 부정한 것에 대한 경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에 부딪히신다. 딸을 고쳐 달라는 가나안 여인의 간청은 이방인들의 구원 문제를 직접 다루게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상하게도 그 여인의 간청에 처음에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이방인들에게 유다인들이 가지고 있는 오만한 배타주의와 같은 태도를 보이신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개에게 주는 것은 옳지 않다." 유다인들은 이방인을 개처럼 여겼다. 예수님께서는 이 기회에 누구보다도 먼저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양을 모으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계획을 유다인들이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일깨워 주려고 하셨다. 가나안 여인은 하느님께서 우선적으로 유다인들에게 주시려는 빵을 얻을 어떤 권리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여인은 빵 부스러기만을 청한다. 그러나 매우 깊은 믿음을 가지고 겸손하게 청하였기에 끝내는 그 여인이 바란 구원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방인에게서 개종한 초세기의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이 여인을 받아들인 이야기 안에서 자기들 처지의 정당성을 보았다. 우리는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종교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구원은 종족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믿음과 관련된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은 누구에게나 전해지고, 그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는 이는 누구나 구원될 수 있다.

같은 종족과 나라, 문화, 언어의 사람들끼리 이기적인 분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어떤 시대에나 겪는 큰 유혹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이러한 분파를 형성하는 사람들의 반대편에 서셨다. 그분께서는 모든 장벽을 거부하는 한 백성이 되기를 바라신다.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께 속한 모든 이에게 성전문을 연다. 그들이 외국인들이라도 제외되지 않는다. 이기적인 분파를 반대하는 운동이 시작된다. 그것은 끝까지 지지받아야 한다(제1독서).

히브리인들은 처음으로 하느님을 믿는 백성이 되었지만 구원 역사의 움직임을 따르지 않았다. 그들은 과거에 얽매여 그리스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방인에서 개종해 온 새로운 그리스도인들도 히브리인들을 무시하면서 같은 죄에 떨어졌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만 문을 열어 주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문을 닫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누구나 은총으로 자기가 거저 받은 구원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 주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을 치워 버려야 한다. 하느님의 은총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베풀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분의 자비는 우리의 완고함보다 더 굳건하다. 교회는 하느님의 이러한 보편적인 개방을 실현할 사명을 띠고 있다(제2독서).

이방인 여인에 대한 다소 엄격한 예수님의 태도는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흩어진 양을 모으시려는 아버지의 계획을 따르신 것이다. 구약성서의 논리를 따라서 볼 때, 구원은 이스라엘 밖에서 와서는 안 된다. 그 구원은 모든 민족을 위하여 이스라엘에서 흘러 나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방인 여인은 히브리 사람들인 제자들에게 어떤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지를 가르쳐 준다. 아주 겸손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간다. 그는 하느님 앞에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지 않고 본성적으로 하느님의 관대함을 깨닫는 믿음을 지닌 사람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외국인들을 나의 거룩한 산에 부르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56,1.6-7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바른길을 걷고 옳게 살아라. 나 너희를 구하러 왔다. 나의 승리가 나타날 때가 왔다.
외국인들도 주님에게로 개종하여 나를 섬기고, 주님이라는 이름을 사랑하여 나의 종이 되어 안식일을 속되지 않게 지키고 나의 계약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에 불러다가 나의 기도처에서 기쁜 나날을 보내게 하리라.
그들이 나의 제단에 바치는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내가 즐겨 받으리라. 나의 집은 뭇 백성이 모여 기도하는 집이라 불리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창생이 하느님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만민이 당신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 하느님, 저희를 어여삐 여기소서. 저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어지신 그 얼굴을 저희에게 돌이키소서. 당신의 도가 세상에 알려지고, 만백성 당신의 구원을 알게 하소서. ◎
○ 정의로 뭇 백성을 다스리심을, 이 세상 뭇 백성을 다스리심을, 창생들아, 기뻐하여라, 춤추며 기뻐하여라. ◎
○ 하느님, 당신을 높여 창생이 기리게 하소서. 만민이 당신을 높여 기리게 하소서. 하느님, 저희에게 복을 주소서. 천하 만방이 당신을 두리게 하소서. ◎

제2독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 가시지 않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1,13-15.29-32

형제 여러분, 이제부터 이방인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나는 이방인들을 위한 사도로서 내가 맡은 직책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내 동족 유다인들에게 시기심을 불러일으켜 그들 가운데 일부나마 구해 주고 싶습니다.
그들이 버림을 받은 결과로 하느님과 세상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졌다면 하느님께서 그들을 다시 받아 주실 때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죽었던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실 것이 분명합니다.
하느님께서 한 번 주신 선물이나 선택의 은총은 다시 거두어 가시지 않습니다.
전에 하느님께 순종하지 않았던 여러분이 이제 이스라엘 사람들의 불순종 때문에 하느님의 자비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은 순종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도 여러분이 받은 하느님의 자비를 보고 회개하여 마침내는 자비를 받게 될 날이 올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불순종에 사로잡힌 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예수께서는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서 병든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도다.
◎ 알렐루야.

복음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21-28

그 무렵 예수께서 띠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셨다. 이 때 그 지방에 와 사는 가나안 여자 하나가 나서서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마귀가 들려 몹시 시달리고 있습니다."하고 계속 간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그 때에 제자들이 가까이 와서 "저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따라오고 있으니 돌려 보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하고 말씀드렸다.
예수께서는 "나는 길 잃은 양과 같은 이스라엘 백성만을 찾아 돌보라고 해서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예수께 다가와서 꿇어 엎드려 "주님, 저를 도와 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하며 거절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는 "주님, 그렇긴 합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그제야 예수께서는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바로 그 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예물로 거룩한 친교가 맺어지오니, 주님께서 주신 예물을 봉헌하는 저희가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실 수 있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께는 자비가 있사옵고, 풍요로운 구속이 있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의 구원은 특별한 사람들의 소유물이 결코 아닙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약속과 구원이 오로지 자기네 차지라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의 가격이나 공로만으로는 구원받지 못합니다. 주님께 대한 겸손한 마음으로 그리스도를 증언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성체성사로 저희에게 그리스도의 생명을 주시니, 저희가 세상에서 성자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하늘에서 그분의 영광에 참여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