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전날 오늘 다음날

2002년 10월 27일 주일

[연중 제30주일]

오늘 전례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이웃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할 줄 압니다.

입당송

주님을 찾는 마음은 즐거워하여라. 주님을 생각하여라. 그 권능을 생각하여라. 언제나 그 얼굴을 그리워하여라.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저희 안에 믿음과 바람과 사랑이 자라나게 하시고, 저희가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께서 약속하신 바를 얻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선생님, 율법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다른 속셈을 가지고 한 질문이다. 예수님께서는 평범하고 자연스럽게 대답하신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성서를 풀이하시어 하느님께 대한 사랑 못지않게 이웃에 대한 사랑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이웃을 사랑하여라."는 둘째 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하여라."는 첫째 계명과 비슷한 것이다. 이 점에서 예수님의 종교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종교와 다르다.
우리의 종교는 어떤가? 우리는 어떻게 세상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보여 줄 수 있을까? 우리가 믿음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방식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경직되어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한 첫째 계명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믿음의 수직적인 차원, 모든 것을 압도하는 명령과 권위를 존경한다.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하느님과 하늘과 은총과 성상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고 싶을 뿐이다. 그 나머지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교회를 '하느님의 종교'로만 생각한다. 그들은 둘째 계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믿음의 수평적 차원, 인간의 발전과 정치적인 의무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교회가 또한 '형제들의 종교'임을 잊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불행이다. 종교를 수직적인 차원에서만 생각하고 형제들에게 눈을 돌리지 않는 태도는 분명 하나의 재앙이다. 그러나 성서를 보면 하느님께서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관계로 당신을 드러내셨다. 하느님을 닮게 창조된 인간도 세상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럴 때에만 참된 종교를 실현할 수 있다. 성령께서 아버지와 아들을 하나가 되게 하시는 것처럼 성령을 받고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형제들을 사랑하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며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보여 주는 사람이 성령 안에서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너희는 이집트 땅에서 가난하게 살았다. 그래서 나는 너희의 가련한 처지를 불쌍히 여겨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끌어 내었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직도 가난한 사람이 많다. 누가 나의 마음을 그들에게 증언할 수 있을까? 누가 나를 대신해서 그들을 구해 줄 수 있을까? 누가 나처럼 가난한 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을까? 누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형제들에게 편안한 저녁을 맞게 해 줄까?"(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이 당신을 알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말씀하시고 보여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보여 주셨다. 말씀은 행동을 비추어 주었고, 행동은 말씀의 가치를 증명하였다. 사도들은 예수님의 방식대로 복음을 전하였다. 사도들과 마찬가지로 복음을 전하라고 부르심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도 같은 방식을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오로 사도가 아직 어린 데살로니카 공동체에 준 가르침이다. 복음의 진실을 삶으로 보여 주지 못하면 그들을 통하여 전해지는 복음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제2독서).

"율법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한 질문이다. 이것은 율법학자들 사이에서 수없이 논의되었던 주제이다. 예수님께서는 그 상황을 잘 알고 계신다. 그러나 논쟁에 휘말리는 것은 아무 소용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시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서의 두 계명을 인용하시는 데에 그치신다. 사실 이 계명에 덧붙일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율법의 다른 명령들은 이 두 계명을 실천하기 위한 여러 길들일 뿐이다. 이 두 계명이 무너진다면 율법 체계도 모두 무너지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 답변은 외적인 형식에 얽매여 있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예수님의 말씀은 사람들이 참으로 중요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수많은 율법 조항들을 단죄하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율법들에는 사랑이 힘을 발휘할 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복음).

제1독서

<너희가 과부와 고아를 괴롭히면 나는 분노를 터뜨릴 것이다.>
☞ 출애굽기의 말씀입니다. 22,20-26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마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
과부와 고아를 괴롭히지 마라. 너희가 그들을 괴롭혀 그들이 나에게 울부짖어 호소하면, 나는 반드시 그 호소를 들어 주리라. 나는 분노를 터뜨려 너희를 칼에 맞아 죽게 하리라. 그리하면 너희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아들은 고아가 될 것이다.
너희 가운데 누가 어렵게 사는 나의 백성에게 돈을 꾸어 주게 되거든 그에게 채권자 행세를 하거나 이자를 받지 마라.
만일 너희가 이웃에게서 겉옷을 담보로 잡거든 해가 지기 전에 반드시 돌려 주어야 한다. 덮을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고, 몸을 가릴 것이라고는 그 겉옷뿐인데 무엇을 덮고 자겠느냐? 그가 나에게 호소하면 자애로운 나는 그 호소를 들어 주지 않을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저의 힘이시여.
○ 그지없이 사랑하나이다. 하느님, 저의 힘이시여. 하느님께서는 저의 반석, 저의 성채, 저의 구원자시오니. ◎
○ 저의 주님, 이 몸 숨겨 주시는 바위여,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산성이시여. 찬미하올 주님을 저는 부르면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되오리다. ◎
○ 주님께 만세 만세, 내 바위를 찬양하여라. 날 구하신 하느님을 높이높이 찬양하여라. 당신께서는 임금에게 큰 승리를 주시고, 기름부음받은자에게 자비를 내리셨나이다. ◎

제2독서

<여러분은 우상을 버리고 마음을 돌려서 하느님을 섬기며 하느님의 아들을 고대하고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데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1,5ㄷ-10

형제 여러분, 우리가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여러분을 위해서 어떻게 살았는지 여러분이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많은 환난 중에서도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을 가지고 말씀을 받아들여 우리뿐만 아니라 주님까지 본받았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에 있는 모든 신도의 모범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이 여러분으로부터 마케도니아와 아키아 지방에 두루 퍼져 나갔을 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하느님을 잘 믿고 있다는 이야기가 사방에 널리 퍼져 나갔으니 그 이야기는 더 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갔을 때 여러분이 우리를 어떻게 받아들였으며 또 어떻게 우상을 버리고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려서 살아 계신 참 하느님을 섬기게 되었는지는 오히려 그들이 말하고 있습니다. 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 하늘로부터 다시 오실 날을 여러분이 고대하게 되었다는 것도 그들이 널리 전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장차 닥쳐올 하느님의 진노에서 우리를 건져내 주실 분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키리니,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실 것이며, 아버지와 내가 그를 찾아 가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네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34-40

그 때에 예수께서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문을 듣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들중 한 율법교사가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선생님, 율법서에서 어느 계명이 가장 큰 계명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주님 앞에 봉헌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바치는 제사가 주님께 영광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승리를 저희가 기꺼워하고, 저희 주 하느님의 이름으로 깃발을 올리리이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이웃을 위하여 자기 생명까지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저 빼앗고 우쭐대며 계산하는 이해타산적인 삶이 아니라, 바치고 섬기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가까운 이웃에게 참된 사랑을 베푸는 사람만이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모든 것을 내놓으셨습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성사의 은혜를 저희에게 풍부히 내려 주시어, 저희가 거행하는 이 신비를 그대로 실현하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