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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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27일 주일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오늘 전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0년 5월 5일에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제정하시고, 이 날 미사 때에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고유 기도를 바치도록 당부하셨다. 오늘 우리는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에페 2,4)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하심에 감사하며 찬미를 드린다.

<오늘 전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구세주의 평화를 주십니다.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토마스와 같은 신앙 추구도 중요합니다. 억압과 죄에 짓눌려 사는 사람들을 죽음에서 해방시키는 부활의 힘을 깨닫고 증언하여야 합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믿고 성취하고자 최선을 다할 때에 우리는 비로소 예수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며 신앙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입당송

하느님께서는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셨도다. 우리 죄뿐만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외아드님을 보내셨도다. 알렐루야.

본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자비하심은 헤아릴 수 없고, 선하심은 지극히 귀한 보물이오니, 주님께 봉헌된 저희 양 떼에게 너그러이 믿음을 더해 주시어, 사랑으로 창조되고 성자의 피로써 구원되고 성령으로 새로 난 저희의 고귀한 품위를 온전히 깨닫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토마스가 자리에 없을 때 부활하신 분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 수난의 흔적을 보여 주시며 메시아의 평화를 나누어 주셨다. 이는 구원의 업적을 완성하실 성령의 강림을 미리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토마스는 말한다. "나는 보지 않고서는 믿지 못하겠소!" 토마스 사도는 합리적이고 명확한 사람이었다. 그를 믿음으로 이끌기는 쉽지 않다.그러한 성격은 실제적이고 감각적인 것을 요구하는 현대인들과 매우 비슷하다. 주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하시고 여드레 뒤에 다시 나타나시어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토마스의 요구에 답하신다. 토마스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그러하셨듯이 우리에게도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을 외치게 하신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그 때의 히브리인들의 수도 공동체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경제적, 사회적인 유토피아를 실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다만 화목하게 서로 연대하여 살고자 하였다. 이것은 수도 생활도 아니고 공산주의적인 삶도 아니다. 이것은 그대로 그리스도교적인 삶인 것이다. 오늘의 세상은 그리스도인들에게서 그러한 연대성의 징표들을 기대한다. 그러한 그리스도인들의 사람이 바로 주님의 부활을 증언한다(제1독서).

한 사람을 믿으면 그가 하는 일도 믿는다. 이것이 우정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우정을 보이셨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와 이루시는 일치는 아버지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 곧 모든 사람을 예수님도 사랑하도록 이끌었다. 우리의 믿음도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모든 사람을 사랑하게 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을 신뢰하는 것은 곧 사람을 신뢰하는 것이다. 이 때에 신앙은 비로소 실천하는 사랑이 된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거듭거듭 평화를 기원하신다.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평화는 죽음을 이기심으로써 아버지께서 주신 평화이다. 그리스도의 열린 옆구리와 손에 난 상처는 죽음을 이긴 평화의 상징이다. 요한은 예수님의 그 상처를 이야기하면서 십자가 아래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예언의 성취를 말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9,37; 즈가 12,10). 이제 두려움과 고통과 비겁은 사라지고 전적인 믿음과 사랑의 외침이 터져 나온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복음).

제1독서

<한마음 한뜻>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4,32-35

많은 신도들이 다 한마음 한뜻이 되어 아무도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고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사용하였다. 사도들은 놀라운 기적을 나타내며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였고 신도들은 모두 하느님의 크신 축복을 받았다.
그들 가운데 가난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땅이나 집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팔아서 그 돈을 사도들 앞에 가져다 놓고 저마다 쓸 만큼 나누어 받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좋으신 분을. 영원도 하시어라. 영원도 하시어라, 그 사랑이여.
○ 이스라엘 가문아, 일컬어라, "영원하신 그 사랑." 아론의 집안아, 일컬어라, "영원하신 그 사랑." 일컬어라, 하느님 경외하는 자들아, "영원하신 그 사랑." ◎
○ "주님의 오른손이 큰 일을 하셨도다. 주님의 오른손이 나를 일으키셨도다." 나는 죽지 않으리라, 살아 보리라, 주님의 장하신 일을 이야기하고자. 주님께서는 나를 엄하게 다루셨어도, 죽음에 부치지는 않으셨도다. ◎
○ 집짓는 자들 내버렸던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나이다. 주님께서 이루신 일이옵기에, 저희 눈에 놀랍게만 보이나이다. 이 날이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 이 날을 기뻐하자, 춤들을 추자. ◎

제2독서

<하느님의 자녀는 누구나 다 세상을 이겨 냅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5,1-6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자녀를 사랑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또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명은 무거운 짐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누구나 다 세상을 이겨 냅니다. 그리고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것을 믿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으로 오셔서 물로 세례를 받으시고 수난의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신 예수이십니다. 그분은 물로 세례를 받으신 것뿐만 아니라 세례도 받으시고 수난의 피도 흘리셨습니다. 이것을 증언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성령은 곧 진리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야 믿었지만,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도다.
◎ 알렐루야.

복음

<여드레 뒤에 예수께서 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9-31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스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스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 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스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토마스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 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토마스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저희가 바치는 이 예물을 자비로이 받아들이시어, 성자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시고, 이 제사의 힘으로 저희가 한결같이 그리스도께 의탁하여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주님의 자비만은 언제나 한결같이, 당신을 섬기는 자에게 계시도다. 알렐루야.

영성체 후 묵상

주님의 부활은 오직 신앙으로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이 부활 신앙으로 하느님을 찬미하며 완전한 이웃 사랑를 실천하는 생활, 그것이 바로 주님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 억압받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러 오신 주님을 증언하고 선포하는 길은 오직 완전한 사랑을 실천하는 길뿐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성자의 몸과 피로 힘을 얻었사오니, 주님 자비의 샘에서 물을 마시고, 더욱 많은 형제들 가운데에서 저희도 주님의 자비를 드러내게 하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