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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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월 20일 주일

[연중 제12주일]

오늘 전례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죄를 씻고자 고난과 죽음의 길을 가십니다. 그 길은 부활로 이어지는 생명의 길입니다. 믿음으로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도 그리스도를 따라 목숨을 내놓아야 합니다. 자신을 바침으로써 참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입당송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의 힘이시며, 당신 메시아의 구원의 방패시니이다. 당신 백성을 구해 주소서. 당신의 기업에 강복하소서. 당신께서 그들의 목자 되시고, 영원히 그 왕이 되어 주소서.

본기도

주님, 저희를 한결같이 사랑하시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두려워하며 사랑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예수님의 활동을 보고 군중은 의문을 갖는다. "이 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과거의 예언자 중 한 분이 다시 살아난 것인가?" 베드로는 장차 메시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지도 못하면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베드로에게 주의를 주신다. 그리스도의 미래는 곧 사람의 미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이들은 누구나 예수님과 함께 날마다 고통을 당할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주님께 저는 누구입니까?" 우리는 오랜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스스로 질문하지만 분명한 답을 얻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의 실존이다. 우리는 다만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 걷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믿음이 약하면서도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고백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주님의 제자들이 그랬듯이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길을 우리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길만이 제자의 길이고, 그 길을 걸을 때에만 생명에 이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신비를 완전히 깨우친 것도 아니고 미래의 상을 확실히 거머쥔 것도 아니지만 믿음을 키우며 그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바오로 사도와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나는 이 희망을 이미 이루었다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 완전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달음질칠 뿐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붙드신 목적이 바로 이것입니다."(필립 3,12).

일반적으로 메시아의 승리와 종말의 때를 시끄럽게 이야기하지만 즈가리야 예언자는 십자가에 달리신 분의 사랑과 그분과 함께 고통을 당하는 이들의 눈물을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날의 표징으로 이해하게 한다. 그러므로 희망에는 눈물이 따를 수 있고, 사막에서 샘이 솟아나듯 죽음에서 희망이 솟아난다고 말할 수 있다(제1독서).

믿음의 이상은 경제, 정치, 문화, 인종 등의 장벽과 차이로 갈라진 사람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가 그 길을 가르쳐 준다. 그것은 사람들을 불러모으시고,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이루시는 예수님을 믿는 것이다. 그러나 참되게 예수님을 믿으려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끊어야 하는지 모른다. 솟아오르는 격정을 다스려야 하고 교만과 허영을 죽여야 하며 모든 특전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을 형제로 여기는 것이기 때문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메시아의 길을 말씀하신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러한 계시 자체가 가지고 올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오해를 걱정하신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침묵을 명령하시고 기도하러 산으로 가셨다(9,28 참조). 예수님께서는 아마도 그러한 그릇된 기대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고난 가운데서도 당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완수할 힘을 얻고자 기도하셨을 것이다. 예수님의 기도 안에서 메시아로 겪으셔야 할 그분의 운명, 곧 죽음이 밝혀진다(9,31 참조). 예수님께서는 승리의 기쁨을 노래하는 개선의 메시아가 아니라 고통받는 종이 되실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닌 인간 조건에 충실하지 않고서는 하느님께 충실할 수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복음).

제1독서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사람을 보게 될 것이다(요한 19,37).>
▥ 즈가리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2,10-11:13,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다윗 가문과 예루살렘 성민들에게 용서를 빌 마음을 품게 하리니 그들은 내 가슴을 찔러 아프게 한 일을 외아들이나 맏아들이라도 잃은 듯이 슬퍼하며 곡하리라. 그날이 오면, 므기또 골짜기 하닷림몬에서처럼 예루살렘에 곡성이 터질 것이다.
그날이 오면, 샘이 터저 다윗 가문과 예루살렘 성민들의 죄와 때를 씻어 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 주 저의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 하느님, 저의 하느님,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제 영혼이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 이 몸은 당신이 그립나이다. ◎
○ 당신의 힘, 영광을 우러러보옵고자, 이렇듯 성소에서 당신을 그리나이다. 당신의 은총이 생명보다 낫기에, 제 입술이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
○ 이 목숨 다하도록 당신을 찬양하며, 당신 이름 부르며 두 손 치올리리이다. 비계인 듯 기름인 듯 당신으로 저는 흐뭇하고, 제 입술 흥겹게 당신을 노래하리이다. ◎
○ 제 구원은 바로 당신이시니, 당신 날개 그늘 아래 저는 마냥 좋으니이다. 제 영혼이 당신께 의지하올 때, 이 몸을 바른손으로 붙들어 주시나이다. ◎

제2독서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옷 입듯이 입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디아서 말씀입니다. 3,26-29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모두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세례를 받아서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를 옷입듯이 입었습니다.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에게 속했다면 여러분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따라서 약속에 의한 상속자들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도다. 나도 내 양들을 아나니, 그들은 나를 따라오는도다.
◎ 알렐루야.

복음

<당신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을 것이다.>
† 루가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8-24

그때에 예수께서 혼자 기도하시다가 곁에 있던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대개는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마는 엘리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옛 예언자 중의 하나가 다시 살아났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다시 물으시자 베드로가 나서서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당부하셨다. 예수께서는 이어서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화해와 찬미의 제사를 받으시고, 저희가 이 제사의 힘으로 깨끗하게 되어 사랑과 기쁨으로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눈이란 눈이 모두 당신을 바라오면 먹을 것을 제때에 주시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주어집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고백하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분의 삶에 동참하여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난의 길을 걸으셨듯이 우리도 그분께서 가신 길을 묵묵히 따라가야 합니다. 그 길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가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영성체 후 기도

인자하신 주님,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로 저희를 새사람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가 거행하는 이 성사로 확실한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